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총기 난사 사건과의 연관성 논의, 찬반 의견 경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플로리다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과 폭력적인 게임과의 연관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8일(북미시각) 미국 게임사 대표들과 만났다.

이 회의에는 ‘GTA’ 시리즈의 테이크투 CEO와 ‘둠’의 제니맥스 CEO 등 게임업계 관계자들을 비롯해 비디오게임 비평가, ESRB(북미게임등급분류위원회) 책임자,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게임 속 잔인한 연출을 모은 영상을 참석자들과 함께 감상한 후 “폭력적이지 않느냐(This is violent, isn’t it?)”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상에는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2’, ‘데이바이데이라이트’, ‘울펜슈타인 뉴오더’, ‘폴아웃4’ 등의 게임에서 사람들이 잔인하게 죽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은 이후 백악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중들에게도 공개됐다. 그러자 유튜브에서는 수천개의 댓글이 달리며 치열한 찬반 토론이 벌어졌다.

회의에 참석한 미국 보수단체 학부모텔레비전위원회(PTC)에 따르면 이번 회의의 주된 내용은 정보 수집이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게임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며, 반대로 비평가들은 폭력적인 게임이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양쪽 의견을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대변인은 “오늘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과 대통령은 폭력적인 게임이 청소년, 특히 젊은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대통령은 게임 속 폭력과 실제 폭력 사이에 상관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음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게임 속 폭력과 실제 폭력 사이의 상관 관계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는 실제로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백악관 안전 회의에서 플로리다 고교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폭력적인 게임과 영화가 젊은이들의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며 “등급 분류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폭력적인 게임을 미성년자에게 판매하면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규제 법안이 추진됐으나, 미국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최종 입법화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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