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의 히트,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발표 등 반가운 이슈 쏟아져
2017년 상반기 게임업계는 각종 이슈로 가득했다. ‘리니지2 레볼루션’과 ‘배틀그라운드’ 등 메가히트작들의 잇따른 등장으로 한국 게임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찾았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옭아맸던 각종 규제가 풀릴 기미를 보이고 있다. ‘포켓몬고(GO)’의 정식 출시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발표 등 외산게임들의 반가운 뉴스도 줄을 이었다. 상반기 게임업계의 주요 뉴스를 모바일게임과 온라인게임으로 나누어 되짚어봤다.
황제의 귀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발표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를 풀HD급 그래픽으로 리마스터한다는 소문은 사실이었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출시 19주년을 맞아 그래픽과 음질을 전면 개선한 버전인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올해 여름께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오리지널 버전 유저와 리마스터 버전 유저가 함께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완벽 연동된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공식 발표되자 한국 게임 커뮤니티는 크게 들썩였다. 게임의 주요 소비계층인 10~20대는 물론, 생업을 이유로 게임판을 떠났던 30~40대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e스포츠 올드팬들은 침체됐던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는 한국의 초기 e스포츠 시장 형성을 주도한 게임으로, 출시 19년이 지난 2017년에도 PC방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의 전세계 판매량 1100만장 중 450만장 가량이 한국에서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2’를 선보였으나 전작만큼의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한편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디지털 다운로드를 무료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블리자드 계정을 소유한 유저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클라이언트를 다운받을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의 가격은 미정이다.
한국 게임이 세계 1등,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흥행홈런
블루홀이 개발한 ‘배틀그라운드’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3월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에 얼리억세스로 출시된 ‘배틀그라운드’는 전세계 내로라 하는 게임들을 제치고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5월 26일 기준으로 300만장을 넘어섰으며 동시접속자수는 20만명을 넘겼다. 스팀에 출시된 역대 한국 게임 중 최고 기록이다.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되기 전, 게임의 성공을 예견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생소한 장르인 배틀로얄 장르를 택했고, 배틀로얄 장르가 비교적 대중화된 서구권에서도 이미 ‘H1Z1’과 같은 선두주자가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는 이 장르의 선구자인 브랜든 그린을 영입해 경쟁 게임들에서 지적됐던 단점들을 보완했고, 배틀로얄 팬들을 빠르게 흡수했다.
‘배틀그라운드’가 e스포츠로 발전할 가능성도 밝다. 출시 첫 주말 게임방송 플랫폼인 트위치에서 동시 시청자 수 15만명을 돌파했으며, 6월 기준 ‘리그오브레전드’와 ‘하스스톤’과 더불어 인기 순위 3위권을 유지중이다. 블루홀은 OGN과 방송 콘텐츠 제작에 관한 공동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배틀그라운드’의 e스포츠 및 방송콘텐츠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e스포츠,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채택… 한국e스포츠협회 불참 선언
4월에는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다는 소식이 해외로부터 들려왔다. 이에 따르면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OCA)는 중국의 알리스포츠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2022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를 정식 메달 종목으로 편입시킨다. 이에 앞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다.
e스포츠 종목으로 선정되는 게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OCA는 2017년 9월 치러지는 실내무도아시안게임에서 사용할 게임은 공개했다. ‘도타2’,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피파’ 또는 ‘NBA’다. 이 때 채택된 게임들이 아시안게임에도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한국e스포츠협회는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 운영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했다. 정식인가 국제기구인 국제e스포츠연맹을 통해서가 아닌, 민간 기업인 알리스포츠와 함께 진행하는 것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부적절한 절차라는 게 이유다. 협회는 몽골, 베트남, 이란, 중국 등 아시아 회원국들과 함께 실내무도아시안게임 불참을 선언했으며, OCA에게 아시아 e스포츠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게임핵, 사설서버 퇴출법 시행… 대리게임 금지도 법제화 조짐
지난해 8월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해 12월 본회의를 통과한 ‘게임핵 및 사설서버 처벌법’이 6월 21일부터 시행됐다. ‘게임 핵 및 사설서버 처벌법’은 위·변조 프로그램에 대한 정의와 처벌 조항을 명시해, 불법 행위 적발 시의 제재 방법을 마련하는 데 목적을 뒀다. 해당 조항을 통해 게임물 사업자가 제공 또는 승인하지 않은 불법프로그램 및 게임물을 제작, 배급, 제공 또는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에 따라 핵 프로그램 판매상들은 해외로 거처를 옮기고 있다. 일례로 ‘리그오브레전드’의 핵 프로그램 ‘롤 헬퍼’ 판매자는 카카오톡이 아닌 텔레그램과 이메일로만 문의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반면 사설 서버 운영자들에게는 법의 실효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설 서버 대부분이 이미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중이기 때문에 적발이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한편 다른 사람의 계정을 대신 플레이해주는 ‘대리게임’을 막는 법안도 발의됐다. 6월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문대리게임업자’의 게임 내 부당 영리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통과될 경우, 영리를 목적으로 대리게임을 해준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게임에 우호적인 새 정부… 게임산업 규제 풀리나
시인 출신으로 그동안 게임산업에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왔던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월 새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게임업계는 지난 10년간 게임업계를 옭아매던 각종 규제가 풀릴 수 있을지 기대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도 장관은 인사청문회 서면질의에서 “게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 해소를 위해 현재의 소극적이며 방어적인 규제 정책보다는 건강한 게임 이용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적극적인 게임문화 진흥 정책이 필요하다”며 “게임산업 규제는 공정한 기업 경쟁 환경과 건전한 게임물 유통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시장의 기본 룰로서 최소한의 역할에 그쳐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취임 후 출입기자와의 첫 공식 석상에서 ‘셧다운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며 “게임을 유해물질 취급하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장관의 취임으로 게임업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온라인게임 결제한도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도 장관은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규제에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현재 50만원으로 제한되어 있는 18세 이상 이용가의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가이드라인을 자율시행으로 전환할 계획이었으나,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