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및 질의응답] 나딕게임즈 개발-넥슨 서비스, 액션 MORPG와 AOS의 조화

차가운 바람을 맞을 때마다 온 몸의 세포가 비명을 지를 만큼 추웠던 12월 17일, 게임 기자들은 경기도 성남 판교에 위치한 넥슨 사옥으로 소환되었다. 이유는 단 하나, 바로 ‘클로저스’ 미디어 시연회 때문이다.

‘클로저스’는 나딕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 예정인 신개념 액션 MORPG로 12월 23일부터 본격적으로 오픈베타(OBT)를 시작할 예정이다. 따라서 일주일 전에 진행된 미디어 시연회는 완성된 게임의 모습을 자랑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다.

이런 좋은 일에 빠질 수는 없지만, 너무나도 추운 날씨에 정신이 아득해진 기자는 ‘나는 지금 아무 생각이 없다. 왜냐면 아무런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라는 건전하고 깨끗한 마음가짐(?)으로 게임에 임했다. 그래서 약 한 시간 정도로 진행된 스토리 모드와 AOS 모드의 플레이 소감을 의식에 흐름에 따라 자유롭게 작성해보았다.

■ 익숙한 강남역에 나타난 차원종으로 색다른 기분

‘클로저스’를 직접 플레이 한 것은 처음이었지만, 게임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부터 들었다. 지난 11월 열린 ‘지스타(G-Star)’ 기간에 일러스트를 보고 취향을 저격당한 게이머들의 시끄러운 아우성이 SNS를 통해 울려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게임을 시작할 때부터 ‘어디 한번 내 취향도 저격해보시지’라는 건방진 마음으로 로그인을 했는데, 예상치 못한 복병이 있었다. 게임의 배경이 바로 기자의 사무실이 있는 강남이었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익숙한 강남역 지하철 출구가 게임 속에 등장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마치 집에서 영화 촬영을 하고, 나중에 영화관에서 그 모습을 모르는 사람들과 다같이 보는 기분이었다. 대체로 게임의 배경은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곳이었다. 하지만 골목 하나까지도 잘 알고 있는 곳에서 게임을 하게 되니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퀘스트를 받으면서도 ‘어머 여기 떡볶이 가게 맛있는데’라며 잡생각을 하기도 하고, 몬스터를 죽이면서 뒷배경에 혹시나 사무실이 보이지는 않을까 설레면서 플레이를 했다. 결국 사무실은 찾지 못했지만, 게임을 하며 눈앞에서 달려드는 몬스터가 아닌 배경에 집중한 것은 처음이었다.

류금태 ‘클로저스’ 총괄 PD는 “시작하는 지역인 강남 신논현역 근처에서부터 튜토리얼에 맞게 흘러감에 따라 여러 가지 사건들이 일어날 것”라며, 앞으로 스토리에 맞게 지역이 추가될 예정이라 전했다. 언젠가는 과음하고 길바닥에 드러누운 후 웬만하면 안가는 안암도, 첫 데이트를 했던 설레는 홍대 근처도 게임에서 볼 날을 기대해본다.

■ 혹시 서유리 캐릭터는 ‘열파참’을 외칠까?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이다. 어떤 캐릭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게임을 쉽고 재밌게 플레이 할 수도, 혹은 영원히 고통 받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 선택창이 나오자마자, 기자가 거침없이 선택한 것은 당연 ‘서유리’ 캐릭터였다. 레인저 클래스의 서유리 캐릭터는 도도한 까만 긴 생머리와 훌륭한 교복 패션으로 마음을 사로잡았을 뿐만 아니라, 왠지 총을 쏠 때마다 ‘열!파!참!’을 외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막 캐릭터를 선택하고 튜토리얼을 막 시작하려던 찰나,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시는 한 개발자분을 발견하고 “어떤 캐릭터가 제일 쉬운가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단호박처럼 단호하게 “서유리가 가장 어렵습니다”라며 못을 박고, 커다란 칼을 휘두르는 게임 덕후 ‘이세하’를 추천했다. “남자는 싫은데...”라며 툴툴거렸지만, 평타질에 익숙한 기자에게 안성맞춤인 캐릭터였다.

‘클로저스’에서는 캐릭터마다 다양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단순히 연속으로 공격하는 콤보 기술뿐만 아니라,궁극기로 어떤 상황에서든 빠져나올 수 있는 기술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유저는 이 스킬들을 사용해 ‘차원종’들을 해치워야 한다.

