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언더파이어2’ 블루사이드의 몰락, 100명 가까이 퇴사 행렬

온라인게임 ‘킹덤 언더 파이어2’의 개발사 블루사이드(대표 김세정)가 우회상장 실패와 직원들 임금 미지급으로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 임직원들은 3개월 이상 월급을 받지 못해 생계가 막막한 상태다.

블루사이드는 지난 2월 27일 코스닥 상장사인 삼본정밀전자의 지분 55.47%인 527만주를 총 843억원(주당 1만6000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두 차례에 걸쳐 총 100억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이후 잔금 743억원을 8월 말까지 지급하지 못했고, 결국 삼본정밀전자는 9월 1일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블루사이드가 이미 지급한 계약금 100억원은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

당초 게임업계에서는 블루사이드의 삼본정밀전자 인수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블루사이드는 ‘킹덤언더파이어2’ 개발에 열중하느라 상당한 적자를 내고 있었다. 개발비만 850억원이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거액을 들여 상장사를 인수한다는 발표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 지난 3월 블루사이드 김세정 대표와 이상윤 사장 등은 기자회견을 통해 ‘킹덤언더파이어2’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2013년 이후 4년 동안 투자 받은 금액이 1400억원이 넘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삼본정밀전자 인수를 통한 우회상장 혹은 직상장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더불어 ‘킹덤언더파이어’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3종과 VR(가상현실) 플랫폼 구축, 퍼블리싱 사업 계획 등 회사의 청사진을 내놓았다.

하지만 현실은 경영진들의 말과는 반대로 흘러갔다. ‘킹덤언더파이어2’는 지난 3월 중국 서비스를 시작으로 5월 말 대만 서비스에 들어갔으나,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6월부터는 직원들에게 급여가 지급되지 않으면서 회사가 큰 혼란에 빠졌다.

블루사이드 경영진들은 7월 초부터 직원들에게 임금이 곧 지급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다음 주에는 지급된다” “이번 주에는 해결하겠다”는 말이 거의 매주 반복됐다. 사원, 주임급 등 일부 직원들에게는 임금이 지급됐으나, 과장 이상 팀장, 부장급 직원들은 3개월째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쉽게 이직하기 어려운 경력직만 임금을 받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월급이 나오지 않자 직원들의 퇴사도 줄을 이었다. 6월까지만 해도 200명이 넘던 직원들은 3개월 사이 100명 가까이 퇴사했다. 더 큰 문제는 직원들이 남아 있어도 회사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만에서 ‘킹덤언더파이어2’ 유저가 급감한 것도 서비스 담당자들이 퇴사하면서 운영이 파행으로 치달은 결과였다. 퇴사자는 있어도 신규 입사자는 없으니 업무 공백은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일을 했으나 월급을 받지 못한 직원들의 생활은 날로 피폐해지고 있다.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회사를 다니는 직원들이 생겨났다. 블라인드에는 “집세를 내야 하는데 통장 잔고가 4만원 밖에 남지 않았다”는 직원의 글이 올라왔다. 일부 직원들과 퇴사자들은 고용노동부에 블루사이드 경영진을 임금 체불로 신고하기도 했다.

삼본정밀전자 인수 계약이 무산된 이후 4일 블루사이드 경영진은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의 내용은 경영진이 회사 자산을 매각하는 조건으로 새로운 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며, 금주 내에 임금 미지급 문제를 해결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영진의 말이 3개월째 반복됐다는 점이 직원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

블루사이드는 ‘킹덤언더파이어2’의 해외 매출이 거의 나오지 않아, 사실상 신규 투자 유치 외에는 답이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다. 신규 투자가 번번이 결렬되거나, 계약 중간에 무산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경영 상태 악화를 이유로 투자자들이 블루사이드에 무리한 조건을 요구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3개월간 직원들의 밀린 급여와 퇴사자들의 퇴직금만 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킹덤언더파이어2’는 4분기 러시아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킹덤언더파이어’가 북미와 유럽에서 인지도가 있기에 해외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게임이 해외에 서비스될 때까지 순탄하게 회사가 운영될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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