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맥이 끊겨 사라지는 줄 알았던 고전 게임...유료 게임 당당히 인기 순위

[랑그릿사]https://en.bitcoin.it/wiki/Satoshi_(unit)

‘랑그릿사 모바일’은 오랜 공백 기간을 깨고 한국에서 2019년 6월 출시했다.

‘랑그릿사 모바일’ 한국 서비스는 이제 출시 1주년이 되면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랑그릿사’의 추억을 잊지 않고 이어질 수 있게 해 준 작품이다.

■ 처음에는 중국 게임 개발사 작품 이유로 짝퉁이라는 심한 비난

많은 팬들이 즐기고 있는 ‘랑그릿사 모바일’은 출시 이전에는 중국의 게임 개발사 ‘ZlonGames’에서 개발한다는 이유만으로 ‘짝퉁 랑그릿사’라던가 그보다 더 심한 비난을 들어야만 했다.

게임의 이름도 중국어판의 이름은 ‘랑그릿사’가 아니라 ‘몽환모의전(梦幻模拟战)’이었기 때문에 ‘랑그릿사’의 역사를 잘 모르는 분들은 이름만 갖고도 반감을 가질 정도였다(중국에선 원래 ‘랑그릿사’를 ‘몽환모의전’이라 했다).    

[랑그릿사 모바일(중국)]유튜브(/watch?v=lPQCs-JQ6Yc)

‘랑그릿사 모바일’은 1999년 이후 출시했던 ‘랑그릿사 밀레니엄’ 이후 거의 20년만에 출시한 정규 시리즈 작품이다.

‘랑그릿사 모바일’ 이전 출시했던 ‘랑그릿사 밀레니엄’과 ‘랑그릿사 RE:인카네이션-전생-(ラングリッサー リインカーネーション -転生-)’은 ‘랑그릿사’라는 이름을 따오긴 했지만 ‘랑그릿사’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졸작 수준의 게임으로 많은 비난을 받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쓸쓸히 퇴장하며 잊혀진 게임이 되어갔다.

그에 비해 최근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한 ‘랑그릿사 모바일’은 마지막 작품들이 워낙 혹평을 들었던 것에 비해 무난한 수준 이상으로 출시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최근의 모바일 게임 특성상 유료 아이템의 과금 유도로 인해 불만이 많긴 했지만 기존 시리즈에 등장했던 레온, 레아드, 란스, 나므, 제시카, 헤인 등의 인기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BGM역시 기존 ‘랑그릿사 2’에서 사용한 음악들을 편곡한 버전들이 사용되어 ‘랑그릿사’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랑그릿사’의 팬들이 중국의 게임회사가 ‘랑그릿사’를 개발한다는 얘기에 극노했던 이유는 ‘랑그릿사’가 다시 한 번 어설픈 게임으로 망가진 게임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실제로 범람하는 중국 게임 중에는 질적으로 떨어지는 게임이 많은 것도 사실이었기 때문에 이런 우려는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다(반대쪽에서도 얘기하자면 질적으로 떨어지는 게임이 많은 만큼 출시하는 수량 자체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질적으로 괜찮은 게임들도 많이 나온다).

■ 일러스트 ‘우루시하라 사토시’ 불참 우려...출시된 이후 되레 인기  

[랑그릿사 모바일(한국)]

하지만, 중국의 ZlonGames는 ‘랑그릿사’의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메사이아와 익스트림(extreme)과 정식으로 IP 사용 계약을 맺었고 ZlonGames의 핵심 개발자들 역시 ‘랑그릿사’의 골수 팬들이었기 때문에 팬들이 원하는 ‘랑그릿사’ 게임을 만들 수 있었다.

‘랑그릿사 모바일’은 아마도 회사 차원이 아닌 내부 직원들의 팬심 차원에서 게임 개발기획이 시작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랑그릿사 모바일’은 ‘랑그릿사’의 팬들이 개발자가 되어 만든 게임답게 게임 시스템도 기존의 ‘랑그릿사’를 최대한 반영하여 보병과 기마병, 창병, 궁병 등 다양한 병종이 등장하고 병종간의 상성과 캐릭터들의 레벨업 시스템, 전직 시스템 등 ‘랑그릿사’를 추억하는 분들이라면 즐겁게 빠져들 수 있는 시스템을 구성했다.

다만, ‘랑그릿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일러스트와 캐릭터 디자인에 ‘우루시하라 사토시’가 작품에 참여하지 않았던 점이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되었다. 이 부분은 막상 출시된 결과물을 보고 우루시하라 사토시의 원화에 버금가는 작화 퀄리티로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랬기에 ‘랑그릿사 밀레니엄’만큼의 거부감은 덜했고 게다가 중국에서 1주년 기념 업데이트 때 결국 우루시하라 사토시가 작품에 참여하게 되면서부터 ‘랑그릿사 모바일’의 인기는 다시 한 번 극상하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랑그릿사 1&2’가 일본회사인 ‘캐러애니’에서 제작하는 만큼 원작을 충실히 재현해 줄 것이라 기대했는데 막상 출시한 것을 보고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게 되면서 중국의 ‘랑그릿사 모바일’이 재평가 받게 되었다.

