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신 본부장 “레이븐 신호탄, 공급 과잉-해외 진출 등 가속페달 밟을 것”

자본 시장의 원리를 살펴보면 소위 ‘탈카카오’ 현상은 공급 과잉에서 찾을 수 있다. 시장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기 때문이다. 적정한 수요를 획득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속성이다.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지난 수년간 바로 이런 치열한 ‘공급 과잉’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수년 간의 개발 기간과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대작 위주의 온라인 게임조차도, 신작의 성공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던 상황이다. 이때 등장한 카카오 게임하기의 성공 사례는, 일시에 모든 게임 시장을 모바일 게임과 카카오 게임하기에 편중시키는 ‘폭풍의 핵’으로 자리매김 해 왔다.

카카오 게임하기의 최근 분기(2014년 4/4분기) 매출은 약 683억 원에 달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 성장세는 확연히 둔화 국면에 접어들어서, 다음카카오로서도 다른 사업 모델을 강구하여 매출 성장세를 이뤄나가기 위한 사업 다각화에 힘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포털사이트 다음과의 합병 이후 관심을 가져 온 한국 시장의 O2O(Online to Offline) 사업 모델과, 국내 게임을 중국 시장에 퍼블리싱하는 사업 등이 새로 제시된 사업 다각화의 일환이라고 보여진다.

■ 한국 탈피 해외 외연 확대 실패-캐주얼 기반 요인
카카오 게임하기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지 못하는 원인 중 첫 번째로 제한된 한국 시장을 탈피해 해외 시장으로 외연의 확대를 이뤄나가지 못한 것을 들 수 있다.

만약 게임개발사의 참여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대상 국가를 점진적으로 늘려왔다면 게임을 마케팅하는 플랫폼으로서 지금과 같은 매출 증가세의 적체를 겪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 게임하기의 경우 시장 다변화를 이루지 못한 것과는 별도로 게임 플랫폼이 갖는 대상 고객의 특성이 캐주얼 게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한계를 점차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초기 ‘애니팡’으로 대변되는 캐주얼 기반 게임으로 시작되니 성공사례들이 해가 거듭될수록 순위권 안에 고착되어 큰 변화가 없는 점을 볼 때 여전히 카카오게임하기의 주력 매출원은 카카오톡을 통해 즐기는 캐주얼 게임에 적합한 고객층으로부터 나온다고 볼 수 있다.

■ 최근 출시 ‘레이븐’ 등 RPG, 네이버와 악수 ‘시선집중’
이런 면 때문에 최근 출시되는 RPG류의 모바일 게임들로부터 카카오 게임하기를 게임 플랫폼으로서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눈에 띄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넷마블게임즈의 하드코어 모바일 RPG 게임인 ‘레이븐’이다. ‘레이븐’의 경우에는 카카오게임하기를 선택하지 않은 대신, 네이버의 OAuth인증을 사용자 확인 수단으로 사용하며 마케팅의 적극적인 제휴를 도모하고 있어 주목을 끈 바 있다.

넷마블의 이러한 선택은 카카오게임하기가 강점을 보이는 마케팅 효과가 캐주얼에 집중된다는 앞선 설명을 반영했다고 보여진다. 즉 자사의 게임 ‘레이븐’의 경우 캐주얼 성향의 타겟 고객 층이 주류를 이루는 카카오게임하기와는 적합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또 하나 최근 눈여겨볼 점 중에 하나는 네이버의 라인이 국내 시장에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게임하기가 SNS의 성공으로 확보한 사용자들에게 모바일 게임을 노출시키는 마케팅 플랫폼의 속성을 더해 성공의 토대를 이뤘다면, 상대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열세였던 네이버 라인의 경우에는 반대의 전략을 펴고 있다.

소비자들이 이미 카카오게임하기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에서, 특정 게임 콘텐츠의 높은 인기를 통해 우회적으로 라인 가입자를 확대하려는 전략이 그것이다. 이미 수백억의 비용을 투자한 마케팅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시장에 안착한 슈퍼셀의 ‘클래시오브클랜’ 사례를 재현하듯, ‘라인 레인저스’를 엄청난 물량으로 광고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라인이 이러한 마케팅의 수혜로 어느 정도 국내에서의 사용자가 확대되고, 잇달아 써드파티 게임들에게 마케팅 플랫폼으로서의 문호를 개방한다면 바람직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엔씨 등 한국 게임 최강자들 모바일 플랫폼 구축 움직임
마지막으로 국내의 게임 플랫폼 환경에 영향을 미칠만한 것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과열 국면을 비교적 관망하던 자세를 취해왔던 대형 선두 업체들이 독자적으로 모바일 게임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취하고 있는 점이다.

