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리 칼럼...콘텐츠진흥원 직원 파견 중동 문화수출 선봉장 시선집중

▲ 사진=Tahadi Games Media

[하워드 리 두바이톡] 한국콘텐츠진흥원 직원 파견 중동 문화수출 선봉장 톡톡

지난 3월 10일 아랍에미리트 수도인 아부다비에 한국문화원이 개원하였다. 중동 국가 중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이집트에 이어 아라비아 반도 산유부국들 모임인 걸프협력협의회(GCC) 회원국 중에선 처음이다. 필자가 직간접적으로 연계되었던 한국 문화원 중 4번째다.

20세기 냉전체제 이후 세계화와 더불어 강대국들이 그들 국가의 경쟁력과 정체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고 국가 이미지 상승을 꾀하기 위해 ‘소프트파워’라고 일컫는 문화외교를 앞세우며 ‘문화의 시대’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국가 이미지 제고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적 이득을 동반하기 때문에 문화외교는 매우 중요하다.

아랍에미리트 역시 문화시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산유국이라는 국가의 정체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미국의 구겐하임 박물관의 분원을 아부다비에 유치하였고 경쟁국가인 카타르와 함께 문화 도시로의 탈바꿈을 꾀하고 있다.

▲ 사진=Louvre Museum Abu Dhabi, Guggenheim Museum in Abu Dhabi

이런 가운데 아부다비 한국문화원은 단지 한국문화 소개를 통한 문화예술 교류를 증진하는 기존 업무뿐만 아니라 해외 한국문화원으로선 처음으로 한국 콘텐츠산업의 중동지역 진출을 위한 첨병역할이라는 새로운 임무가 포함되었고 한국 콘텐츠진흥원 직원이 파견되었다.

물론 2000년대 후반부터 한국은 게임, 영상 등 콘텐츠 업체들이 중동에 진출하거나 파트너를 통해 사업을 전개하였고 두바이에서 개최되는 전시회를 통해 꾸준히 한국 콘텐츠를 소개하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아부다비 한국문화원 개원은 한국 콘텐츠 업계에게는 새로운 시장진출 지원을 위해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 중동에서 떨치고 있는 일본의 소프트파워

중동에서 일본의 소프트파워는 한국에서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1988년 일본 애니메이션 ‘아키라’가 처음으로 이 지역에 소개된 이후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게임기 및 콘텐츠를 통한 일본 콘텐츠의 파워는 청소년층은 물론 30~40대들에게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일본은 세계2차대전의 패전국에서 경제대국으로 탈바꿈하는 이미지 쇄신 전략의 하나로 국제교류기금(Japan Foundation)을 통해 문화외교전략을 펼쳤다. 최근에 들어선 경제산업성 주도하에 ‘쿨 재팬(Cool Japan)’ 브랜드전략을 강력하게 펼쳐 나가고 있다.

▲ 쿨 재팬 펀드 사진= www.cj-fund.co.jp

또한 전세계로 방송되고 있는 일본 공영방송 NHK 월드(World)는 전통문화와 다큐멘터리, 뉴스 제작물에 치중되어 있던 프로그램에서 신세대 외국인들이 좋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기 시작하였다. 또한 지난달엔 10여 콘텐츠 업체들로 구성된 ‘쿨 재팬’ 사절단이 아부다비 정부 미디어 기관을 방문하기도 하였다.

일본의 대표적인 콘텐츠인 ‘망가’(만화의 일본명)는 중동지역 전반에 걸쳐 다수의 팬클럽 커뮤니티가 활동하고 있고 심지어 일본 망가를 받아들이던 현지인들이 모방을 넘어 일본 망가 작가들도 어느 것이 일본 작품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 수준의 제작 능력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전세계적으로 국가 이미지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전세계 최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일본의 국가 이미지는 문화외교가 커다란 역할을 하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중에서도 크레이티브 산업에서 일본의 경쟁력과 창의성은 꾸준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며 국가 이미지 제고의 커다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드라마, 음악, 뷰티 등 중동에도 뜨거운 ‘한류’

이런 일본에 비해 뒤늦게 시작된 드라마, 음악, 뷰티 등을 통한 한류 붐은 중동지역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난주 아부다비에선 KCON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다수의 유명 가수들이 출연하였고 한국 드라마, 음식, 뷰티 제품들이 현지인들의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으며 게임 콘텐츠도 소개되었다.

▲ 사진=Koreaboo.com, KCON Abu Dhabi 2016

중동에서 한국 디지털콘텐츠의 대표 주자는 캐릭터 분야에선 ‘뽀로로’와 ‘뿌까’가 있고 온라인게임에선 ‘실크로드온라인’, ‘메틴2’, ‘스페셜포스’ 등이 있지만 이젠 예전만은 못한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온라인게임들이 속속 한국게임의 빈자리를 채워가고 있으며 모바일 콘텐츠 경우 아직 채 열리지 않은 이란 시장까지 진출하였다.

