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재단 1주년, 한게임 출발 때 기획보고 투자 기억 ‘보은’

[인터뷰]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 1주년 와이드 토크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은 늘 ‘열정’이 넘친다. 그는 1년 전 '사람 가치'로 보면 가장 비쌀 때, 인생 전성기에 모든 것을 놓고 게임인재단을 설립할 때 모두 놀랐다. 그리고 역시 그답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게임인’이라고 칭했다. 게임을 하는 자부심과 연대의식이 묻어 있다. 그리고 ‘게임인’은 이제 보통 명사가 되었다.

“인생의 프라임 타임에 많은 오퍼(제안)를 뿌리치고 공익근무처럼 연봉도 없이 시작한 일이다. 비싼 때, 인생 전성기에 게임 산업을 벗어나 재단으로 왔지만 ‘나 잘 살고 있느냐’는 생각을 할 때 스트레스도 많았다.”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을 재단 1년을 맞아 만났다. 게임업계 공동 이슈에 기대가 호응이 적을 때 힘이 빠졌지만, 마침 한게임 1세대 김정호-문태식-김창근-정욱 4인방이 개인 자격으로 2억 5000만원 기부금 약정을 해줘 기뻐했다. 그에게서 '므흣한'(흐뭇한 인터넷 용어) 게임인재단 1주년을 돌아봤다.

■ “우리 일 대신 해줘 고맙다. 한게임 1세대 4인방 2억 5000만원”
재단 1주년을 잊지 않고 물심(物心) 양면으로 도운 이들이 있다. 바로 김정호-문태식-김창근-정욱 등 한게임 1세대 4인방이다. 이들은 3월 18일 개인 자격으로 재단에 1년 맞아 기부금 2억 5000억원을 약정했다.

이미 보도자료가 나왔으니 내용보다 그의 소감을 들어볼 차례다. “1년간 재단을 이끌어오면서 기부가 생각보다 실제로 많지 않았다. 그런데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문태식 마음골프 대표, 김창근 전 조이맥스 대표, 정욱 넵튠 대표가 모여 ‘열심히 하는 것이 자랑스럽다. 우리 대신 해줘 고맙다’는 의미로 문 대표 1억원 포함, 각각 5000만원을 개인 자격으로 기부를 해주었다. 조금 슬럼프에 빠져 있었는데 옛동료의 응원이 힘이 샘솟았다. 역시 의리 있는 한게임 출신들이다.”

한게임 1세대 정욱-남궁훈-김창근-김정호. 아래 사진 왼쪽 아래 두번째 문태식 대표
남궁훈 이사장이 재단사업 중 가장 보람을 하고 있는 것이 ‘힘내라! 게임人상’이다. 옛 동료들이 재단으로 와서 약정식을 맺을 때 절로 한게임 초기 시절을 떠올렸다고 한다.

“한게임 초기에 미래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 사회서 보기 좋은 팀이냐. 비전은 있느냐. 망하면 어떡하냐 등. 멀쩡한 삼성에서 나와 첫 월급 60만원을 받았다. 기획을 보고 사전 제작비 600만원을 받으니 날아갈 것 같았다. 돈이 아니라 인정받았다는 점에 스스로 에너지를 얻은 힐러 같은 느낌이었다.”

이렇게 시작한 한게임은 이후 네이버와 합병하면서 최근 20여년간 한국 IT업계 상징적인 아이콘으로 자리잡으며 한국 최대 포털 신화를 만들었다. ‘힘내라 게임人상’ 설립은 그 당시의 받은 사랑에 대한 ‘보은’이다.

그는 “은혜는 갚는 것이 아니라 베푸는 것이다. 사회에 은혜를 줄 수 있다”고 시작한 게임人상은 “이제 9회차가 되어 월 1000만원에서 2개월마다 1회 2000만원, 30인 중소기업에서 50인 이하로 발전 변모하면서 게임에 대한 객관적인 인정과 평가, 신뢰를 받고 있어 보람이 있다"라고 웃었다.

■ 게임人상에다 게임人펀드, 글로벌 퍼블리싱 "상상하는 구조 구축"
‘힘내라 게임人상’은  상금외에도 게임의 완성도를 다듬는 테스트 프로그램을 지원해 출시에 도움이 준다. 여기에다 게임인재단은 단순투자에서 성공까지 욕심을 위해 ‘게임人  펀드’도 조성했다.

