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전팔기라는 말이 딱 맞는 게임이 있다. 전작들의 부진을 딛고 재기에 성공한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액션RPG ‘던전스트라이커 : 비긴즈(이하 던스비긴즈)’다. ‘던스비긴즈’는 11월 4일 출시되어 23일 현재 구글 플레이 인기순위 14위, 매출순위 34위를 지키고 있다.

원래 ‘던전스트라이커’는 과거 아이덴티티게임즈가 개발하고 한게임에서 퍼블리싱 했던 PC 온라인게임이었다. 하지만 정식 오픈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서비스를 종료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뉴던전스트라이커’ 라는 새 타이틀로 재정비해 출시되었다. 하지만 이 역시 성적이 생각만큼 좋지는 않았다.

‘던스비긴즈’는 이 IP를 활용한 3번째 게임이다. 아이덴티티게임즈는 중국의 샨다게임즈와 뜻을 모아 이 게임 개발에 나섰다. ‘드래곤네스트’에 이은 대표 IP를 만들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확고한만큼, 게임 개발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 ‘던스비긴즈’가 출시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내심 걱정이 되었다. PC버전의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닐까? PC버전의 ‘던스’를 꽤 재미있게 플레이 하기는 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반복되는 아이템 파밍에 지쳐 게임을 그만 두었던 기억이 있다. 단순히 원작 IP에 기대어 게임을 만든다면 까다로운 요새 유저들의 입맛을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게임을 시작했다.

모바일에 맞춤설계, 풍부한 콘텐츠와 다양한 전투방식

처음 게임을 즐기면서 가지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의 IP를 따오면서 모바일 게임에 불필요한 요소들은 과감히 빼버리고 유저들의 편의성 위주로 콘텐츠들을 꾸려나간 느낌이 들었다. 메인 화면도 복잡하지 않고 어떤 버튼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직관적으로 꾸려져 있어 게임 진행이 한층 쉬웠다.

콘텐츠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240개의 스테이지와 약 1500여 개의 퀘스트 및 아이템이라는 적지 않은 볼륨을 자랑한다. 또한, 단순히 이렇게 던전에서 몬스터들을 사냥하고 퀘스트를 깨는 것뿐만 아니라 어비스 던전과 파티 던전, 그리고 열 명의 유저들이 동시에 PvP를 즐기는 ‘데스매치’ 등 정말 다양한 콘텐츠들이 준비되어 있다.

우선 가장 눈에 띈 시스템은 용병이었다. 단순히 뽑기에서 이런저런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관 내 주요 NPC나 보스 몬스터들이 직접 용병으로 참가한다. 캐릭터 육성은 먼저 주어진 장비를 점점 업그레이드 해나가는 방식이다. 캐릭터 자체가 변하진 않는 대신 용병들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꾸릴 수 있어 수집의 재미가 있다. 용병들은 유저의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워리어, 메이지, 레인저, 클레릭의 네 클래스로 나누어져 있어 다양한 조합을 짤 수 있다. 어떤 조합으로 전투에 참여시키느냐에 따라 전투의 흐름이 달라지므로 신중한 설계가 필요하다.

액션RPG에서 중요한 요소인 사냥도 흠 잡을 곳이 없었다.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고 해서 이펙트와 타격감을 얕보면 큰 코 다친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화려한 스킬들을 사용하고 있으면 어느 새 게임에 몰입하게 된다.

최근 액션RPG의 필수콘텐츠인 자동사냥도 갖췄다. 특히 단순히 평타만을 사용하는 자동전투뿐만이 아니라 스킬까지 자동으로 사용해주는 자동스킬 전투모드도 있어 플레이어에게 전투 방식의 다양성을 제공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원작의 특징을 잘 녹여내고 모바일 환경에서의 시스템적인 장점들을 새로 추가해 단점을 보완했다는 것을 잘 느낄 수 있었다. ‘던스비긴즈’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도 한 달 간격으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해 유저들에게 끊임없는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제 과거 PC온라인에서의 부진을 떨쳐내고 롱런할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방재혁 대학생 명예기자(청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