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생 ‘리니지 이터널’-시작한 연인 ‘문명온라인’ 등 이미지 분석

“지스타 출품 5개사의 MMORPG, 이미지로 보니 개성만점.”

한국 최대의 게임축제 ‘지스타(G-Star)2014’가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지난 11월 20일부터 23일까지 열렸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했다. 국내외 내로라하는 게임사들이 B2B와 B2C 부스로 참가했다. 비즈니스 상담과 유저와의 만남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역대 최대 규모인 35개국 617개 국내외 게임관련 기업이 참석했다. 총 2558 부스를 열었고, 관람객 역시 22만 명을 돌파하며 기록만으로도 지난해를 뛰어넘었다.

올해 게임업계는 완전히 모바일 게임이 강세였지만 B2C 부스에서는 온라인 게임 특히 MMORPG 장르가 풍년을 이뤄 온라인게임 유저들이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엔씨소프트, 넥슨, 스마일게이트, 엑스엘게임즈, 액토즈소프트가 준비한 대작 게임들이었다.

총 5개의 게임사에서 선보인 다양한 온라인 MMORPG 게임들은 같은 장르임에도 각기 다른 개성과 특색에서는 확 달랐다. 지스타 B2C를 장식한 MMORPG 게임들의 어떤 표정인지를 총정리해본다.

■ “복학생 오빠같은 진지함, ‘리니지 이터널’

먼저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표정을 말하자면 ‘대학교 전공시간 복학생 오빠같은 진지함’이다. 엔씨가 선보인 두 개의 게임들은 모두 고퀄리티의 엔씨다운 게임이기 때문이다.

대작 MMORPG ‘리니지 이터널’을 시연할 수 있는 자리를 200석 가량 마련했고, ‘프로젝트 혼’의 영상을 볼 수 있는 좌석 100석을 마련했다. 흔히 상상하는 엔씨 스케일에 맞게 어마어마했다.

‘프로젝트 혼’은 메카닉을 소재로 한 FPS 장르로 게임을 시연할 수는 없었지만 SF영화를 방불케하는 고퀄리티의 영상을 통해 ‘얼마나 이 영상을 만드는 개발자들이 고생했을까’와 함께 ‘믿고 보는 엔씨’를 느낄 수 있었다.

엔씨의 지스타 메인 게임인 ‘리니지 이터널’의 경우 어두침침한 느낌의 MMORPG로 유명한 ‘디아블로’를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거기에 엔씨스러운 진지함 두 스푼과 무거움 한 스푼 반을 넣고, ‘드래그 스킬’의 신선함 반 스푼, 예쁜 캐릭터를 세 스푼 을 넣으면 ‘리니지 이터널’이 완성된다.

■ “스타일 바꾼 신입생 ‘스마일게이트’ 게임 3종

스마일게이트(권혁빈 회장)의 표정은 ‘수능이 끝나고 스타일을 확 바꿔서 주위 반응에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신입생’이다. 올해로 첫 B2C에 나온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아제라’와 ‘로스트 아크’ 부스는 장엄한 느낌을 살렸지만, ‘스카이 사가’ 부스는 화이트톤에 알록달록한 색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기존에는 다소 남성적인 FPS 게임 ‘크로스파이어’를 단일 타이틀로 내세우며 이름을 알린 스마일게이트지만, 이번에는 다른 장르의 게임들은 물론, 기존의 거친(?)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게임까지 선보이며 다양한 매력을 뽐낸 것.

부스에는 높은 곳에 위치해 외부 시선을 차단하며 더욱 호기심을 끈 MMORPG ‘아제라’의 시연석과 함께 ‘로스트 아크’ 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좌석 100석을 설치했다. 또한 화려하면서 아기자기한 샌드박스 게임인 ‘스카이사가’의 다양한 이벤트 공간을 마련했다.

특히 ‘로스트 아크’의 경우 게임을 시연해볼 수는 없었지만, 영상을 보기 위해 관람객은 한 시간 이상 기다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20분의 긴 상영 시간을 짧게 느끼며 영상관을 나서며 “빨리 나오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표시할 정도였다.

