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식품노조 IT 위원회, 단위기간 확대 반대 기자회견 열어

[사진=한국게임기자클럽]

정부가 선택근로제와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을 각각 3개월,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인 가운데, 게임업계를 주축으로 한 IT 업계 노동자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화섬식품노조)는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위기간을 확대하면 한 달 넘게 연속 60시간 이상의 노동이 가능해진다”며 “장시간 노동을 장려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주최한 이번 기자회견에는 네이버, 넥슨, 스마일게이트, 카카오의 화섬노조 IT 위원회 지회가 참석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은 2주이며, 노사 합의에 따라 최대 3개월까지 확대할 수 있다. 단위 기간 동안 근무한 시간의 평균을 내어 주 52시간을 넘으면 처벌을 받는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는 대신 이 단위 시간을 늘려서 기업의 어려움을 완화시켜주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노동계는 근로자의 과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법안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이 의원은 “2년 전 구로의 등대로 불리던 한 게임사에서 20대 청년이 과로사로 사망했다”며 “게임 업데이트를 위한 크런치 모드에 목숨을 뺏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면 노동자들은 일주일에 100시간 넘게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섬노조 IT 위원회측은 얼마 전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노동자들의 더 일할 권리를 52시간 상한제가 제한하고 있다고 말한 것을 비판하며 “소위 사람을 갈아서 서비스를 만드는 식의 형태는 사라져야 할 구시대적 관습임에도 사용자의 강압적인 야근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IT업계에는 고질적인 하청구조로 인한 저임금노동과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장기간 근로가 만연하다”며 “과연 이런 현실이 장병규 위원장이 말하는 것처럼 더 많이 일할 권리를 침해해서 일어나는 일인지 반문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더 이상 일하다가 죽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탄력근로제,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같은 유연근무제의 핵심은 노동자의 기본권을 지키는 것”이라며 “정부는 노동시간 단축을 어렵게 하는 특별연장근로 허용 확대, 재량근로제 허용 확대, 52시간제 위반 사업주 처벌유예 방침을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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