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진법에서 10은 가득 찬 수다. 완성을 의미하며 또 다른 시작을 뜻하기도 한다. 숫자야말로 사물의 근본 원리라고 여긴 피타고라스 학파는 10을 가장 신성한 숫자라고 믿었다. 피타고라스는 10을 그릇이라는 뜻의 데차다(dechada)로 불렀는데, 이는 10이 모든 것을 하나의 구조 및 영향력에 담는다는 말이다.

게임톡이 창간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10년간의 게임 역사를 살펴보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창간 10주년을 맞아 게임 속에서 숫자 10이 어떻게 쓰였는지 살펴봤다.

북두의 권 처절십번승부(北斗の拳 凄絶十番勝負, 1989)

일본의 인기 만화 ‘북두의 권’을 기반으로 한 대전격투게임 ‘북두의 권 처절십번승부’는 게임보이용 타이틀이다. 1989년 일본에 출시됐으며, 다음 해인 1990년 미국에도 진출했다. 원작의 주인공 켄시로를 비롯해 신, 라오우, 카이오 등 주요 등장인물들이 선택 가능한 캐릭터로 선보였다. 게임명 ‘처절십번승부’에 걸맞게 11개의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10번의 대결을 펼쳐야 한다. 컴퓨터와 대전할 수도 있고 친구와 대전할 수도 있다.

고전게임인만큼 조작법은 단순하다. A버튼으로 펀치, B버튼으로 킥, A버튼을 눌러서 게이지를 채운 후 손을 떼면 원거리 공격을 수행한다.

A-10 쿠바!(A-10 Cuba!, 1996)

A-10은 미국 공군의 근접항공지원 공격기 중 하나다. 공식 명칭은 ‘썬더볼트2’이며, ‘탱크킬러’, ‘기갑부대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1991년 걸프전쟁에 투입되어 혁혁한 성과를 거뒀다. 이로 인해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 중에는 A-10을 중점적으로 다룬 게임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파소프트와 액티비전이 공동 개발한 PC 게임 ‘A-10 쿠바(A-10 Cuba!)’가 대표적인 게임으로 꼽힌다.

1996년 출시된 ‘A-10 쿠바’는 ‘A-10 어택’의 후속작으로 기획됐다. 전작에 비해 대폭 정교해진 그래픽으로 호평받았다. 섬나라 쿠바를 배경으로 진행되며, 그 중에서도 미국영화의 주요 배경 중 하나인 관타나모 해군기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공대공 공중전 및 탱크 등의 지상 목표물에 대한 공격 임무를 경험할 수 있다.

미국의 10대 지명수배자(America’s 10 Most Wanted,2003)

‘미국의 10대 지명수배자’는 2003년 PS2와 PC로 출시된 FPS(1인칭슈팅) 게임이다. 주인공 비밀요원이 범죄의 흔적을 따라 미국, 프랑스 등을 거쳐 아프가니스탄까지 도달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사담 후세인과 오사마 빈 라덴 등 10명의 테러리스트 지도자들을 잡는 것이 게임의 목표다.

‘미국의 10대 지명수배자’는 그래픽과 사운드 등 게임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메타크리틱 점수는 100점 만점에 35점에 불과하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이다.

원숭이 섬의 비밀 스페셜 에디션(Secret of Monkey Island Special Edition, 2009)

‘원숭이 섬의 비밀’ 시리즈는 1990년부터 이어져온 어드벤처 게임의 대표작이다. 해적이 되고 싶은 젊은이 가이브러쉬 스립우드가 각종 퍼즐을 해결하면서 비밀을 밝혀나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09년에는 시리즈의 첫 작품인 ‘원숭이 섬의 비밀’을 리마스터한 ‘원숭이 섬의 비밀: 스페셜 에디션’이 PC 및 콘솔로 출시됐다.

주인공 가이브러쉬 스립우드는 여러모로 무능한 캐릭터지만, 단 한가지 뛰어난 능력이 있다. 바로 물 속에서 10분간 숨을 참을 수 있는 능력이다. 게임 장르 특성상 주인공이 죽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 만일 물 속에서 10분이 지나도록 탈출을 하지 못한다면 제 아무리 주인공이라도 익사하고 만다. 업적 중에는 10분간 탈출하지 않아 익사할 때 달성 가능한 ‘10분 후(ten minutes later)’라는 업적도 있다.

