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한의 스페인 mola!?] 크리스마스보다도 더 큰 동방박사의 날

[동방 박사=사진 대니한]

한국에서 가장 큰 명절은 설과 추석이다. 모두 멀리 흩어진 가족들이 모이고, 차례를 지내면서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렇다면 스페인에서 한국의 추석 같은 큰 명절은 뭐가 있을까. 보통 크리스마스를 떠올린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보다 더 큰 스페인의 명절이 있다. 바로 ‘동방박사의 날’이다.

동방박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여 멀리 동쪽에서 별을 따라 찾아 온 3명의 박사이다. 동방박사의 날은 1월 6일이다. 스페인에서는 12월 25일 성탄절부터 1월 6일 동방박사의 날까지 계속되는 축제 분위기가 이어진다. 공식 휴일은 12월 25일, 1월 6일만이지만 남은 휴가를 많이 쓴다.

이 황금연휴이자 대명절에 모인 스페인 가족들의 가장 큰 주제는 뭘까. 가족의 안부를 묻고 그 다음에 가장 큰 대화 소재는 ‘메시와 호날두’의 나라답게 축구다. 그리고 비디오게임도 이어진다. 추석을 맞아 스페인의 가장 큰 기념일 ‘동방박사의 날’과 게임이야기를 전해본다.

■ 크리스마스보다 더 큰 스페인의 명절 ‘동방박사의 날’

한국은 올 추석은 10일간 황금연휴이었다. 이 ‘긴 추석’ 때문에 저마다 설렜고 들떴다. 긴 비즈니스 공백들을 대비하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고향으로 떠나기 위해 열차표를 예약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이들은 평소에 시간이 없어 가기 힘들었던 해외 여행도 계획하며 떠날 날만 기다렸다.

이처럼 한국에는 추석이라는 가장 큰 명절이 있듯이 스페인에도 큰 기념일이 있다.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의 큰 명절이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인 성탄절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 보다 더 큰 기념일이 있으니, 바로 '동방박사의 날'(Día de los reyes magos) 이다.

동방박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여 멀리 동쪽에서 별을 따라 찾아 온 3명의 박사이다. 이들은 아기 예수께 찾아가 경배하고 황금, 유황, 몰약을 선물로 바쳤다. 동방박사의 날은 1월 6일로 성탄절인 12월 25일부터 그 분위기가 시작된다. 연말, 연초를 지나 동방박사의 날에 최고조를 이룬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아기 예수=사진 대니한]

■ “동방박사가 왔다” 평생 잊지 못할, 연말-연초 황금축제

일반적으로 성탄절 전날인 12월 24일에 축제를 여는 것과 비슷하게 동방박사의 날도 그 전날인 1월 5일에 수도인 마드리드를 비롯,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등 전국 주요 도시들에서 축제를 연다. 마드리드의 경우 중심 거리인 카스테야나 거리(Paseo de la castella)에서 주 무대를 설치하여 2시간 이상 동안 다양한 퍼레이드를 펼쳐보인다. 마드리드 시청이 있는 시벨레스 광장(Plaza de cibeles)에서 마무리를 한다.

수많은 가족들이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2~3시간 전 부터 행사장에서 기다린다. 바닥에 앉기도 하고 사다리도 가져와서 퍼레이드를 더 잘 보기 위해 노력한다.

동방박사들, 자전거 그룹, 소방관, 기마병, 스타워즈, 하늘을 나는 요정, 만화 캐릭터, 전통 부족 등의 수많은 테마를 한 그룹들이 카스테야나 거리를 지나가면 스페인의 많은 방송사들이 나와 실시간으로 생중계를 한다. 어린이들은 후원 기업과 기관들에서 던져주는 다양한 사탕을 받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화려한 조명과 공연은 다른 곳에서 돈을 주고도 볼 수 없을 만큼 모두에게 멋진 추억을 안겨 준다.

[엘 코르떼 잉글레스(El Corte Ingles) 백화점 로고가 찍힌 퍼레이드 자동차=사진 대니한]
[국영방송 rtve의 어린이 채널 클란 10주년 퍼레이드 자동차, 왼쪽 삼성 스폰서 종이 왕관]
[마드리드 시청(구 우체국)과 시벨레스 광장. 사진=대니한]

■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음식과 선물 나눈다...한국 추석과 비슷

1월 6일이 되면, 온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에게 선물을 주며 다양한 스페인 음식을 함께 나눈다.

그 중 로스꼰 데 레예스(Roscón de Reyes)라는 크림이 잔뜩 들어간 스페인 전통 케이크가 있는데, 이 케이크 속에는 작은 인형과 콩이 각각 하나씩 들어 있다.

[로스콘 데 레예스. 사진=대니한]

케이크를 먹다가 인형을 발견하는 사람은 1년 내내 행운이 있고, 콩이 걸린 사람은 한턱을 내야하는 풍습이 있다.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먹고 마시며 즐기는 모습은 한국의 추석과 매우 비슷하다.

[사탕선물을 빠질 수 없다. 퍼레이드에서 받은 사탕. 사진=대니한]

■ 호날두냐 메시냐...명절에도 축구가 빠지면 심심해!

온 가족이 식사 후 디저트와 음료를 즐기면서 끝없는 수다를 떠는 것도 스페인 사람들의 특징이다.

명절 기간 가장 큰 대화의 소재가 바로 ‘축구’다. 스페인에는 레알 마드리드(Real Madrid CF), FC 바르셀로나(FC Barcelona),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lético de Madrid) 등의 세계적인 명문 축구 구단들이 있다.

[EA FIFA 18 포스터]

이들 소속의 크리스티아노 호날두(Cristiano Ronaldo)와 리오넬 메시(Lionel Messi)는 끝없는 논쟁의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 비디오 게임에서도 ‘호날두-메시’ 논쟁 이어져...FIFA 18 vs. PES 2018

축구 논쟁은 결국 거실에 있는 비디오 게임으로 이어진다. 작은 화면의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게임보다는 아직까지는 큰 TV화면을 함께 보며 즐기는 비디오 게임이 여전히 인기가 높다.

플레이스테이션 4 (PS4), 엑스박스(XBOX) 등의 피파(FIFA) 시리즈는 오랜기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9월 29일에 런칭하는 EA 스포츠의 ‘FIFA 18’은 레알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를 커버모델로하여 벌써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예약구매 접수도 받고 있다.

FC 바르셀로나를 앞세운 KONAMI의 ‘PES 2018(Pro Evolution Soccer 2018)’은 ‘FIFA 18’과 경쟁하게 될 축구 게임으로 함께 큰 기대를 얻고 있다.

[코나미 PES2018(KONAMI PES 2018)]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로 유명한 스페인은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함께 전세계 최상 축구 리그를 보유하고 있다. 열혈팬들도 둘째로 가면 서러워할 정도다. 명절에도 축구는 게임과 함께 가장 사랑받는 장외경기가 이어진 ‘핫하는 축구 나라’다.

스페인 = 대니한 hdanny83@gmail.com

대니한은?

스페인어게인 대표(스페인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및 스페인 1위 모바일광고 모부시(mobusi) 회사) 한중일 지사장, 스페인 IE 비즈니스스쿨 MBA 졸업.

'몰라' 또는 mola는?

스페인어이며, 영어의 cool 즉 멋지다 등의 구어체다. 또 스페인을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 알려드린다는 한글의미도 포함해 있다.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