‘랑그릿사 1&2’는 ‘랑그릿사’ 초기에 출시했던 1편과 2편을 합친 리메이크작품으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와 닌텐도의 스위치용으로 출시되었다.

[랑그릿사 I&II (ラングリッサー I&II, LANGRISSER I&II)]https://ec.nintendo.com/

발매 전 기대와는 달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는데 ‘랑그릿사’만의 전투 시스템의 특성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평이 많았다. 이런 부분에서 비교가 되어 ‘랑그릿사 모바일’은 전투 조합 시스템의 특성을 잘 살려 ‘랑그릿사 1&2’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병종간의 상성으로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전술적인 운용 시스템이 ‘랑그릿사’의 특화된 매력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보병은 창병에게 강하고 창병은 기병에게 강하고 기병은 창병에게 강하다와 같이 서로 물고 물리는 식의 상성을 기본으로 기병은 공격력이 제일 뛰어나지만 방어력이 약하고 궁병은 장거리에 유리하지만 당연히 근접전에는 가장 취약한 전술적인 운용 방식이 랑그릿사 전투의 핵심 요소이다.

‘랑그릿사 모바일’은 이런 시스템을 잘 살려내어 게임의 재미를 이끌어냈다. 거기에 더해 지휘관뿐만 아니라 병사들을 훈련시키는 시스템도 있어서 주요 캐릭터(지휘관)들의 성장에만 신경 쓰다 보면 막판에 갈수록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병사들의 훈련도 해야 하는 등 기존의 시스템을 개량하고 진화된 부분도 선보였다.

■ 일본사 ‘랑그릿사 1&2’ 비슷한 출시 상술적인 면 부각 비난 폭주  

[랑그릿사 I&II (ラングリッサー I&II, LANGRISSER I&II)]https://www.amazon.co.jp/

‘랑그릿사 1&2’가 비난을 받았던 이유 중에 하나는 역시 ‘우루시하라 사토시’와 관련되어 있는데 게임을 출시하면서 통산판과 한정판, 호화한정판 등으로 세분화된 구성이 문제가 되었다.

통상판의 경우 ‘나기 료(凪良)’가 메인 일러스트레이터를 맡았는데 이것이 문제가 됐다. 랑그릿사는 항상 출시할 때마다 이번 작품에도 ‘우루시하라 사토시’가 디자인을 맡았는가 아닌가 하는 것이 최대의 관심사이자 문제가 됐었다. 그런데 랑‘그릿사 1&2’ 역시 우루시하라 사토시가 작품에서 메인을 맡지 않게 된 것이 문제가 됐다.

하지만, 더 문제가 됐던 것은 아예 참여를 안 했으면 모르겠지만 초회판이라고 해서 특전으로 클래식 모드 DLC를 제공했는데 이 초회판 DLC에 우루시하라 사토시의 일러스트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그리고 한정판의 경우에도 통상판이 일본 출시 기준 6,900엔, 한정판은 9,800엔, 호화 한정판은 16,800엔이라는 가격에 출시했는데 더 비싼 가격을 주고 한정판을 구매해야 패키지 박스가 우루시하라 사토시의 일러스트로 교체된다(또한 한정판은 전량 초회판으로 구성되어 클래식모드 DLC가 포함 된다).

거기에 더 웃돈을 주고 호화한정판을 구매하면 게임의 BGM이 초기 버전인 1편부터 5편의 사운드트랙으로 교체되며 오리지널 사운드 모드 DLC가 제공되는 등 과거의 추억을 향수하는 팬들에게 지나치게 상술적인 면만 부각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비난을 받았다.

[랑그릿사 I&II (ラングリッサー I&II, LANGRISSER I&II)]https://ec.nintendo.com/

결국 2020년 4월 콘솔 버전에서도 스팀버전과 같이 클래식 모드를 무료로 제공하여 현재는 일반판을 구매해도 우루시하라 사토시의 일러스트가 포함된 클래식 모드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이럴 거면 왜 처음부터..). ‘랑그릿사 1&2’는 출시 이전부터 혹평과 비난을 받았는데 비난의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우루시하라 사토시가 담당하지 않았다는 부분이었다.

나기 료가 새로운 메인 디자이너로 발탁되면서 ‘랑그릿사만’의 고유한 그림체가 변경되었는데 나름대로 퀄리티 있는 캐릭터 디자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루시하라 사토시의 그림체가 강렬하게 각인 되었던 팬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었다.