폴아웃: 뉴 베가스(Fallout: New Vegas, 2010)

베데스다가 출시한 인기 RPG ‘폴아웃’ 시리즈 중 하나인 ‘폴아웃: 뉴 베가스’는 전작 ‘폴아웃3’로부터 4년 후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출시 직후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판매량 1000만장을 돌파하며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폴아웃: 뉴 베가스’의 등장인물 중에는 ‘스페이드 10’이라는 인물이 있다. First Recon 소속의 막내 병사로, 베스티 상병의 파트너로 활동한다. 말더듬이 캐릭터로 유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와 대화하면 그가 왜 ‘스페이드 10’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원래 ‘스페이드 에이스(A)’가 되고 싶었지만, 지휘관 고로베츠 소위는 그의 경험 부족을 이유로 에이스보다 낮은 ‘스페이드 10’이라고 부른다.

배트맨 아캄시티(Batman: Arkam City, 2011)

‘배트맨 아캄시티’는 2011년 콘솔 및 PC로 출시된 액션어드벤처게임이다. 주인공 배트맨은 고담시의 감옥인 아캄 시티에 수감되는데, 교도소장 휴고 스트레인지의 사악한 계획을 밝혀내야 한다. 글로벌 판매량 1250만장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 게임에서는 ‘프로토콜 10’이라는 정체불명의 계획이 핵심 소재로 쓰인다. 휴고 스트레인지는 배트맨을 투옥한 후 10시간 이내에 프로토콜 10이 시작된다고 밝히고, 배트맨은 제한 시간 내에 프로토콜 10을 저지해야 한다. 알고보니 프로토콜 10은 아캄시티의 모든 범죄자들을 폭격으로 몰살시킨다는 계획이었다.

벤10: 옴니버스(Ben 10: Omniverse, 2012)

‘벤10’은 미국의 유명 TV 시리즈다. 2005년 처음 방영을 시작해 2021년까지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다. 10살(첫 시즌 기준) 소년 벤은 다양한 외계인의 DNA가 들어있는 손목시계 형태의 장치를 얻게 되고, 이를 이용해 외계인으로 변신해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처음에는 10명의 외계인으로 변신하지만, 시리즈가 지속되면서 더 많은 외계인의 DNA가 추가된다.

‘벤10’ IP를 활용한 게임은 매우 많고, 장르도 다양하다. 그 중 ‘벤 10 옴니버스’는 2012년 닌텐도 Wii, Xbox360, PS3로 출시되어 좋은 반응을 얻은 액션게임이다. 1P는 벤을, 2P는 벤의 파트너인 루크(Rook)로 플레이할 수 있다. 이듬해 후속작이 나오기도 했다.

안전지역까지 10마일(10 miles to safety, 2020)

‘안전지역까지 10마일’은 2020년 스팀으로 출시된 멀티플레이 생존게임이다. 감염자가 가득찬 아포칼립스 시대에서 유저들은 탐험하고 약탈하고 제작하고 건설해서 살아남아야 한다. 낮에는 전리품을 얻으러 돌아다니고, 밤에는 감염자들의 공격을 막아내며 목적지까지 10마일씩 이동한다. 총 4명의 유저가 협동전을 펼칠 수 있다.

5대5 MOBA게임(리그오브레전드 등)

이 외에 MOBA게임에서도 10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10명의 유저가 두개의 팀으로 나뉘어 5대5로 전투를 벌이기 때문이다. 이는 MOBA게임의 원조격인 ‘워크래프트3’의 ‘도타’에서도 사용된 시스템으로, 이후 나온 거의 모든 MOBA게임들이 5대5 전투 방식을 대부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를 비롯해 ‘도타2’, ‘왕자영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MOBA게임은 아니지만 ‘오버워치’의 경우, 후속작 ‘오버워치2’에서는 6대6 전투에서 5대5 전투로 변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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