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겐지 궁극기, ‘류승룡 기모찌’로 불리는 사연

오락실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시절부터 유저들은 게임 내 음성을 귀에 들리는 대로 이해하고 사용해 왔다. 류와 켄이 사용하는 기술은 그냥 ‘아도겐’ ‘아따따뿌겐’으로 통일된다. 직관적이면서도 재미있고, 동질감도 느낄 수 있다.

최근 블리자드의 신작 ‘오버워치’에서는 난데없이 배우 류승룡의 이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오버워치’는 블리자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FPS 게임으로, 지난 5일부터 오픈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류승룡의 이름은 게임 내에 등장하는 겐지라는 영웅 때문에 유행하기 시작했다. ‘오버워치’는 각 영웅마다 국적이 존재하기에, 궁극기를 발동할 때마다 자신의 국가의 언어로 이야기한다. 겐지는 닌자 콘셉트의 일본 영웅으로, 궁극기를 사용하면 일본어로 ‘류진노 켄오 쿠라에(竜神の 剣を 食らえ)’라는 대사를 외친다. 번역하면 “용신의 검을 받아라”로 해석된다.

그런데 일부 유저들이 전투가 한창 벌어질 때 이 대사를 들으면 마치 ‘류승룡 기모찌’처럼 들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처음에는 시시한 농담 정도로 받아들여졌지만, 어느새 이 말은 ‘오버워치’ 유저들의 유행어가 됐다.

겐지는 궁극기는 ‘오버워치’에서 보기 드물게 근거리 공격이다. 대신 매우 높은 공격력을 자랑하기에, 궁극기 대사가 들리면 상대팀 유저들은 크게 긴장해야 한다. 한 유저는 “처음에는 별 생각 없었는데 ‘류승룡 기모찌’의 뜻을 안 뒤에는 계속 그렇게만 들린다”며 웃었다. 심지어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류승룡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연관검색어가 ‘류승룡 기모찌’다.

실제 ‘오버워치’ 플레이 중에도 이 말은 종종 등장한다. “겐지의 궁극기가 발동됐으니 조심해”라는 말보다 “뒤에 류승룡!”이라고 외치는 식이다. 인기 성우이자 게임 매니아인 서유리도 자신의 트위터에 “류승룡 기모찌!”라는 글을 남겨 ‘오버워치’ 유저임을 짐작케 했다.

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는 “처음에는 우리도 ‘류승룡 기모찌’라는 말을 듣고 궁금했는데, 실제로 플레이 영상을 봤더니 그렇게 들리더라”며 “내부에서도 유저들의 반응을 무척 재미있어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오버워치’는 독특하게도 텍스트 언어와 음성 언어를 각각 다르게 설정해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 자막은 한글로 설정해놓고 음성만 일본어나 영어로 들을 수 있다. 단 이렇게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성우들의 목소리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각국 성우들의 음성을 모두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최고의 퀄리티를 내기 위해 음성을 따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며 “게임에 불편함이 없는 상태에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유저들의 반응도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버워치’ 오픈 베타는 오는 10일 오전 2시까지 진행되며, 게임의 정식 출시는 2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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