한국 온라인게임 업계에선 동남아는 물론 중동에서도 중국과의 경쟁이 불가피하고 모바일 게임의 경우 아직은 어느 특정 아시아 국가가 시장 점유율이 높다고 할 수 없어 아부다비 한국 문화원은 새로운 시장이 필요한 한국 업체들의 의지에 따라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전초기지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해 여름 한국문화원 관계자와 미팅할 때 현지인들에게 선보일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필요한 부문을 정리해서 전달한 바 있다. 그중 가상현실(VR) 분야는 업계 전문가와 상의하여 자료를 제공했다. 삼성전자의 기기 지원과 콘텐츠 진흥원에서 스코넥 엔터테인먼트의 ‘모탈블리츠’ 게임을 제공받아 조그마한 VR룸이 준비되었다.

▲ 사진=사우디 가제트, KCON Abu Dhabi 2016

필자 회사가 두바이정부와 접촉하여 한국파트너사가 개발한 재난대비 가상현실 훈련 체험 시뮬레이션 게임의 제안을 준비하고 있어 아랍에미리트는 한국 콘텐츠의 중동지역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의 가능성이 충분하며 향후 한국문화원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

중동은 70년대 우리 부모님 세대들이 열사의 땅에서 땀으로 일궈낸 훌륭한 신화가 있다. 그래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매우 좋다. 한국업체가 건설하고 있는 바카라 원자력 발전소는 이들에겐 40년만에 이룩한 기적과 같은 새로운 이미지의 한국이다. 그리고 아부다비는 중동 문화의 수도로 탈바꿈하려고 하고 있다.

현재 중동지역은 낮은 유가로 인해 건설시장을 장악하던 한국 건설업계가 가격 경쟁에서 중국업체에 밀려 주도권을 빼앗기기 시작하였다. 결국 한국은 저가의 경쟁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전환하여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야 하고 문화산업이 그런 역할의 선봉장이 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중동지역에서 콘텐츠 산업을 지원하기로 한 아부다비 주재 한국문화원이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길 기대하며 또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콘텐츠산업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제2, 제3의 한국문화원이 나타나길 고대한다. 그리고 이런 한국정부의 문화산업을 위한 부단한 노력은 언젠가 반드시 빛을 발할 것으로 믿는다.

하워드리 타하디게임즈 대표

하워드리 프로필

2011-현재 Tahadi Games Media FZ LLC 대표이사,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아부다비
2010-2011 NetGames Arena B.V., 대표이사, 네덜란드, 헤이그
2008-2010 Games Arena Ticaret Ltd. Sti, 대표이사, 터키, 이스탄불
2005-2008 Games-Masters.com Ltd, 대표이사, 영국, 쉐필드
2004-2008Eurobiz Strategies Ltd. 대표이사, 영국, 런던
2001-2003 Simentech Co., Ltd. 수석부사장, 한국, 서울
1999-2001 Click Entertainment Co., Ltd. 투자 자문, 수석부사장, 한국, 서울
1998-2000 Btobappararel.com Inc, 최고마케팅책임자, 미국, 캘리포니아
1998-1999 Namo Interactive 유럽사업대리인, 영국, 런던
스페인 Universidad de Politecnica del Madrid 졸업

<기타>
아랍에미리트 TF54 스타트업프로그램멘토
주 아랍에미리트 한국 문화원 설립 자문
IoT, Mobile App 엔젤투자자문
네덜란드 The Creative City of The Hague 홍보대사
영국 UKTI, DTI, 주한영국대사관, 프랑스 문화성게임산업자문, 말레이시아 MDEC 게임산업 자문
북유럽게임연합 Nordic Games 자문
한국 문화관광부, 정보통신부 산하기관 게임산업 자문
지스타유럽, 미주마케팅대행
inews24 칼럼니스트

■ 티하디게임즈는?

타하디 게임즈(Tahadi Games)는 2009년 두바이에서 설립되어 2011년 아부다비에 본사를 둔 아랍어 시장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 회사다. 그동안 ‘라그나로크’, ‘포인트 블랭크’ 등 9개의 한국, 중국, 대만 온라인 게임들을 영어와 아랍어 서비스를 했다.

2013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지사를 설립하였다. 2014년 후반부터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2015년 글로벌 게임 회사의 아랍 진출을 공동 진행하면서 디지털 콘텐츠의 아랍어와 터키어 현지화 사업을 신규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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