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운영위원장 이후 10년 동행 “바다이야기로 지스타 해체될 뻔”

최근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이라는 말을 가장 실감하는 이가 있다. 바로 서태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이다. 그는 최관호 네오위즈 인터넷 대표와 함께 지스타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회장 남경필, K-iDEA)는 4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지스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올해 행사의 규모와 전략을 공개했다.

현장에서 서태건 지스타공동집행위원장을 만나 'Game is not over(게임은 끝나지 않는다)' 슬로건처럼 열 살을 맞은 지스타에 대한 감회와 역대 최대 규모로 부산 벡스코(11월 20~23일)에sd서 열리는 행사에 대해 들어보았다.

■ ‘바다이야기’로 “지스타 하느냐 마느냐” 끝 기사회생
1988년 삼성전자 경영기획실에 입사 이후 광소프트사업팀(1992년), 삼성영상사업단 전략기획팀장(1995년), 미디어콘텐츠센터 그룹장(1998년)을 맡아 게임을 인연을 맺은 서 원장은 2004년 한국게임사업개발원 산업진흥본부장으로 부임해 지스타와 인생와 끊을 수 없는 인연을 맺는다.

그는 “2005년 제1회 지스타부터 지스타운영위원장을 맡았다. 그런데 온라인게임과 무관한 사행성 오락실(PC방이 아닌) 게임 ‘바다이야기’가 터져 3년 동안 최악의 침체기에 들어들어면서 한국게임산업 전체가 큰 소용돌이에 휩싸였다”고 회고했다.

지스타도 위기에 부닥쳤다. “‘바다이야기’ 충격은 결국 ‘지스타를 하느냐마느냐’로 이어져 조직위를 해산했다. 하지만 문화부 외부 컨설팅 끝에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 이관되어 극적으로 회생했다. 그때가 제 인생의 몇몇 안되는 큰 보람이 있는 시절이다.”

인생은 재밌다. 그는 지금까지 제1회부터 올해 제10회 지스타까지 지난 10년 동안 지스타를 주관하는 유일한 한사람으로 남아 있다. 2009년 두 기관이 기관통합되어 지스타 업무를 맡았고, 이어서 4년 전 부산정보산업진흥원으로 와서 또 지스타운영위원장을 맡았다.

■ “지스타 나무, 뿌리를 내렸으니 더 키우자”
올해 지스타는 열 살 생일상을 받았다. 10년 어깨동무한 산증인으로 남보다 더 보람을 느끼고 더 기쁘다.

그는 “지스타는 1~3회까지는 지스타조직위원회 사무국에서 주관했다. 개최장소와 운영 때문에 잡음이 있었다. 이후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지스타 추진TF팀과 함께 제4회 지스타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또한 장소문제도 게임협회가 중심이 되어 진행된 선정 절차를 걸쳐 지스타의 개최지를 부산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는 5,6,7,8,9회 등 회를 거듭하면서 양적-질적으로 급성장했다. “2016년까지 부산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지스타 10번째 생일을 맞이하면서 남다른 감회에 젖는다. 많은 이들이 욕심을 낼 정도로 성장한 세계적인 국제 게임전시회가 되었다는 뿌듯함도 느낀다.”

“열살짜리 지스타는 생명체다. 토양을 만들었으니 이제 더 크게 키웠으면 좋겠다”며 “사회적인 이슈나 정치-사행성의 이슈가 연동되어 힘드는 경우가 있지만 ‘산업은 산업’으로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부산시장 게임산업 1000억 투자 진정성 믿어달라”
지스타운영위원장이자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인 그는 부산시의 게임산업 지원에 대해서도 ‘깨알같은’ 홍보도 빼놓지 않았다. ‘게임법’ 서명 때문에 한때 오해를 받았지만 서병수 부산시장의 게임산업 1000억 투자에 대해 ‘진정성을 믿어달라’는 것.

지난달 해운대에서 개최된 LOL 챔스 섬머 결승전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은 “게임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리고 “항상 게임업계 편에 서있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현장에서는 부산시가 게임산업에 1000억원 투자를 하겠다는 매머드 계획을 발표해 게임업계를 놀라게 했다.

서 원장은 “서 시장의 의지는 분명하다. 게임산업 예산 1000억 투자 계획은 진정성이 있다. 지스타에 대해 애정이 크고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최근 게임문화재단 재정지원이 중단된 게임과몰입상담치료센터에 대하여 부산 시비를 투입하여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부산은 건전한 게임 문화조성을 위해 테이블 보드게임과 LOL대회와 같은 대형 국제e스포츠대회 등도 계속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부산은 지스타 개최도시로서 게임의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고 게임의 역기능을 최소해 가면서 게임산업 진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게임산업의 99%가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 '포코팡'(트리노드, 대표 김준수) '방탈출'(게임데이, 대표 권동혁) '오퍼레이션7'(파크이에스엠, 대표 이승찬) 등 글로벌 히트작을 내고 있는 부산의 게임산업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웃었다.

■ 이미 큰손이 된 중국...한국게임도 연매출 4조원 나와야
지스타의 산파역이자 동반자인 서 원장은 “지스타는 대한민국게임의 자존심”이라고 말한다. 뼛속까지 ‘지스타DNA’를 갖는 '지스타맨'이다.

지스타2014를 준비하면서 ‘한일 게임 애니송 페스티벌’(11월 23일)을 영화의 전당 야외 무대에서 연다. 이 행사는 서 원장의 역할이 크다. “게임과 애니메이션이 함께하는 행사다. 지스타 10주년 기념행사 중 하나다. 한국과 일본이, 특히 부산시가 적극 협조했다”고 소개했다.

올해 지스타는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 한국 최대 게임사가 참석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다. 엔씨소프트의 관계사 엔트리브소프트, 넥슨의 관계사 네오플과 넥슨 GT가 참석한 점이 한몫했다. 스마일게이트와 엑스엘게임즈, 소니와 유니티코리아도 참석한다.

그는 “올해 초 신청의사를 밝혔다 각종 이슈에 불참으로 바뀐 회사도 있다. 그런 점이 없으면 더 많은 회사가 참석 가능했을 것이다. 올해 미국의 GDC, 중국의 차이나조이, 독일의 GC 행사장에서 느낀 점 중 하나가, 한국게임기업인들의 모습이 별로 보이질 않았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게임기업이 글로벌 경쟁에 뒤처지면 어쩌나 하는 우려를 하게 되었다. 한국게임이 중국게임 기업에게 잠식당하고 있다는 점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중국은 이제 자체적으로도 충분한 기술력과 시장을 갖췄다. 한국게임기업 중에는 1조 이상의 기업도 나오긴 했지만 글로벌 게임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연매출 4조원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스타의 산증인인 그는 “해외 게임쇼에 가보면 이구동성으로 지스타는 비즈니스는 지스타가 최고다. 꼭 가보고 싶은 B2B의 대표 게임쇼다라는 평가해 기쁘다”며 다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지스타뿐만 아니라 한국의 게임기업의 성장을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 애국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모든 이해 관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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