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간에 걸친 엔씨소프트와 협업, 초기 버전에 이어 CBT까지 갈아 엎었다

[인터뷰] 스카이피플 박경재 대표, 권준호 이사, 엔씨소프트 두화영 모바일게임 사업팀장

국내 대표 온라인게임사 엔씨소프트가 공격적인 모바일게임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자체 개발작 ‘리니지 레드나이츠’에 이어 신규 퍼블리싱 타이틀 ‘파이널블레이드’까지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스카이피플이 개발한 모바일 RPG ‘파이널블레이드’는 동양적인 화풍으로 그려진 독창적이고 서정적인 2D 그래픽이 특징이다. 독특한 스킬을 가진 200여 종의 영웅 캐릭터와 전략적인 플레이, 실시간 난전과 커뮤니티 콘텐츠 등을 롱런을 위한 핵심 콘텐츠로 내세운다.

엔씨소프트는 이미 모바일 RPG 라인업으로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이널블레이드’를 새로운 RPG 라인업 전면에 세웠다. 이는 3D RPG 뿐만 아니라 2D에서도 성공적인 모바일게임 서비스를 교두보 삼아 퍼블리싱 사업을 공고히 다진다는 복안이다.

개발사인 스카이피플도 각오가 남다르다. 3년째 스타트업인 스카이피플은 지난해 3월 엔씨소프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뒤 게임을 완전히 새롭게 재구성했다. 아니, 콘텐츠 전부를 교체하는 강수까지 두면서 아예 새로운 게임으로 갈아 엎었다. 촉박한 일정에도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에서 스카이피플 박경재 대표와 권준호 이사, 두화영 엔씨소프트 모바일게임 사업팀장을 만나 정식 출시를 앞둔 각오를 들어봤다.

‘파이널블레이드’, A부터 Z까지 엔씨소프트와 협업

원래 스카이피플은 2015년 연말 ‘블레이드쇼다운’이라는 모바일 RPG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CBT까지 무사히 마친 ‘블레이드쇼다운’은 정식 출시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 뒤 1년만에 엔씨소프트와 협업으로 새로운 타이틀 ‘파이널블레이드’가 탄생했다.

‘파이널블레이드’의 개발 과정은 상당히 흥미롭다. 일반적인 모바일게임 퍼블리싱은 일정 수준 이상 개발이 완성된 작품을 갖고 계약을 진행한다. 테스트를 거쳐 출시하는 작품도 기본적인 틀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파이널블레이드’는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만들었다. 그에 따라 시간적인 소모도 많을 것 같지만, 특징인 동양풍, 수집형 등 이미 걸었던 길을 다시 걷는 수준이라 1년만에 해결했다.

박경재 대표는 “퍼블리싱 계약을 위해 여러 대형 개발사와 접촉을 진행했고, 개발자 성향이 강한 엔씨소프트와 계약을 체결했다”며 “엔씨소프트와 게임의 A부터 Z까지 전반적으로 협업을 했고, 마케팅과 서비스 부분 또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파이널블레이드’의 강점을 초기에 알아봤다. 이 게임은 2D 원화 일러스트와 실제 플레이 캐릭터가 괴리감이 없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판타지 RPG이면서도 서양풍과 동양풍이 함께 공존하는 독특한 색채를 지니고 있다.

게임의 장르까지 모바일 RPG. 엔씨소프트의 사업 방향과도 맞아 떨어졌다. 두화영 팀장은 “엔씨소프트는 이미 수준 높은 퀄리티의 PC MMORPG 타이틀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며 “퍼블리싱 선정 기준은 자사에서 커버가 가능한 RPG를 찾는 게 아니라, 특색이 있고 개성 있는 게임을 찾으려 했다”고 계약 초기 과정을 설명했다.

CBT도 갈아 엎은 ‘파이널블레이드’, 최고매출 10위 이내가 목표

‘파이널블레이드’는 지난 1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비공개테스트(CBT)를 진행했다. 모바일게임의 CBT는 정식 출시 직전 마케팅 지표 수집과 유저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콘텐츠 일부를 공개하는 수준이지만, ‘파이널블레이드’는 기술적인 테스트만 목적으로 삼았다.

최신 모바일게임의 트렌드는 큰 틀로 봤을 때 테마파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테마파크라도 어떤 부분을 강조하느냐에 따라서 서로 특징점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이 부분에서 ‘파이널블레이드’는 ‘실시간’과 ‘현지 최적화’를 파고들었다.

이 게임은 일반적인 RPG의 정적인 개념에서 탈피해 실시간을 품고 있다. 실시간을 강조함으로 기존 RPG와 차별화를 갖추되, 전투적인 부분을 더욱 부각시켰다. 당연히 CBT 버전과는 격변의 과정이 거쳤다. CBT의 느낌을 기억하는 유저들은 놀랄 정도로 많은 부분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박경재 대표의 설명이다.

권준호 이사가 그 설명을 추가적으로 덧붙였다. 5종의 캐릭터가 펼치는 실시간 난전은 조화로운 2D 캐릭터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모습에 더욱 매력적이게 느껴진다는 것. 전투 속에서 마치 애니메이션처럼 그려지는 2D 그래픽은 묘사를 통해 살아있다는 느낌을 강조해 유저들에게 ‘보는 재미’ 이외에도 수집욕구를 끌어냈다는 설명이다.

풍부한 커뮤니티 콘텐츠도 ‘파이널블레이드’의 강점이다. 엔씨소프트 온라인게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커뮤니티 콘텐츠를 협력 레이드(신수전), 문파전, 공성전 등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로 재해석했다. 하나의 콘텐츠에 올인하기 보다 분산시켜 유저가 선호하는 콘텐츠로 자연스럽게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해외는 기본 70 메가바이트 용량에 추가 150 메가바이트, 총 300 메가바이트 미만의 용량으로 최적화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국내는 높은 퀄리티를 요구하기 때문에 약 500 메가바이트 안팎의 수준이다.

또 ‘파이널블레이드’는 최적화 방향부터 로컬라이징(현지화)에 맞췄다. 이 게임의 해외 버전과 국내 버전의 클라이언트 용량은 서로 다르다. 이는 글로벌 판권을 갖고 있는 엔씨소프트 요구에 따라 네트워크 저변과 마케팅적인 측면, 양측을 모두 고려한 사항이다.

출시가 임박한 시점에서 콘텐츠의 방향을 틀어버리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파이널블레이드’는 단지 유저의 재미를 찾기 위해 그것을 해냈다. 박 대표와 권 이사의 표정에는 강행군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성공에 강한 열망이 담긴 눈빛으로 바라봤다. 엔씨소프트 사업팀 역시 마찬가지다.

‘파이널블레이드’는 2월 내 출시 예정이다. 두화영 팀장은 “엔씨소프트 타이틀을 갖고 출시한 모바일게임은 최고매출 탑 10 이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지 개발사 네임벨류에 그치지 않고 모바일 퍼블리셔로서도 엔씨소프트의 타이틀을 빛낼 것”이라고 목표를 전했다.

박경재 대표는 “출시를 앞두고 돌아보니 코드 한 줄까지 모두 새로 만들었고, 기존 개발한 게임의 흔적조차 없다”며 “대충 만들어서 매출만 보는 것보다 이렇게 완전히 새롭게 차근차근 만들어보니 개발사 입장에서도 뿌듯하다. 하지만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웃음)”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사진설명=좌로부터 두화영 엔씨소프트 팀장, 박경재 스카이피플 대표, 권준호 스카이피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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