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오픈포럼 뜨거운 열기...‘중동에 전략게임이 강한 이유’ 격론

중동 게임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이 새롭게 떠오르는 ‘블루오션’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다. 언어와 문화의 장애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바라볼 수는 없다. 다소 생소하고 낯선 중동 지역 게임 시장에 대한 현황과 진출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6월 27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는 ‘중동 게임시장 진출전략과 노하우’를 나누는 자리가 열렸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체육관광부가 함께 주최한 ‘게임콘텐츠 해외 활로개척을 위한 신흥시장 오픈 포럼’은 한국모바일게임협회(회장 황성익)가 주관했다.

지난 4월에 개최된 제1회 포럼에서는 인도시장 진출 전략과 현지 진출기업의 노하우를 나눈데 이어 이번 중동포럼도 120여명이 참석해 열띤 열기를 과시했다.

■ 콘진원 ‘중동시장 진출 전략 보고서’ “중동이 다 아랍권은 아니다”

이날 이태희 콘진원 과장은 직접 중동 현지를 방문해 조사한 중동시장 진출 전략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중동과 아랍권, 이슬람 문화권을 혼동한다. 하지만 서로 다른 개념이다. 중동은 지역, 아랍권은 언어, 이슬람 문화권은 종교를 기준이다. 중동이 바로 아랍권이 아니다. 예를 들면 이스라엘과 이란, 터키의 경우 중동 국가지만 아랍어를 쓰지 않아 아랍권으로 분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태희 콘진원 과장]

아랍어권은 메나(MENA,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아랍권 국가를 통칭)로 분류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이집트 등 20여개국이다. 또한 이슬람을 믿더라도 국가에 따라 시아파와 수니파로 나뉜다. 우선 타깃은 메나다.

중동 지역은 35세 이하의 인구가 68%를 차지한다. 그만큼 젊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률이 급격이 늘어 게임시장이 커지고 있어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우디, 카타르, 쿠웨이트, UAE는 인터넷 보급률이 90%로 한국 수준이다. UAE의 경우 모바일 보급률은 99%다. PC방에서는 리그오브레전드(10.21%) 방송시청(10.21) 오브워치(9) 카운터스트라이크(5.10) 도타(4.8) 배틀그라운드(4.8) 월드오브워크래프트(1.2) 순이다.

이 과장은 “페이스북 점유율은 82%다. 트위터는 30%으로 하락세다. 주목되는 것은 유튜브가 강하다. UAE 81%, 레바논은 67%다. 인구는 3.6억이다. 사우디 UAE 카타르가 게임에 관심이 크고 인프라도 한국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 마켓 상위 50개 게임 중 전략 장르 전체 매출 85%

게임 사업 전문 컨설팅 기업 피그(P.I.G.)의 김성현 팀장은 중동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꼽았다.

게임 장르로는 중동 시장 전체에서 전략 장르가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비스 중인 마켓 상위 50개 게임들 가운데 전략게임 장르가 전체 매출의 85%다.

[피그(P.I.G.)의 김성현 팀장]

그는 “전략 게임이 압도적이다. 언어가 현지화되어 있고, 아랍 문화 빌드를 출시한다. 앱애니 순위 24개 전략게임 중 17개가 아랍어 지원해 71%다. 아랍빌드도 7개 게임으로 29%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최근 중동 게임시장에는 글로벌 기업들의 시장 진입이 활발하다. 특히 중국 게임사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게임사가 개발한 ‘리벤지 오브 슐탄’이 대표적이다.

그는 “‘리벤지 오브 슐탄’은 원래 ‘클래시오브킹’과 비슷하다. 여기에다 중동 캐릭터, 중동 건물과 배경을 추가해 호감을 얻었다. 현재 현지 매출 1위로 전세계 1억 달러(1138억 5000만 원)를 기록했다”며 “한국 게임으로 상위권에 오른 ‘모두의 마블’도 아랍 배경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현지화 전략은 뭘까. 그는 “현지에 맞게, 즉 마켓스샷이나 아이콘도 아, 이 게임은 아랍스럽다고 느낄 정도로 친숙해야 전환율이 높아진다. 키워드 검색에도 아랍인들이 좋아하는 낙타 등 현지화가 필요하다. 중동시장은 전세계 전략게임이 다 모여있다. 그래서 퍼즐 등 아직 개척할 영역”이라고 말했다.

■ “‘리벤지오브슐탄’ 아랍마켓만 대상 중국서 개발”...이란 시장은 완전독립

[플레이사라비 아흐메드 알사파 사업개발총괄]

플레이사라비(Play 3arabi) 아흐메드 알사파 사업개발총괄은 “중동은 전쟁 등 경쟁적인 내용을 좋아한다. 대신 캐주얼은 안 먹힌다. 가령 사투리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각국 문화를 반영할 수 있다. 고리대금 이슈(선입관)가 있어서 크레디트카드(신용카드) 사용이 불가하다”며 설명했다.

‘리벤지오브슐탄’의 성공사례에 대해 아흐메드 알사파는 “중국에서 오로지 아랍마켓만 대상으로 개발했다. 먼저 아랍시장에 퍼블리싱을 했다. 그리고 성공한 이후 영문 서비스를 밟았다”고 밀했다

또한 이란을 근거지로 메나(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전문 퍼블리싱을 진행하는 디지 캐비어(Digi Caviar)의 한국지사장 라이언 김(Ryan Kim, 김성훈)은 ‘이란 게임시장에 대한 현황과 가능성’에 대해 강연했다.