■ 랑그릿사 1&2, 게임의 긴장 요소 훨씬 줄어 재미 반감해 버리는 역효과  

[랑그릿사 I&II (ラングリッサー I&II, LANGRISSER I&II)]https://www.langrisser.com/1_2/

‘랑그릿사 1&2’의 표면적인 비난 이유는 메인 일러스트레이터의 교체가 문제였지만 그렇게 따지면 ‘랑그릿사 모바일’ 역시 초기에는 우루시하라 사토시가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름 성과를 낸 것을 보면 딱히 그것이 비난하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그보다 직결되는 문제는 ‘랑그릿사 1&2’에서 기존의 ‘랑그릿사’를 합본한 형태로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만큼의 재미를 잘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게임의 난이도가 원작에 비해 지나치게 낮아진 것 또한 팬들의 불만이었다. 다만, 회사 차원에서는 ‘랑그릿사’를 해본 적 없는 신규 유입되는 유저들을 위한 부분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절충은 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기존 작품의 난이도대로 출시했다면 오히려 신규 유입된 유저들에게 어렵고 재미없기만 한 게임으로 낙인 찍혀 바로 시장에서 퇴출 될 것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전반적으로 게임의 긴장 요소가 훨씬 줄어들어 오히려 재미가 반감해 버리는 역효과를 낳았다. 기본적인 전투방식이 기존에 흔하고 흔한 게임들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인식이 많았고 전투씬 또한 원작에 비해 지나치게 간소화되어 전투 장면을 보는 즐거움조차 사라졌다.

‘랑그릿사 1&2’는 최신 기종의 콘솔 게임기용으로 출시했다는 점에서 기술의 변화와 시대적인 흐름에 맞춘 새로운 ‘랑그릿사’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 팬들에게는 여러모로 부족했던 작품이다.

기대가 너무 높았던 만큼 실망도 컸기 때문에 비난의 강도가 거셀 수밖에 없었고 마치 우루시하라 사토시가 다시 정규 시리즈에 참여하여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출시할 것처럼 해놓고 정작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든가 전체적인 참여는 하지 않고 일부만 참여했다든가 하는 식으로 랑그릿사 팬들에게 공분을 자아내게 하기도 했다.

[랑그릿사 I&II (ラングリッサー I&II, LANGRISSER I&II)]https://www.langrisser.com/1_2/

■ ‘랑그릿사 모바일’ 우루시하라 사토시 없어도 한때 앱스토어 매출 1~2위

많은 ‘랑그릿사’ 팬들에게는 우루시하라 사토시의 디자인이 익숙하다. 물론 ‘랑그릿사 모바일’에서도 우루시하라 사토시는 작품에 참여하지 않았다(1주년이 지나서야 참여했다).

하지만, ‘랑그릿사 모바일’은 우루시하라 사토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랑그릿사’만의 느낌을 살려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노력과 함께 게임의 시스템적인 부분도 기존의 팬들과 신규 유저가 함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하여 양쪽 모두에게 후한 점수를 얻었다.

그 인기를 바탕으로 한때 앱스토어 매출 1~2위를 달성하기도 할 만큼 성공한 게임이 되어 현재로 게임 인기 순위에서 빠지지 않고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만큼 ‘랑그릿사 모바일’은 현재도 유료 게임 순위에서 최고 매출 게임에 순위가 올라 있다.

원작을 바탕으로 원작 이상의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됐던 ‘랑그릿사 1&2’보다 오히려 더 원작만큼의 인기를 얻는 게임으로 자리 잡아가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아직까지 소소한 버그라던가 번역상의 문제 등이 있지만 꾸준한 패치와 업데이트로 게임의 생명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일본회사인 ‘캐러애니’에서 ‘랑그릿사 1&2’를 출시하고 중국 회사인 ‘ZlonGames’에서 ‘랑그릿사 모바일’을 출시하여 원조 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일본 회사에서 더 잘 만들어줄 것이라 기대했던 것과는 반대로 오히려 중국에서 만든 ‘랑그릿사 모바일’이 기존 팬들에게 더 인기를 얻고 있다.

‘랑그릿사 모바일’은 모바일 게임답게 계속해서 신규 영웅 등장과 다양한 이벤트와 콘텐츠 신규 추가로 양산형 RPG에 지쳐 있는 게이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구글 앱스토어 – 최고 매출 게임]

필자 역시 ‘랑그릿사’를 즐겨 했던 게이머로서 학창시절 우루시하라 사토시의 캐릭터들을 자주 따라 그리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볼 수 없게 되어 참 아쉬워했었다.

20여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반갑고 놀라울 뿐이다. 한때 시리즈 명맥이 끊겨 사라지는 줄 알았던 고전 게임이 다시 한 번 모바일의 날개를 달고 부활해 성공해서 필자를 포함한 많은 ‘랑그릿사’ 팬들은 감회가 새로울 듯하다.

아울러 이렇게 좋은 게임들은 언제가 되어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오래 전에 즐겨 했던 우리나라의 좋은 게임들도 많이 부활에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창세기전’이 리메이크중이라고 하는데 필자도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 ‘랑그릿사’의 좋은 선례를 따라 멋진 게임으로 부활해 성공하여 다시 한 번 날개를 펼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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