남궁훈 이사장은 “지난해 7월부터 본격 가동 중인 ‘‘네이버 한국투자 힘내라! 게임人 펀드(이하 게임인 펀드)’는 선배 게임인들이 후배 스타트업 게임인을 지원하는 게임인 선 순환 기부 문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게임 산업의 활성화를 돕기 위해 게임업계 1세대를 중심으로 조성된 100억 원 규모의 펀드”이라고 소개했다.

게임인재단의 ‘힘내라! 게임人상’ 수상작을 주요 투자 대상작으로 추천, 우선 검토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나인엠인터랙티브가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운용하는 ‘게임인 펀드’ 제 1호의 주인공이 됐다. 주인공은 수수료의 일부를 재단에 기부한다.

여기에다 이들 중소게임사들이 글로벌 진출해 나갈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 남궁 이사장은 “중소게임사들은 돌파구가 없다. 이 세 가지는 의미있는 시도다”라고 설명했다.

게임업계에서 작명을 잘하기로 남궁훈 이사장을 따라올 사람도 별로 없다. 한게임이나 위미 등이 그가 지은 이름으로 꽤나 유명도가 높았다.

‘게임人’도 그가 주창한 용어이다. 가령 건설인재단은 없다. 그러나 영화나 음악이나 연극계에는 ‘끌어주고 밀어주는’ 돈독한 선후배 문화가 있다. 존경을 표시하면서 연대의식을 상징하는 말이라는 것.

그는 “게임人이라는 말도 게임업계 종사자의 자부심과 연대의식이 배어있다. 이제 게임인 스스로 존경받고 존경하는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 문화회식처럼 게임 이외 문화계와도 연대하면서 새로운 문화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한 살 맞은 재단, 이제 ‘입법’ 등에 대해 용기있게 접근할 때
게임인재단은 1년간 수많은 사회와 소통해왔다. 그렇다면 새로운 1년은 어떤 방향을 잡았을까.

남궁 이사장은 “1년은 위상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내부 결속과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올해에는 애써 외면해왔던 사회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겠다”며 “나쁜 법은 제대로 지적하고, 장점은 꾸준히 제대로 알리는 것을 하겠다. 방어적으로 대응을 하는 것은 이미 만들어놓은 프레임에 끌려가 소모적이 될 수 있다. 재단은 공격적으로 자세로 지속적으로 사회에 이야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사회에 얘기할 거리가 중요하다. 그는 “가령 왜 게임이 좋으냐라는 질문을 해도 정리가 안되어 있다. 요약본이라도 없다. 술술 이야기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라도 만들어야 한다”며 “‘나도 게임인입니다’라는 영상 프로젝트 UCC이나 학부모와 구직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취업 1차면접 통과 기획도 ‘입사’타이틀을 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에게 미래에 취업을 하려면 게임을 알아야 한다. 인터넷 모르는 것과 같다. 삶의 일부이자 산업의 핵심요소라는 점을 강조하면 고개를 끄덕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아프리카TV나 온게임넷에 ‘나도 게임인입니다’를 동영상을 노출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나도 게임인입니다!-겜밍아웃’ 캠페인 UCC 공모전 수상자들.
실제 네시삼십삼분(대표 소태환, 장원상 이하 4:33)이 후원하는 ‘나도 게임인입니다!-겜밍아웃’ 캠페인 UCC 공모전에는 총 100여 편의 영상이 접수 됐다. 수상자들은 총 1000만원의 상금과 함께 4:33 입사 지원시 서류 심사 및 1차 면접 면제 혜택이 제공되었다.

게임인재단 직원은 광명 사회복지단 등 대외 봉사활동도 한다. 특히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도 키넥트 같은 게임기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게임기를 통해 소외층의 게임 즐기기를 지원하고 있다.
 

한살배기를 넘어 더 훌쩍 큰 게임인재단. '은혜는 갚는 것이 아니라 베푼다'는 남궁 이사장의 길 안내를 따라 용기를 갖고 사회과 소통하는 큰 걸음을 시작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 남궁훈 이사장은?
2013.11 ~ (現)게임인재단 이사장
2012.03 ~ 2013.06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대표
2010.01 CJ E&M 등기이사
2009.12 CJ인터넷 대표이사
2007.08 ~ 2008.09NHN USA 대표이사
2007 ~ 2007.08NHN USA COO
2006 ~ 2007NHN 한국 게임 총괄
2002 ~ 2006NHN 엔터테인먼트 사업부장
2000 ~ 2001NHN 인도네시아 법인 총괄
1999 ~ 2000한게임 커뮤니케이션 사업 부장
1997 ~ 1998삼성SDS 유니텔 기획 및 마케팅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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