정석희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 칼럼2. 일상 생활로 연결되는 게임화 필요성

요즘 아이들에게 게임은 매우 중요한 일상의 활동이다. 아무리 부모가 자녀에게 “게임 좀 그만하라!”고 해도 아이들은 게임을 좀체 멈추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미 문화, 역사, 예술, 경영, 경제, 정치, 스포츠, 커뮤니티 등 실제로 존재하는 수많은 사회 활동을 게임으로 경험하고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공부보다 게임이 더 좋은 이유는 뭘까? 게임 속에서는 아이들의 행동에 대해 직접적이고 확실한 결과를 알려준다. 안타깝게도 공부라고 하는 것은 한 달간 열심히 했다고 해서 성적이 반드시 오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부나 운동 등이 향상되는 모습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노력한 시간에 정비례하여 실력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마치 계단과 같다고 한다. 기초 지식과 체력, 그리고 습관이 만들어지기까지는 흔히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일정 기간(정체기)이 필요하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이 기간을 지나고 나서야 ‘내 실력이 향상되었구나’ 라고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정체기는 아이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지속하기에 너무나 힘든 기간인 것이다.

반면 아이들은 게임 속에서 자신이 플레이하는 모든 행동과 그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게임에 투자한 시간과 노력만큼 게임 속의 캐릭터는 점점 강해지고 다양한 게임 속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더 많은 스테이지를 체험할 수 있고, 더 짜릿한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게임은 재미가 있다. 그리고 마치 내가 멸망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해야만 하는 유일무이한 영웅이 된 듯 빠져들게 만드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영웅이 된 나는 악의 무리를 해치워야 하는 숙명과 같은 임무가 있다.

그리고 이 임무를 멋지게 수행했을 때, 나는 임무의 난이도에 따라 적절한 보상을 얻게 된다. 아이들은 이러한 과정을 합리적이라 이해하고, 결과에 수긍하며, 공정한 보상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렇기에 아이들은 공부보다 즉각적이고 명확한 결과를 보여주는 게임이 더 공평하고 공정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일상생활을 게임처럼 만들 수는 없을까? 일상 생활의 게임화(Gamification)를 통해 아이들이 원하는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성과를 이루어냈을 때 보상 받는 방식을 습관화하면 어떨까 한다.

 실제로 필자는 게임을 좋아하는 몇몇 아이들에게 주말에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 획득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리고 생활 속에서 정해 놓은 ‘규칙’과 ‘임무’ 수행에 따른 ‘보상’이라는 시스템을 적용해 보았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가사일을 도우며,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새로운 일을 찾아서 하는 상황을 만들어 가는 것을 필자는 확인하였다.
 
이렇듯 일상 생활의 게임화 과정을 통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하였다. 우리는 아이들이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문제 해결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는 희망적인 모습을 찾아낼 수 있다. 

이제 게임을 즐기고 이해하는 세대가 50대까지 넓어졌다. 특히 어린 세대에게 게임은 생활의 일부다. 대화 소재나 공부 과정이고 삶을 배우는 것이 게임이기 때문이다. 물론 과몰입을 지도하고, 시간을 조절하는 것은 부모의 의무와 역할이다.

하지만 지금은 게임에 열중하는 아이들을 부모가 걱정하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올바른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게임화를 통해 유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글쓴이 정석희 (사)한국게임개발자협회 회장 / 한국VR포럼 대표 serky@kgda.or.kr

정석희는?

현 (사)한국게임개발자협회 회장
현 한국VR포럼 대표
현 루더스501 대표이사
신지소프트 부사장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
SK Communications
네오플
애플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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