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가이즈'의 기세가 매섭다. 2주만에 이용자 수가 5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폴가이즈의 역주행 배경에는 무료화와 크로스플레이 지원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게임이 재미가 없다면 결코 이정도의 흥행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폴가이즈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기기 좋은 게임"이다. 귀엽고 깜찍하고 친숙한 그래픽의 캐릭터가 서로를 죽이는 게 아닌 장애물 통과와 골인에만 집중한 게임 방식은 전연령층의 유저가 '찍먹'해보게 만들었다. 유저들은 어떤 요인으로 지금까지 폴가이즈를 즐기고 있는 것일까. 

 

■ 'Easy to Learn, Easy to Master'와 운

컨트롤이 조금 필요한 미니게임이 있지만, 크게 구애받지는 않는다. 
컨트롤이 조금 필요한 미니게임이 있지만 대체로는 없다.  

폴가이즈는 캐릭터마다 고유한 스킬이 있거나 LoL처럼 숙련도 높은 무빙을 요구하는 게임이 아니다. 일반적인 게임의 이상적 구조는 'Easy to Learn, Hard to Master'이지만, 폴가이즈는 조작이나 미니게임의 룰이 단순하여 누구나 쉽고 배울 수 있고 빠르게 숙련도를 높일 수 있다. 이런 캐주얼한 게임구조에 대해 일각에서는 "게임을 빨리 질리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비판한다. 어찌됐든 게임의 접근성을 높이고 유저를 끌어모은 이유로 꼽힌다. 

게임의 행운 요소도 상당하다. 매 라운드마다 선택되는 맵도, 라운드 시작 전 위치도, 게임 내 오브젝트 상호작용도 모두 랜덤이다. 예시로 오징어 게임의 투명다리가 떠오르는 '길을 찾아라' 미니게임은 실력적인 요소보다는 눈치 싸움과 운이 거의 모든 승부를 가른다.

이런 게임은 당연하게도 노력을 한다고 해서 운의 총량이 증가하지 않는다. 매 판마다 결과는 달라도 확률면에서는 유저마다 비슷하다. 애초에 실력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아, 운 때문에 졌다!"하면서 훌훌 털고 다음 판을 이어나갈 수 있다. 실력 게임에서는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 패배의 원인은 오로지 본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LoL도 패배의 원인을 자신의 실력이 아닌 팀원의 탓으로 치부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오래 즐길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폴가이즈도 마찬가지다. 하하호호 웃고 욕도 하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폴가이즈의 롱런 비결 중 하나가 아닐까. 

일부 미니게임은 운빨 200%...
일부 미니게임은 운빨 200%...

 

■ 함께 즐기는 '게임판 가족오락관'

이는 가족 단위 게이머가 조금씩 많아지고 있는 상황과도 맞물린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연세대학교 게임문화연구센터가 공동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게임 가치의 재발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연령별 유저 비중에서 25~44세가 59%로 절반이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45세 이상 게이머도 30%로 상당하다. 

어릴적 부모님에게 등짝을 맞아가며 게임을 하던 유저들이 시간이 흘러 기성세대가 됐고 가정을 이뤄 슬하에 자녀를 둔 이들이 많아졌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부모와 자녀간의 공통 관심사는 '게임'이 됐다. 가족끼리 게임을 즐기는 문화가 조금씩 정착하고 있는 가운데, 폴가이즈만큼 가족이 함께 하기 좋은 게임이 없다. 그렇게 폴가이즈는 가족이 모여 함께 즐기는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더불어 '대학내일 20대연구소'의 조사결과 현재 MZ세대는 게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경쟁에서 승리 후 성취감' 1위로 꼽았고 실제 선호하는 게임도 AOS나 MOBA 장르 같은 단판제 게임이 많다. 폴가이즈 또한 단판제, 경쟁이란 키워드에 모두 적합한 게임이기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에서 발표한 MZ세대의 게임 선호도 
대학내일 20대연구소에서 발표한 MZ세대의 게임 선호도 

 

■ '보는 게임'으로서의 재미

폴가이즈의 시청자, 채널 변동 추이 - 자료 출처 : TwitchTracker
폴가이즈의 시청자, 채널 변동 추이 - 자료 출처 : TwitchTracker

폴가이즈의 무료화 선언 이후 인터넷 방송 스트리밍 수와 시청자도 크게 증가했다. 처음 출시했을 때도 스트리밍 게임으로서 상당히 인기가 많았다. 폴가이즈의 방송은 LoL처럼 스트리머의 실력 감상하거나 하지 않는다. 한편의 예능으로서 스트리머가 희열을 느끼거나 고통받는 모습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물론 인터넷 방송이 당시의 주류 게임에 몰리는 현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보는 게임'으로서 폴가이즈의 인기는 최고 수준이다. 트위치 전문 리서치 'TwitchTracker'에 따르면 "폴가이즈는 최대 동시 스트리밍 채널은 3034명, 시청자는 15만1685명이고 무료화 선언 이후 약 2206명의 채널과 7만 명 이상의 시청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는 현재 천체 스트리밍 카테고리 중 11위다. 폴가이즈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게임 대부분이 '발로란트, LoL, 카운터스라이크, 포트나이트, 도타2' 등 e스포츠 종목이란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높은 순위다. 

이렇게 보는 게임으로서 폴가이즈는 대세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도 '동수칸, 침착맨, 랄로' 등 인기 스트리머가 생방송 콘텐츠로 활용하며 약 3~5천명 이상의 높은 시청자 수를 유지했다. 이는 콘크리트 시청자를 제외한 중립 시청자들도 사로잡았다는 뜻인데, 게임이 재미없으면 다른 방송으로 떠나는 이들이 상당히 많은 만큼 폴가이즈는 보는 게임으로 재밌었다는 의미다.      

요즘 게임 유입에 인플루언서의 파워도 굉장히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폴가이즈 역시 보는 게임으로서 많은 스트리머가 방송한 만큼 그 효과를 톡톡히 누렸을 것이다.  

폴가이즈를 즐기는 인기 스트리머 '침착맨(상), 동수칸(하)' - 자료 출처 : 침착맨, 동수칸 유튜브
폴가이즈를 즐기는 인기 스트리머 '침착맨(상), 동수칸(하)' - 자료 출처 : 침착맨, 동수칸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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