유난히도 이빨이 많았던 차원종들은 생김새만큼 어렵지는 않았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체력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패턴이 단순해서 게이머라면 본능적으로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류금태 PD는 “초반에는 공격을 이어나가기 쉽도록 세팅된 상태다. 뒤로 갈수록 똑똑한 AI를 보게 될 것이다. 특히 유저처럼 인간형으로 고속으로 움직이며 콤보를 시전하는 몹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 키보드 액션 최강의 조합 3D와 고정시점, 여기에 성우 목소리까지!

또 한 가지 특이한 것은, 풀 3D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고정시점을 선택했다는 것. 왜 자유롭게 시점을 돌리도록 설정하지 않았을까? 류 PD는 “코스튬이나 역동적인 화면 샷을 보여주기 위해서 3D를 선택했다. 하지만 횡스크롤과 고정시점으로 정한 이유는, 게임성을 살리기에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다. 키보드 액션에서 가장 최적의 조합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후에 전용 컨트롤러 패드를 지원할 계획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수정하고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아, 언제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세하 캐릭터로 열심히 aszx키를 누르며 차원종을 처리하고 있는데 캐릭터를 추천해준 개발자분이 조용히 다가왔다. ‘혹시 나는 특별 케어해주는건가..?’라며 설레여하던 기자에게 개발자분은 “저.. 이거 성우 하나하나 다 녹음한거예요. 이어폰 끼고 들으면서 게임하세요...”라고 수줍게 말을 건넸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중간중간 영상을 꽤 볼 수 있는데, 개발자가 직접 추천할 만큼, 성우들의 연기가 실감나고 재밌다. 12월 23일 오픈하는 ‘클로저스’에서 크리스마스를 대비한 그린라이트 따위는 켜지지 않았다. 성우의 목소리만 켜졌을 뿐이다.

■ 액션과 AOS 독특한 만남, 공평한 승리의 기쁨

스토리 모드가 게임의 모드를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면, 본격적으로 스킬을 남발하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곳은 AOS 대전이었다. 사실 액션게임과 AOS의 조합은 마치 치킨과 누룽지의 만남처럼 낯설다. 하지만 바삭한 치킨이 아닌 누룽지 백숙이 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류금태 PD는 “기존의 액션 게임은 1:1, 3:3 등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다양한 게임을 하면서 이미 PVP의 승패가 정해져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아이템 효과 등이 추가되면 싸우기도 전에 불가능한 상대가 생긴다. 이렇게 되면 ‘난 100% 질 거야’라는 생각에 게임을 하지 않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클로저스’에서는 전투에 소질이 있든 없든, 잘하든 못하든, 전략을 잘 이끌거나 성장을 하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승리를 맛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유저들의 지속점 참여를 유도하고 풀을 넓히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즉, ‘클로저스’에서는 단순히 개인의 승리를 통한 쾌감이 아니라 유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승리의 기쁨을 공평하게 누릴 수 있다는 희망으로 즐거움을 주려는 것.

일단 백문이불여일견이니, 직접 AOS 모드도 플레이해보았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플레이해본 유저라면 어렵지 않게 플레이 할 수 있다. 상대편의 탑을 부수고 미니언을 처치하며 골드를 얻을 수 있고, 상점에서 아이템을 구매하고 레벨업을 하면 스킬을 찍을 수 있다.

기존의 AOS와는 큰 차별성을 느끼지 못했지만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 상대편 캐릭터와 조금 더 액션감 넘치게 싸울 수 있었다. 비록 기자의 경우 ‘미디어14’라는 아이디를 쓴 상대편 캐릭터에게 시연 시간 내내 액션감 넘치게 맞아죽었지만 말이다. 계속 맞기만 한 탓인지, 액션에서 다소 ‘합’이 맞지 않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류 PD는 “‘클로저스’에서는 콤보와 스킬이 다양하게 연결된다. 당연히 이를 연계해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일 생각했는데, 유저들에게 어렵다는 피드백이 있어 반성하고 있다. 스킬 및 평타가 쉽게 연결될 수 있고, 학습이 쉬워지도록 판정에서 변화를 줄 것”이라 설명했다.

클로저스는 12월 23일 오픈베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스타트를 끊는다. 이후 1월에는 정식 요원 3종, 신규 지역과 클로저가 추가되고, 2월에는 정식 요원 1종과 신규지역과 클로저가 추가되는 등 업데이트 계획이 이미 마련되어 있다. 2014년의 마지막을 장식한 ‘클로저스’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지 기대해본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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