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통해 심경 전해 “사실과는 다른 내용으로 언급 말아달라”

지난해 ‘오버워치’ 경기에서 놀라운 실력으로 화제를 모은 여고생 게이머 ‘게구리’ 선수(본명 김세연)가 “여성이라서 핵 의심을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13일 ‘게구리’ 선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안녕하세요. 게구리입니다. 몇 달을 고민하다가 글을 작성합니다”라며 “저는 여자라서 여고생이라서 핵의심을 받은 게 아닙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지속적으로 예전에 있었던 사실과는 다르게 언급을 하시는데, 과거 일들이 언급되는 것도 저에게는 고통이지만 사실과 다른 정확하지 않은 내용으로 언급되는 것은 저에게는 더 큰 고통”이라며 “제발 어느 단체에서든 사실과는 다른 내용으로 언급을 그만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UW아티잔 소속이던 ‘게구리’ 김세연 선수는 지난해 6월 ‘오버워치’ 대회에서 자리야로 놀라운 실력을 과시했다. 그런데 상대 팀에서 그녀에게 핵(불법 프로그램) 사용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에 휘말렸다. 당시 그녀는 직접 생방송을 통해 실력을 입증해 보였으며, 핵 의혹을 제기한 팀도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논란은 마무리 됐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를 게임 내에서 여성 차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였고, ‘여자라서 부당하게 핵 의심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트위터와 각종 커뮤니티 뿐 아니라, 일부 언론들도 게임과 여성혐오 이슈를 다룰 때마다 이 사건을 이용하며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이에 게구리 선수는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시의 일이 계속 거론되는 것에 불편함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게구리 선수는 “저는 옵저버 버그와 저의 실력으로 의심을 받았지 저의 성별로 인해 의심을 받은 것이 아니다”며 “제가 핵 의혹을 받은 시점에서 상대편은 저의 성별도 몰랐었다”고 강조했다. 또 “많은 분들이 저와 특정 단체를 연관시켜 제 사건을 언급하는데, 저의 이야기를 특정 이데올로기를 주장하는데 뒷받침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는 그만둬 달라”고 당부했다.

그녀는 “저는 누군가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프로게이머란 꿈이 있고 게임을 좋아하고 게임 밖에 모르는 폐인”이라며 “트위터는 팬분들과 소통하는 공간이다. 이곳이 싸움의 장이 되는걸 원치 않는다”고 전했다.

15일 게구리 선수의 매니저는 ‘오버워치’ 커뮤니티에 “게구리 선수는 그저 게임을 사랑하고 열정 넘치는 선수일 뿐인데, 이전의 사건으로 인해 해당 이슈를 둘러싼 갈등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 “게구리 선수를 이용해 어떤 진영이든 해당 사건이나 트윗을 통해 다른 진영을 공격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매니저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속담을 거론하며 “정말로 이 글이 해당 논란과 싸움에 종지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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