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치킨을 시켜야 할까, 후라이드 치킨을 시켜야할까?

밤마다 치느님을 갈구하는 사람들의 영원히 풀리지 않는 고민이다. 게임업계에도 이처럼 명확한 답을 알 수 없는 고민이 있다. 바로 ‘1000만 다운로드가 어려울까,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는 것이 어려울까’라는 질문이다.

스마트폰 게임 시대가 활짝 열린 지 어느덧 2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모바일 게임이 탄생하고 또 많은 게임들이 스러졌다. 그렇다면 그 중 유저들의 사랑을 받으며 빛을 본 게임은 과연 몇 개나 될까?

2014년 4월 2일 기준으로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올라온 게임은 421개다. 이 중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게임은 11개에 불과하다. 1000만 다운로드면 대한민국 인구의 약 5분의 1에 달하는 숫자다. 결과도 엄청나지만 400개가 넘는 카카오 게임 중 ‘영광의 주인공’으로 등극한 게임은 40분의 1에 불과한 11개밖에 되지 않았다.

■ 애니팡-윈드러너-쿠키런-포코팡, 1000만 다운로드 ‘40개 중 하나’

게임톡이 목록을 작성해보니 선데이토즈의 ‘애니팡’과 ‘애니팡 사천성’, 넥스트플로어의 ‘드래곤플라이트’, 위메이드의 ‘캔디팡’과 ‘윈드러너’, 넷마블의 ‘다함께 차차차’와 ‘모두의 마블’, ‘다함께 퐁퐁퐁’,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핫독스튜디오의 ‘모두의 게임’, NHN엔터테인먼트의 ‘포코팡’이다.

카카오의 내부 자료에 의한 매출의 경우, 그동안 누적 매출 100억 이상의 게임이 25개, 300억 이상이 11개, 700억 이상이 5개, 1000억 이상이 1개로 약 42개의 게임이 기록적 매출을 냈다. 이를 다시 장르로 나누어보니 캐주얼 게임이 140억 원, RPG가 170억 원, SNG가 20억 원, 슈팅이 20억 원의 월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그러니까 11개의 게임 중 대부분은 짜릿한 매출 상위권을 ‘맛본’ 게임이다. 그래서 게임톡이 그들에게 물어봤다. “과연 1000만 다운로드와 매출 상위권 진입, 뭐가 더 어려웠나요?”

■ “1000만 다운로드가 더 어렵다” 4개사

의견은 분분했다. 11개의 게임 중, 1000만 다운로드가 어렵다고 답한 게임은 4개, 매출 상위권 진입이 더 어렵다고 말한 게임은 5개, 도저히 둘 중에 고르지 못하겠다며 ‘양념반 후라이드반 무 많이’를 외친 게임은 2개였다.

우선 1000만 다운로드가 어렵다고 말한 이유를 들어봤다.

“매출 상위권 진입은 아무래도 상대적인 평가다. 하지만 1000만 다운로드는 절대적인 수치에 도달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상위권에 진입한다 하더라도 순위에서의 매출 격차는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A사)

“스마트폰 게임 초기에는 게임수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지금보다 1000만 다운로드 달성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게임이 굉장히 많아졌다. 1000만 다운로드 달성이 점점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B사)

최근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게임은 트리노드가 개발하고 NHN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하는 ‘포코팡’이다. 기자 간담회에서 김준수 트리노드 대표는 “600만 다운로드는 게임을 출시하고 얼마 되지 않아 달성했지만 1000만 다운로드까지는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 시장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반에는 퍼즐을 좋아하는 유저가 다운을 받았다면, 이제는 퍼즐을 좋아하지 않던 유저들까지 꾸준히 다운로드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최현동 NHN스튜디오629 대표 역시, “1000만 다운로드 달성은 콘텐츠만 좋아서 되는 것도 아니고, 퍼블리셔만의 힘도 아니고 콘텐츠와 서비스 모두 시너지효과를 낼 때 가능한 것 같다. 하나의 큰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 5개사는 “매출 상위권 진입 더 어렵다”

매출이 더 어렵다고 택한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바 있는 게임사의 말을 들어보았다.

“초기에 나온 게임이라 사실 1000만 다운로드까지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 게임을 사랑한 유저들 덕분에 1000만 다운로드는 저절로 달성했다. 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게임 내 BM이 명확하지 않았던 시기라 매출이 어려웠다.”

또 다른 게임사의 경우 “아무래도 매출이다. 게임 내 이벤트를 하지 않으면 유저들이 금방 흥미를 잃어, 꾸준한 업데이트는 물론 다양한 이벤트와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 또한 다운로드수는 누적되기 때문에, 시간이 걸려도 언젠가는 달성할 수 있지만, 매출 상위권은 계속 지키기 어렵다”고 전했다.

둘다 어렵다고 이야기한 게임들의 경우, “게임 장르와 개발사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어떤 게임은 적은 유저로도 높은 매출이 가능하고, 캐주얼 게임의 경우 초기 진입장벽이 낮아 1000만 다운로드를 금방 달성하기도 한다. 그 어느 것이 더 어렵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양념 치킨도 맛있고 후라이드 치킨도 맛있는 것처럼, 1000만 다운로드와 매출 상위권 둘 다 결코 쉽지 않다. 카카오 게임을 기준으로 400개가 넘는 게임 중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게임은 11개에 불과하다. 누적매출 100억 원 이상의 게임은 42개로 전체 게임 중 10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게임의 수는 점점 많아지고, 시장이 성숙한 만큼 모바일 게임의 경쟁은 더욱더 치열해질 것이다. 더욱이 밴드게임 등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비 카톡게임도 속속 출현하면서 시장도 다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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