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삼국무쌍 언리쉬드’ 서용석 넥슨 사업실장, 정양조 넥슨 사업팀장 인터뷰

진짜다. 마침내 진짜가 왔다. 다수의 적을 한번에 베어버리는 일기당천 무쌍류 게임의 원조인 ‘진삼국무쌍’이 30일 모바일게임 시장에 상륙한다. 대만 개발사 엑스펙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하고 넥슨이 글로벌 서비스를 맡은 수집형 액션RPG ‘진삼국무쌍 언리쉬드’는 원작 ‘진삼국무쌍7’의 시원시원한 액션을 그대로 담았다. 원작 골수팬들과 액션RPG 유저들 양쪽 모두의 기대가 크다.

2013년에 나왔던 콘솔게임이 2017년 모바일게임으로 부활하기까지 퍼블리셔 넥슨의 역할은 결코 작지 않았다. 개발사와 상의해 콘텐츠 하나하나를 모바일에 맞게 손보고, 부분유료화에 맞는 비즈니스모델까지 도입했다. 코에이의 게임을 넥슨표 모바일게임으로 재탄생시킨 주역, 서용석 넥슨 사업실장과 정양조 넥슨 사업팀장을 판교 넥슨 본사에서 만났다.

일본어? 한국어? 더빙의 딜레마

인기가 높은 원작을 리메이크할 때는 으레 진통이 따른다. 특히 해외게임 더빙은 언제나 골칫거리다. 원작 음성 그대로 가자니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어색해하고, 한국어로 새로 더빙하자니 골수팬들이 불만을 터트린다. 넥슨 또한 어느 방식으로 할지 내부에서 고민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결국 둘 다 준비하기로 결정했다.

서 실장은 “일본어 더빙과 한국어 더빙 둘 다 준비했다”며 “한국어 더빙의 경우 원작(진삼국무쌍7)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원작 더빙을 맡았던 성우들을 최대한 기용했다”고 말했다. 기본값은 한국어 더빙이지만, 원작 음성에 익숙한 사람들을 위해 옵션에서 일본어로 바꿀 수 있도록 했다.

다행히 한국어 더빙에 대한 커뮤니티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특히 영화 ‘적벽대전2’에서 조조 역할을 맡았던 박일 성우의 나레이션에 찬사가 쏟아졌다. 웅장하고 깊이 있는 음성이 원작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정 팀장은 “심지어 개발사 엑스펙 엔터테인먼트에서 대만 버전에서도 박일 성우의 목소리를 쓰면 안되겠냐고 문의하기도 했다”며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어보다 몰입감이 높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서 실장은 “박일 성우도 나레이션을 맡으면서 삼국지의 전반적인 스토리를 알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용어 하나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를테면 원작에서 스토리를 따라가는 기본 모드는 ‘무쌍 모드’인데, 원작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그 말을 그대로 옮겨오려고 했더니 초보자들이 유저간에 전투를 벌이는 모드로 오해할 우려가 높았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스토리 모드’로 바꿨다는 설명이다.

시네마틱 영상을 삽입하는 작업에도 고민은 계속됐다. 원작의 주요 영상을 그대로 이식하려고 했더니 편당 10~15분에 육박하는 재생 시간이 문제였다. 아무래도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모바일 환경에는 맞지 않았다. 서 실장은 “엑기스만 발췌해서 최대 30초를 넘기지 않도록 재구성했다”며 “원저작권자인 코에이가 이 부분을 잘 이해해줬다”고 말했다.

무쌍하면 개떼같이 몰려오는 게 매력

‘진삼국무쌍 언리쉬드’의 매력은 역시 시원시원한 액션이다. 특히 칼을 한 번 휘둘러 수십명의 몬스터들을 한꺼번에 쓰러트리는 것이야말로 게임의 백미다. 그런데 모바일 환경으로 옮기려다보니 끊임없이 쏟아지는 몬스터들로 인해 과부하가 걸렸다. 어쩔 수 없이 몬스터 수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넥슨은 과부하 때문에 게임의 매력을 잃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서 실장은 “진삼국무쌍은 개떼같이 몬스터들이 몰려오는 게 매력”이라며 “몬스터 수를 줄이면 무쌍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지스타 버전에서는 프레임 드랍이 발생했지만, 지금은 거의 해결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 팀장도 “몬스터 개체 수는 최대한 유지하는 방향으로 최적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기존 액션 RPG와의 차별점은 확실히 갖췄다. 서 실장은 “모바일에서 이정도까지 엄청난 적군이 등장하고, 또 그걸 한번에 베어버리는 게임은 확신하건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자동전투 켜놓고 지켜보는 게임이 많은데, 진삼국무쌍은 거기서 멈춰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광역스킬을 시전할 때나 연속공격을 시전할 때는 일일이 방향을 지정하고 콘트롤하지 않으면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팀장도 “몬스터들을 날리는 모드나 마차를 깨부수는 모드 등에서도 스킬 콘트롤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며 “섬세하게 스킬을 콘트롤하면 추가 공격을 넣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시간 PvP(대전) 콘텐츠에서는 지연시간(레이턴시)이 불가피하게 발생했다. 그래서 권역별로 서버를 분리시켰다. 한국은 한국서버에서, 북미는 북미서버에서 각각 PvP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대신 실시간 콘텐츠가 아닌 비동기식 콘텐츠는 전세계를 하나로 묶었다. 정 팀장은 “전세계 유저들과 한 서버에서 만난다는 것은 분명한 강점”이라면서도 “지연시간이 발생하는 부분은 권역별로 나누어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큰 용량이 허들, 게임 완성도로 극복할 것

‘진삼국무쌍 언리쉬드’는 올해 1월 한국, 독일, 대만, 미국을 대상으로 글로벌 시범 테스트를 실시했다. 다행히 생각했던 것보다 전반적으로 지표가 높았다고 했다. 설치 용량이 1기가가 넘는 고용량임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 유저들도 많이 유입되어 관심을 보였다.

서 실장은 “4개국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실제로는 수십개 국가에서 들어왔다”며 “고용량이 분명히 허들이 될 수는 있지만 게임 완성도가 그 허들을 뛰어넘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픽 퀄리티를 낮춘다거나 콘텐츠를 줄이지는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정식 서비스부터는 전용무기 시스템을 새로 추가해 수집욕을 자극하겠다는 전략이다. 관우는 청룡언월도, 장비는 장팔사모, 제갈량은 부채 등 영웅마다 자신만의 전용무기를 장착했을 때 추가 효과가 발생한다. 서 실장은 “관우 하면 역시 청룡언월도”라며 “유비도 청룡언월도를 장착할 수는 있지만 외형이 바뀌지도 않고 추가 효과도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웅과 무기는 가챠로 뽑는 방식이다. 하지만 무과금 유저를 위해 결제하지 않아도 영웅과 무기를 얻을 수 있는 길을 준비해놓았다. 서 실장은 “보스레이드 등 게임콘텐츠를 통해서도 재료를 얻을 수 있다”며 “무기는 강화할 수 있지만, 유저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전용무기에는 강화를 도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성과를 예상하냐는 질문에 서 실장은 “내부에서 정해놓은 목표가 있지만 말하기는 곤란하다”며 “그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성적이 잘 나오면 삼국지 조조전 등 다른 게임과도 콜라보 이벤트를 하고 싶다”며 “마음 속 콜라보 리스트는 10개가 넘는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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