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희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 칼럼3. 게임 생태계 복원 프로젝트의 시작

‘2017년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한국 게임 시장 규모는 2007년 이후로 꾸준히 성장했다.  2018년에는 12조 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5위의 시장 규모다.

또한 모바일 게임의 폭발적인 성장세로 인해 모바일 게임 시장의 규모가 사용자 결재 비율이 더 높은 PC 온라인 게임 시장과 대등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앞으로 모바일게임이 게임 산업을 주도적으로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양적 성장과 달리 몇 년 전부터 게임 산업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에게 '참혹한 겨울'로 진입했다. 조 단위의 매출을 기록하는 대형 게임사들이 등장하는 동안 중간그룹이 점점 사라지는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게임 산업의 허리를 담당해야 할 50~100명 규모의 중형 게임사들은 이젠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소형 게임사와 인디 게임 개발자들은 무한 경쟁 속에서 퍼블리싱 계약은 물론 오픈 마켓에서 성과를 내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모두 엄청난 마케팅 비용이 들고, 미래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사)한국게임개발자협회에서는 이 같은 안팎의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의미있는 시도를 시작했다. 퍼블리싱 계약과 투자 없이 게임을 개발, 서비스하는 소형 개발사와 게임인에게 작은 도움을 주는 사업이 그것이다.

단군 할아버지의 건국이념인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정신을 계승하여, ‘널리 게임인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게임인간(弘益GAME人間) 정신을 제창(提唱)하는 프로젝트다.

지원 대상은 10인 이하의 한국 게임 개발사 혹은 사업자등록 예정인 개발자(팀)이었다. 퍼블리싱과 VC(벤처캐피탈) 투자 없이 인디게임의 정신을 굳건히 지키며 개발자(팀)이 대상이었다. 2018년 내에 구글플레이에 출시 예정이거나 출시 3개월 미만인 10여개 이상의 게임을 각 20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그 동안 지원 서류 작성과 발표 능력이 부족한 게임사와 개발자들은 정부 지원 사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정부 지원 사업의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필요한 곳에 적절한 지원이 이루어지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프로젝트는 지원 서류를 간소화하고 자금 사용처의 제한을 최소화했다. 그런 간소화만으로도 소형 게임사와 인디 게임 개발자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받았다. 다행히 프로젝트는 성황리에 신청이 마감되었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회장으로서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이제 남은 것은 공정한 심사 과정을 진행하고 선정된 게임이 지원금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이 남아있다. 하지만 우리는 선정된 기업이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내는데 있어 조력자의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비록 첫발을 뗐지만 저희의 우리 산업의 근간을 지키려는 노력에 공감하시고 조건 없는 후원을 해주신 분들을 잊지 않겠다. 또한 본 지원 사업 공고가 나간 이후 도움을 주기 위해 협업 프로젝트를 제안해줘 용기 백배의 힘을 실어주신 기업들과도 다시 함께 하기를 희망한다.

한국 게임 산업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는 2000년대 초반, 게임 산업의 초석을 다지고 게임 생태계를 만들었다. 시장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건강하고 튼튼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결코 만만치 많은 시절 인디언의 한 속담을 다시 생각해본다. “빨리 가려거든 혼자 가라.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라. 빨리 가려거든 직선으로 가라. 멀리 가려거든 곡선으로 가라. 외나무가 되려거든 혼자 서라. 푸른 숲이 되려거든 함께 서라.”

풀뿌리 개발자들과 함께 한국 게임사를 일궈낸 한국게임개발자협회가 이제 ‘대한민국 게임 생태계 복원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많은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글쓴이 정석희 (사)한국게임개발자협회 회장 / 한국VR포럼 대표 serky@kgda.or.kr

정석희는?
현 (사)한국게임개발자협회 회장
현 한국VR포럼 대표
현 루더스501 대표이사
신지소프트 부사장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
SK Communications
네오플
애플웨어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