라이언 김은 “이란은 블루오션이다. 미개척지다. 지난해 게임 시장이 200%나 성장했다. 고퀄리티 게임이 없어 목마르다. 직접 진출이 어렵지만 중국은 이미 발빠르게 준비해 진출했다”고 강조했다. 

이란 인구는 인구 7840만 명이다. 0~19세가 32.16%, 20~44세가 46.02%다.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는 나라다. 인터넷보급률은 약 65%, 4000만 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모바일인터넷을 선호한다. 삼성 40%-화웨이 25%, 기타 33% 비중으로 안드로이드폰 75%, 정식수입이 금지된 아이폰이 13%다.

[라이언 김 디지 캐비어 한국지사장]

이란은 구글-애플-페이스북-유튜브-트위터 접속이 금지된 나라다. 구글플레이와 iOS 스토어가 막혀있어 카페 바자르라는 자체 스토어가 52%를 차지한다. 게임은 아랍권 공통처럼 ‘남성향’ 전략게임이 최고인기다. 한때 제재된 ‘클래시오브클랜’도 이제 서비스를 재개되었다.

그는 “이란 게이머는 일본 스타일도 좋아하지 않다. 북미그래픽, 리얼풍을 선호한다. 재미있는 건 MMORPG가 없다는 점이다. 결제도 은행에서 한다. 비자카드 등도 통하지 않는다. BM(수익모델)의 경우 인앱 광고-글로벌 광고도 금지된다. 그러니까 로컬 광고업체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언 김은 “중동 시장은 금기 조항이 많다. 여성 캐릭터의 엉덩이 가슴 허벅지 노출은 금지된다. 의상 로컬화가 필수다. 그리고 국가간 대립요소, 반이슬람 콘텐츠와 카지노나 사행성은 출시 불가다”고 덧붙였다.

■ “먼저 이집트가 커뮤니티 만들면 큰손 사우디가 돈을 쓴다”

하워드 리(Howard Lee) 타하디게임미디어(Tahadi Games Media) 대표는 “중동 게임 시장은 단계가 있다. 이집트는 돈을 안쓰지만(매출 10% 비중) 유저가 많아 맨 먼저 커뮤니티를 만들고 게임 활성화를 한다. 이렇게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면 큰손 사우디 유저들이 돈을 쓴다”고 말했다.

[하워드 리 타하디게임미디어 대표]

그는 “아랍어는 23개국에서 쓴다. 지역에 접근하는 것은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 요르단 팔레이스타인, 모로코, 이집트 등 각 지역 성격이 다르다. 최근 사우디에는 14개 도시에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사우디와 이란-UAE-카타르가 게임 강국이다. 게임업계 희소식으로 볼 수 있다”이라고 전했다.  

신인경 맥스온소프트 대표 겸 얄라게임즈 대표는 “중동에서 7년간 온라인게임 ‘아스타스토리’를 서비스했다. 지난해 2월 ‘아스타스토리2’를 오픈했다. 6개월만에 닫았다. 그런데 100명이 ‘다시 오픈하라’ 댓글이 달리면서 5만 유저가 요청했다. 그래서 새 로컬빌링, 인증시스템, 모바일게임광고 솔루션을 세팅했다”고 경험을 소개했다.

온라인게임 유저 90%가 모바일게임까지 즐기면서 자발적으로 옮겨왔다.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중동 전문 퍼블리싱사 얄라게임즈를 설립했다. 처음에는 한국의 게임을 가져가겠다는 생각했다. 하지만 현지 환경에 맞춰 ‘전략게임을 먼저 개발하기로 했다.

얄라게임즈는 한국 소싱게임을 가져왔지만 번역-지원 등으로 인해 4개 게임은 서비스가 보류되었다. 중동은 글로벌 원빌드 전략도 쉽지 않았다.

그는 “아랍어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문자다. 보기에는 정상인데 실제 언어가 깨지는 경우도 있다. 현지 감성을 담지 않은 바에 로컬라이징이 가장 중요하다”며 "얄라게임즈는 중동 7년 노하우를 퍼블리싱으로 체계화해 꼼꼼한 현지화에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중동시장, 메이저게임사가 오지 않은 시장...중소게임사 도전할 만하다”

맥스온소프트는 이란의 삼손그룹과 이란 게임시장 공략을 위해 공동사업계약을 체결하였고, 하반기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 인구 8000만명에 주변국가까지 1억의 인구로 게임인구 2300만, 인프라가 스마트한 이란은 아직까지 개방되지 않아 신흥시장에 잠재력 높은 곳으로 지목된다.

총 인구수는 3.6억 명, 신흥시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중동시장은 단일 시장이 아니다. 중동시장은 특징은 전략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굉장히 높다, 현지 언어를 지원하는 것이 흥행에 중요하다는 점 등이 확인되었다.

[중동 특화 퍼블리싱사 얄라게임즈 홈페이지]

한국 게임 시장은 MORPG에 편중된 장르와 낮은 사양의 네트워크를 고려하지 않은 게임들이 많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신흥시장 오픈포럼은 신흥시장 개척을 통한 해외 진출 가속화와 중소게임사의 새로운 활로 모색을 위해 기획되었다.

신인경 대표는 "중동 유저들은 매우 충성도가 높아, 선점을 하게 되면 그 유저들은 평생 유저가 될 가능성이 많다. 이란을 비롯한 중동시장은 메이저 게임사가 오지 않은 시장이다. 소규모 개발자는 번역 지원 등 여력이 안되어 못간다. 하지만 중소개발사는 도전해볼만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파트너가 적다. 준비된 회사가 적다. 중소 개발사에 대한 파격적인 정부 지원과 함께 구체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현지 시장에 맞는 전략을 가진 퍼블리싱사를 통해 새 성공신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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