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그래프를 통해 반박…PC 온라인게임 시장 크게 위축

게임개발자연대가 “셧다운제가 게임 산업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반박했다.

13일 게임개발자연대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셧다운제는 심의를 받는 국산 PC온라인게임의 숫자를 크게 줄였고, 셧다운제에 대응하기 힘든 중소회사들에게 피해를 줌으로써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할 충분한 기회를 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에 대한 근거로 규제 이후 PC 게임의 심의 수와 국내 게임시장의 규모를 나타낸 그래프를 공개했다. 그래프는 게임백서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자료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이에 따르면 심의를 받은 PC 게임의 수는 2008년 이후 크게 두 차례 감소했다. 첫 번째는 2009년으로, 게임물등급 심의료가 10배나 인상되면서 심의를 받은 게임의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두 번째는 셧다운제 쇼크다. 2011년 11월부터 셧다운제가 시행된 후, 심의를 받은 게임의 수는 2011년 546종에서 2012년 253종으로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동시에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규모는 2012년을 기점으로 1조 30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게임개발자연대는 오히려 “셧다운제가 본래 의도한 효과를 내었다는 근거나 통계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또 “실효성 없는 규제 아래에서 대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게 됐고, 규제를 위한 시스템을 갖출 비용과 능력이 없는 작은 회사나 개인은 기회를 잃어버렸다”며 셧다운제의 폐해를 지적했다.

셧다운제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시간대 온라인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청소년 접속 차단을 위한 시스템 개발과 운영은 모두 게임사가 부담해야 한다.

게임개발자연대는 “새로운 정권에서 게임규제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여전히 논의 되는 것은 결제한도폐지 등 대기업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에 치우쳐있다”며 “정부가 게임을 문화로 보고 있다면 셧다운제와 사전심의를 폐지하는 것을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현백 장관은 지난 4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셧다운제 폐지를 묻는 질문에 “셧다운제 폐지에 반대하며 정착 단계인 만큼 안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셧다운제로 인해 게임산업이 위축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던 게임업계는 정현백 장관의 발언에 크게 술렁였다. 급기야 한국게임산업협회 강신철 협회장이 11일 입장을 발표하고 우려를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강신철 협회장은 “(정 장관의) 견해는 게임산업이 지속적으로 셧다운제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한 고민을 전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더불어 후보 시절부터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겠다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주도의 일방적 규제 정책에서 벗어나겠다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생각과도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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