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영웅’ 흥행대박, 텐센트-라인 1300억 투자유치 이슈메이커

2014년 게임업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은 권준모 네시삼십삼분 의장(50)이다. 말 그대로 “이룰 것은 다 이룬” 한해를 보낸 뉴스메이커다.

심리학 교수 출신인 그는 한국 최대게임사 넥슨 대표-한국게임산업협회장을 지내면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5년 전 넥슨 대표에서 물러나 스마트폰 시대를 발맞춰 4:33을 창업했다. 3년간 힘든 시절도 겪었지만 지난해 게임 ‘활’로 ‘기적처럼’ 흥행과녁을 적중했다.

갑오년 청말띠인 올해는 더 화려했다. IT-게임 분야에서 다음과 합병한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과 함께 가장 주목받는 ‘스타 CEO’로 등극한 것이다. 지난해 자체 개발작 ‘회색도시’에서 퍼블리싱작인 ‘수호지’로 영역을 넓힌 후, 올해는 콜라보레이션 작 ‘블레이드’ ‘영웅’에서 연속 초대형 흥행 장외홈런을 날렸다. 특히 ‘블레이드’는 모바일게임으로 19년 만에 첫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통령상을 받았다.

권 의장의 ‘서프라이즈’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네시삼십삼분이 중국 텐센트와 네이버의 라인으로부터 1300억 투자유치를 따내며 ‘10x10x10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 모바일게임 10개를 퍼블리싱해 10개 국가에서 성공시킨 뒤 개발한 게임 회사 10개를 기업공개하겠다는 그의 야심에 한국 게임업계가 다시 깜짝 놀랐다.

■ ‘블레이드’ 10개월 1000억원, ‘영웅’ 1개월 100억원 매출
그가 이끌고 있는 네시삼십삼분의 올해 게임 성적표는 눈부시다. 개발은 개발, 퍼블리싱이면 퍼블리싱, 콜라보레이션이면 콜라보레이션, 그가 손을 대면 마법처럼 ‘미다스의 손’이 되었다. 네시삼십삼분은 하루아침에 ‘모바일게임 새 명가’로 우뚝 솟았다.

메이저 게임사들이 실적 부진으로 기를 못 펴고 있는 시기에 스타트업으로 시작된 네시삼십삼분은 올해 들어 ‘물 만난 것’처럼 승승장구했다. 퍼블리싱한 6개 모바일게임 중 ‘블레이드’ ‘영웅’이 각각 1000억 원(10개월 누적), 100억 원 매출(1개월 누적)에 올라 모바일게임계에 ‘네시삼십삼분’의 시대를 선언했다.

게임업계서 주목한 것은 네시삼십삼분의 게임들이 모두 ‘시장에서 안된다’는 고정개념을 깨고 보란 듯이 성공했다는 점이다. 단순히 ‘운발’로 성공 신화를 일군 것이 아니라는 점.

2013년 1월 자체 개발작 ‘활’로 ‘그래픽이 안 좋다’는 평을 뒤로하며 흥행 물꼬를 열었다. 같은해 7월 역시 자체 개발작 ‘회색도시’도 ‘스마트폰에서 비주얼 노벨은 시기 상조’라는 우려스런 시선을 씻어냈다.

지난해 10월 18일 첫 퍼블리싱 ‘수호지’를 서비스하며 개발사만이 아닌 사업 영역 확장에 성공했다. 구글플레이 매출 200~300위였던 ‘바이킹워즈’를 퍼블리싱을 맡은 뒤, ‘수호지’로 스킨 변경-튜토리얼 개선 후 마케팅의 힘으로 한 달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5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미 망한 게임은 다시 살리기 어렵다”는 속설을 깨면서 1년이 지난 지금도 구글플레이 매출 10~50위권이다.

올해는 명실상부 ‘블레이드’의 해다. 4월 내놓은 ‘블레이드’는 40일 만에 300만 다운로드수를 달성해 최단시간, 최다 다운로드 기록을 세웠다. 출시 8개월 간 누적 매출 1000억을 기록했다.

김재영 PD의 ‘블레이드’(액션스퀘어)에다 지난 11월 18일 ‘서든어택’의 유명 개발자 백승훈 PD의 ‘영웅’(썸에이지)도 출시해 매출 순위 10위 안에 진입했다. 출시 28일 만에 누적 100억 원 달성해 ‘블레이드’에 이어 콜라보레이션 2호에도 성공, ‘쌍끌이 흥행’ 신화를 썼다.

■ “연속적인 비결은요? 마음을 얻고 파트너십 중요”
그렇다면 이러한 연속적인 성공의 비결은 뭘까? 세밑에 서울 삼성동 네시삼십분 인근에서 만난 권 의장은 “마음을 얻으니 비즈니스는 따라오는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교수도 넥슨 대표도, 게임산업협회장라는 예전의 마음의 짐을 다 내려놓으니 새로운 길이 보였다”라며 웃었다. 실제 스타트업으로 변신하면서 그는 “~덕분입니다”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네시삼십분 5주년에는 회사 옥상에서 바비큐파티를 열어 전 직원에게 고기를 직접 구워 주기도 했다.

심리학과 교수 출신인 권준모 의장은 개발사와 파트너십에 대해 단순히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아닌 '신뢰'라고 강조한다. 김재영 PD와 백승훈 PD는 기자에게 “개발 중 권 의장이 직접 몇 번씩 찾아와 격려해주고 필요한 것은 다 요청하라고 했다. 단순한 퍼블리셔가 아닌 '가족처럼' 발을 벗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었다”고 말했다.

권 의장은 “파트너십이란 사회적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가치를 믿음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하나의 팩트가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이 중요해졌다. 각각의 가치를 연결하고 흐름과 맥락을 만들어 더 큰 가치를 만드는 게 저와 네시삼십분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10x10x10 프로젝트’도 “단순히 비즈니스가 아니라, 각각 10개의 가치들을 어떻게 연결시키고 어떤 맥락에서 해석되게 할 것인가 고민한다”고 강조했다.

권 의장은 게임을 맛집에 비유했다. 맛집 중 인테리어가 훌륭한 집은 거의 없다는 것. 허름하고 좁더라도 ‘맛’ 있는 집은 밖에서 덜덜 떨면서도 길게 줄을 늘어선다는 것.

“음식의 본질은 인테리어가 아니라 ‘맛’이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활’ ‘회색도시’ ‘수호지’ ‘블레이드’는 모두 안 되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며,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측하는 분이 많았다. 하지만, 게임의 본질은 ‘재미’다. 그 게임들은 ‘재미’가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게임업계에서 학벌과 외모, 언변, 광폭 인맥 등 어느 하나도 빠지지 않는 그가 대뜸 ‘스타트업’으로 새 출발한 것이 역발상이었다. 그리고 5년 만에 “잘 될까”라는 우려에서 “역시 권준모다”라는 확인시키며 고공비행하고 있다. 갑오년 게임업계 최고 ‘스타 CEO’로 등극한 그가 여러 번 강조한 “고정 관념을 깨고 본질에 집중하라”는 말이 귀에 생생했다.

네시삼십삼분은 내년 상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 상장되면 네시삼십삼분 지분 가치는 1조원 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왔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 권준모 의장은?
출생 1964년 12월 26일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 심리학 박사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 심리학 석사
서울대학교 심리학 학사

현재 네시삼십삼분 의장
2009.07 네시삼십삼분 대표이사
2007.03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2006.10 넥슨 공동 대표이사
2005.05 넥슨모바일 대표이사
2001.09 엔텔리젼트 설립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
경희사이버대학 자문교수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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