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미투온-원더피플 등 한국 개발사들, “아직도 북미 시장 기회 있다”

“지금 테헤란로에만 소셜카지노 개발사가 10곳은 있을 겁니다.”

취재중  만난 한 소셜카지노 게임사 임원의 말이다. 한국에 서비스가 되지 않기에 잘 알려지지 않지만, 여전히 한국 게임사들은 활발하게 소셜카지노를 개발 중이다. 자본을 무기로 해외 개발사의 M&A에 나서는 한국 게임사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과거 고포류라 불리는 한국 웹보드게임 시장은 넷마블게임즈, NHN엔터테인먼트(한게임), 네오위즈 등이 지배했다. 포커와 고스톱, 맞고를 비롯해 다양한 웹보드 게임들을 서비스했고, 매출액도 상당했다. 하지만 웹보드게임 규제로 인해 저마다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했다.

북미에서는 한국 대형 게임사가 아닌, 소셜카지노를 전문으로 만들던 중소 회사들이 더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더블유카지노’를 서비스하는 더블유게임즈가 그렇다. 이 회사는 ‘더블유카지노’가 북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시총 1조원대의 회사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유명 개발사 더블다운인터랙티브(DDI)를 인수하기도 했다.

DDI가 서비스하는 게임은 ‘더블다운카지노’로 북미에서 가장 유명한 소셜카지노 게임 중 하나다. 지금도 앱 마켓에서 매출 1~2위를 다툰다. 다만 ‘더블다운카지노’의 매출이 하락세라는 점은 더블유게임즈의 고민거리다. 더블유게임즈는 3월 내 ‘더블다운카지노’의 리뉴얼버전을 선보여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국과 관련된 또 다른 회사로는 미투온의 자회사 미투젠(ME2ZEN)이 있다. 홍콩 소재의 미투젠은 중화권 개발사 중 북미에서 성과를 낸 몇 안되는 회사다. 이 회사는 비디오 슬롯이 아닌 클래식 슬롯, 그리고 솔리테어가 주력이다. 솔리테어는 쉽게 말해 윈도우 OS에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카드게임을 모바일로 옮긴 것이다. “윈도우 기본 게임을 누가 폰으로 하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지만, 광고 수익이 상당하다. 미투젠의 솔리테어 게임 하나가 올리는 매출은 1년에 360억 원에 이른다.

최근 북미 시장에 가장 주목받는 한국 게임사는 원더피플이다. 캐주얼 모바일게임 ‘프렌즈마블 for kakao’를 만든 그 회사다. 원더피플은 텍사스 홀덤 게임 ‘메가 히트 포커(Mega Hit Poker)’를 북미에 서비스 중인데, 한국에서 개발한 홀덤 게임 중 가장 매출 순위가 높다.

‘메가 히트 포커’가 주목받는 이유는 뛰어난 완성도다. 한국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약 빨고 만들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게임은 인터페이스는 물론 사운드, 그래픽, 유저 편의 기능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기존 홀덤 게임보다 앞선 모습을 보여준다. 게임 도중 자신의 패로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을 보여주거나, 패 끝을 살짝 뒤집어서 패를 확인하는 방식 등 디테일한 부분 하나하나 상당히 공을 들였다.

원더피플의 창업자는 허민 대표다. 그는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의 전 대표이자 위메프 창업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허민 대표가 소셜카지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는 사실은 무척 흥미로운 부분이다. ‘메가 히트 포커’ 이후 차기작이 더욱 기대되는 회사다.

원더피블 외에도 누리게임즈, 펀그렙, 게임스프링, 베이글코드 등 한국 회사들이 조금씩 해외 소셜카지노 시장에 진입하는 모양새다. 압도적인 매출은 아니지만, 분명 과거보다 훨씬 많은 한국 회사들이 매출 순위 지표에서 나타난다. 한국 개발사들이 조금씩 해외 시장 공략 해법을 찾아간다고도 볼 수 있다.

한 소셜카지노사 관계자는 “한국에서 고포류 게임을 만들던 감성으로 소셜카지노에 접근해서는 절대 안된다”며 “차라리 이런 종류의 게임을 완전히 모르는 상태에서 개발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전통적인 웹보드게임 강자들도 소셜카지노 시장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네오위즈는 올해 상반기 내 소셜카지노 게임을 해외에 선보이며, NHN엔터테인멘트는 올해 3분기 중 소셜카지노로 북미 진출을 노린다. 웹젠은 올해 안으로 ‘힛 더 파이브(Hit the 5 Casino)’라는 게임을 해외에 선보일 계획이다. 넵튠의 소셜카지노 자회사 HNC는 ‘리얼 카지노’로 연 매출 100억원대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는 중이다.

넷마블의 경우 개발사 크레노바와 천백십일을 자회사로 두고 꾸준히 시장 진입을 노려왔다. 지난해 넷마블은 세계 1위 소셜카지노 업체 플레이티카 인수전에 뛰어들어 한국 게임업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넷마블이 배팅한 금액은 무려 4조원이었다.

비록 중국 자본에 밀려 인수에는 최종적으로 실패했지만, 방준혁 의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소셜카지노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준 사례다. 업계에서는 넷마블이 소셜카지노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해외에서 개발사 깜짝 인수를 성사시킬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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