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이후 신작 게임 유통을 사실상 금지했던 중국 정부가 올해 들어 지난 4월에 이어 두 달 만에 다시 내자 판호를 발급했다. 한국 게임 업계 최대 수출국이었지만 한한령 이후 닫혔던 중국 시장이 열릴지 기대감이 커질 전망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최근 자국 게임 60개에 내자 판호를 발급했다. 판호는 게임 유통 허가이며 내자 판호는 자국 게임만을 대상으로 한다. 

중국의 연간 판호 발급 건수는 2017년 9,000개 이상이었다. 하지만 2018년 2,064개로 크게 줄었고 2019년에도 679개까지 떨어졌다. 판호 발급 간격도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2021년 7월에는 87개의 판호를 내주고 나서 아무런 정책적 배경 설명도 없이 올해 4월까지 단 한 건의 판호도 발급하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판호를 발급하면서 향후 발급 속도에 탄력을 받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미호요, 히어로게임스, 퍼펙트월드 등 중국의 주요 게임업체들이 포함됐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대외적으로는 미성년자 보호, 게임 중독 방지를 가장 중요한 게임 산업 규제의 명분으로 앞세웠던 중국 당국이 게임 관련 판호 발급을 확대한 것은 게임업계를 향한 태도가 달라지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중국 경제가 입은 타격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상하이 봉쇄 등 각종 악재 여파로 중국 경제는 4월부터 급속도로 무너졌고 2분기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전망까지 쏟아졌다.

다만, 중국 게임 업계의 양대 산맥인 텐센트와 넷이즈의 판호는 발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7월 이후 판호를 받지 못했다. 일각에선 중국 당국이 점점 규모가 커지는 두 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판호를 이용한다고도 분석했다.

설령 판호 발급이 다시 정례화돼도 중국의 게임 업계 통제 관행이 근본적으로 바뀌진 않을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국 게임 유통 허가인 외자 판호 소식도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발급 이후 다시 끊긴 만큼 아직 기대감을 가지기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 정책의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는 알 수 없지만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국내 게임업계 입장에선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지난 8일 콘텐츠미래융합포럼이 주최한 게임 산업 토론회에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한한령이 해제되고 한국 정부의 의지가 없으면 판호 발급은 이뤄지지 않을 거라고 지적했다.

위 회장은 "지난 2년 동안 3개의 판호만 받았다. 하지만 게임사만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서머너즈 워'가 판호를 받았을 당시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외자 판호 발급이 정상화된다면 국내 게임 업계가 공격적 도약의 기회를 얻을 거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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