엔씨소프트의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는 최근 "모바일 시대를 맞아 게임업체가 소작농이 됐다"는 발언으로 주목을 끌기도 했다. 퍼블리셔와 카카오게임, 애플 혹은 구글의 앱스토어에 이르는 복수의 단계를 거쳐 유저에게 게임이 전달되는 최근의 구조로는, 게임 개발사가 극히 제한적인 수익만을 얻을 수 밖에 없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발언은 엔씨소프트가 자체적인 게임 플랫폼을 기획하기에 이르렀다는 원인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기도 한다. 엔씨소프트가 연내에 오픈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는 ‘엔씨 클라우드(가칭)’가 바로 그것이다. 지스타에서 선보여 관심을 끌었던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대작인 ‘리니지이터널’도 바로 이 엔씨 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자체 마케팅 플랫폼을 일찍이 구축해서 독자적으로 자사 게임들의 유저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다가 뒤늦게 카카오 게임하기에 대응을 했던 공통점을 가진 게임빌과 컴투스의 경우에도 인수 이후, 지난해 6월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인 ‘하이브’를 통해 독자 플랫폼을 통한 게임 출시에 공동 대응을 하고 있다.

유저들의 커뮤니티까지도 포함한 마케팅 플랫폼의 성격이 강한 하이브의 경우에는 약 7~8종의 게임이 서비스되고 있다. ‘서머너즈워’ 등 글로벌을 대상으로 하는 원빌드 게임들로 킬러 콘텐츠 전략을 진행해 오고 있다. 즉 전세계 시장을 단일 시장으로 보고, 유저들의 유입을 보장할 만한 게임 콘텐츠를 활용 플랫폼의 시장 안착을 유도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 한국 모바일 게임 비중 20% 훌쩍...공격적 모바일게임 광고 쏟아져
한국 전체 게임 시장의 연간 규모는 이제 10조 원에 달한다. 이 중 모바일 게임의 비중은 20%가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에는 수배억원 대에 이를 정도의 대규모 마케팅 자금을 한국 시장에 투입한 다국적 기업과, 한국 대형 게임 회사들의 마케팅 드라이브가 거세게 불고 있다.

공중파 TV의 광고 중 골든 타임 대에도 마치 2000년을 전후한 인터넷 기업들의 사례들을 연상하리만큼 공격적인 모바일 게임 업체의 광고들로 거의 채워지고 있다.

시장이 커지고 자본력을 앞세운 마케팅의 거센 조류가 휩쓸고 있는 지금과 같은 때일수록, 중소 모바일 게임 개발사가 기댈 수 있는 마케팅 플랫폼의 다양화가 절실한 것이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게임 마케팅 플랫폼의 다변화는 이러한 중소 게임 개발사들의 이해에 부합하는 움직임으로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특정 플랫폼에 국한한 전략은 글로벌 시장으로부터의 격리를 불러올 수 있음을 경계해야만 한다. 글로벌 시장의 보편성을 위해 한국에만 서비스 비중이 높은 카카오게임하기의 사용자 인증을 바탕으로 한 카카오 게임이 구글의 피처드 게임에 선택되지 못하는 것이 그 예이다.

한국 게임 개발사가 자사의 게임에 적합하고 유리한 선택을 다양한 플랫폼으로부터 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최종신 파수닷컴 클라우드서비스 본부장 choigoda@naver.com

■ 최종신 본부장은?
(주)파수닷컴 클라우드서비스 본부장(2014)

바른손크리에이티브(구 스튜디오나인) 대표이사 (2004~2012)

바른손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세중게임박스 마케팅 팀장(마이크로소프트 Xbox)

삼성물산 해외사업팀, 신규사업기획팀 외 문화관광부 발간 게임백서 집필위원(2010~ 2013)

문화융성위원회 콘텐츠 진흥 전략 추진단(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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