■ 츤데레 넥슨 게임 9종,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 다양하게 준비했어”

전체적으로 시크한 블랙 톤으로 부스를 꾸민 넥슨(대표 박지원)은 200부스로 지스타에 참가했다.

올해 넥슨의 표정은 ‘여동생 많은 츤데레(겉으로는 차갑지만 마음은 따뜻한) 오빠’로, 도도한 표정을 지으며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양하게 준비해봤어”라고 말할 것 같다. 많은 게임으로 지스타에 출전해서 모든 게임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넥슨의 온라인 게임 라인업은 ‘서든어택2’, ‘메이플스토리2’, ‘공각기동대’, ‘페리아연대기’, ‘클로저스’, ‘아이마’, ‘수신학원 아르피엘’, ‘트리 오브 세이피어’, ‘하이퍼유니버스’로 9종이라는 그 숫자만을 세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모바일 4종을 제외하고 나머지 게임은 시연석을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하지만 속성 영상으로 게임 속으로 풍덩 빠져보는 재미를 만끽했다. 영상은 작은 스크린이 아니라, 부스 전체 4면에서 모두 볼 수 있었다.

비록 시연을 할 수 없고, 영상으로만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아쉬웠지만 한 번에 수많은 게임을 공평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개이득(매우 이득)’이었다.

■ 막 연애를 시작하는 연인 ‘문명 온라인’

엑스엘게임즈(대표 송재경)는 ‘문명온라인’ 단일 게임으로 부스를 꾸몄다. 부스를 상형문자로 꾸며 독특한 분위기를 뽐낸 ‘문명 온라인’의 표정은 ‘막 연애를 시작하는 연인들의 얼굴’이었다. 한번 제대로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채, 초집중 상태로 시간가는 줄 모르기 때문이다.

‘문명 온라인’은 유명 전략 시뮬레이션 ‘시드 마이어의 문명’을 MMORPG로 재구성한 게임이다. PC게임의 ‘시드 마이어의 문명’은 “빠져들면 헤어나올 수 없는 악마의 게임” 중 하나로 유명하다. ‘시드 마이어의 문명’은 “문명하셨습니다(‘문명’하다가 운명하셨습니다)”라는 유행어를 가질 만큼 한번 제대로 빠져들면 헤어나올 수 없는 게임으로 유명하다.

현장에서 ‘문명 온라인’을 하는 유저들은 뒤에서 기자가 사진을 찍는 줄 모르는 것은 물론, 연인과 함께 플레이하면서도 게임에 초집중하는 위험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스타가 마치면 11월 25일부터 6일간 2차 CBT를 진행할 예정으로, 이번 행사를 통해 ‘입소문’을 톡톡히 체험했다.

■ 리메이크 앨범 낸 가수 ‘파이널판타지 14’

액토즈소프트(대표 전동해)의 ‘파이널판타지 14’은 ‘문명 온라인’처럼 단일 부스로 참석했다. 부스에서 엿본 ‘파이널판타지 14’의 표정을 비유하자면 ‘오랜만에 리메이크 곡 앨범을 내고 기대 반, 걱정 반인 가수’이다.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팬층이 두터운 게임이다. 이미 글로벌 서버를 통해 게임이 서비스되고 있으며, 한국에는 2015년부터 서비스할 예정이라 진작부터 팬들의 기대와 관심이 뜨거웠다.

특히 ‘파이널판타지 14’의 경우, 요시다 나오키 PD가 완전히 리뉴얼을 하면서 새롭게 바뀌어 호평을 받고 있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지난 한국 기자 간담회에서도 참석한 바 있는 요시다 나오키 PD도 이번 지스타 현장에 직접 방문해 유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모두 다른 게임성을 가지고,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출발선에 서있는 달리기 주자’와 같이 두려움도 있지만 우승의 기대와 설렘이 가득하다는 것. 모바일 게임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시점이지만, 온라인 게임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몸소 보여주는 이들의 레이스에 응원을 보낸다.

부산=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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