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유저도 마음껏 즐기는 시즌3 준비한 김부강 디렉터 인터뷰

탄탄한 스토리로 게이머들에게 인정받은 모바일 게임을 막상 찾아보면 드물다. 모바일 게임은 보통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모되는 스토리 비중을 줄이고 전투와 파밍 재미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방치형 게임이 유행하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스토리 중요도가 더욱더 낮아졌다. 그래도 모바일 게임의 스토리 서사와 감성은 중요하다.

무엇보다 게임 플레이의 지속성과 IP의 확장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원신, 명일방주, 블루 아카이브 등 인기 서브컬처 게임들이 TV 애니메이션에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도 탄탄한 스토리가 받쳐준 덕분이다.

스토리가 우수한 게임은 림버스 컴퍼니, 리버스1999, 루시드 드림 어드벤처, 가디언 테일즈 정도다. 개인적으로 해당 리스트 중에서 가장 감명 깊게 느꼈던 게임은 카카오게임즈 '가디언 테일즈'다.

여러 퍼즐 요소도 신선했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스토리를 감상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덕분에 과거 가디언 테일즈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 열심히 동료들에게 홍보했던 추억도 있다.

가디언 테일즈는 지난해 4월 김부강 디렉터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맞이했다. 김 디렉터는 사춘기 시절부터 RPG 개발자를 꿈꿔왔다. 그리고 3년 전 가디언 테일즈를 만난 이후 동고동락한 끝에 디렉터의 자리에 올랐다. 

디렉터가 된 그는 가디언 테일즈를 냉정하게 점검하고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더욱더 재밌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막상 게임을 해부하니 고쳐야 할 것들이 산더미였다. 지난해 유저 간담회 Q&A에서는 유저들에게 80여 개의 개선 요청을 받았다.

그는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시즌2를 매듭짓고 만족스러운 시즌3를 선보이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그리고 결과물을 선보일 시간이 곧 다가오고 있다

최근 스토리 게임을 찾던 중 가디언 테일즈에 다시금 관심이 생긴 기자는 가디언 테일즈 시즌3가 어떻게 개발 중인지 알아보기 위해 콩스튜디오를 방문했다. 회의실에서 엎드려 잠을 자고 있는 누군가가 눈에 들어왔다. 김부강 디렉터였다. 시즌3 준비로 밤을 새운 탓에 '피곤'이라는 단어가 얼굴에 떡하니 씌여있었다.

김 디렉터는 바쁜 시간이지만 흔쾌히 시간을 내줬다.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면서 그가 얼마나 가디언 테일즈를 사랑하는지, 유저들을 위해 얼마나 헌신하는지 알 수 있었다. 곧 선보일 시즌3를 성공시키기 위해 개발자들과 혼신의 힘을 쏟아붓고 있는 김 디렉터의 지난해 리뷰와 출사표를 직접 들어봤다.

- 김부강 콩스튜디오 가디언 테일즈 디렉터
- 김부강 콩스튜디오 가디언 테일즈 디렉터

Q. 가디언 테일즈 외 여가 시간에는 주로 어떤 게임을 즐기는가? 

대전 게임을 자주 즐긴다. RPG도 좋아하지만 현재 시즌3 준비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Q. 어렸을 때 인생 게임은?

스퀘어에닉스 '파이널판타지6'가 기준점과 같은 게임이다.

 

Q. 지난해를 리뷰한다면?

디렉터로 부임한 지 첫 해였는데 많이 익숙해졌다. 무언가 추진하고 싶은 욕심에 비해 먼저 알아야 할 것들이 많았다. 생각처럼 잘되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기였다. 이를 토대로 향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작년에도 수많은 공약을 지켰는데 가장 어려웠던 것은 무엇이었나?

자잘한 요청 사항이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은 어렵다기보다는 신경을 쓸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였다. 그보다 사실 시즌2를 지난해 끝내기로 약속했는데 그 공약을 지키려고 전력을 다한 게 가장 어려웠다. 결국 완결 일정이 조금 미뤄졌다. 월드 17에서 완성도가 만족스럽지 않아서 월드 18을 준비할 때 욕심을 많이 부리고 고민을 많이 한 결과다. 

 

Q. 시즌3 방향성과 콘셉트를 설명한다면?

스토리는 틀이 어느 정도 잡힌 상황이다. 그래서 콘텐츠의 다양성과 깊이 개선에 많이 신경 썼다. 플레이 호흡이라 해야 하나. 다음 스토리까지 어떻게 게임을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들까를 채우는 일에 집중했다.  

Q. 신규 유저 유입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디렉터를 맡고 나서 신규 유저 유입이 많이 늘진 않았다. 3주년 시기에 소폭 늘어났던 정도다. 꾸준히 신규 기사들이 모험을 시작하고 있지만 폭발적이진 않다. 사실 그동안 이를 크게 유도하지 않았다. 

오히려 월드가 계속 늘어나고 볼륨이 크니까 신규 유저들이 따라가기 벅차 그 월드를 다 즐기지 못한 경향이 많았다. 시즌3에서는 이를 대폭 개선해서 본격적으로 신규 기사 유입에 나설 계획이다.

 

Q. 스토리로 호평을 받고 있다. 혹시 지난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는 별도의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 없는가?

게임 내적으로 제공할 계획은 없다. 가급적이면 게임 플레이와 함께 스토리를 즐기길 바란다. 현재까진 다시 하기 기능을 꾸준히 추가해 지난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는 정도로 생각 중이다. 유튜브로도 풀 스토리가 공개되고 있는데 게임에 직접 입문해서 해보길 바란다.

 

Q. 플레이어블 영웅이 기사로 고정되어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다.

선택의 문제다. 시즌2의 경우 기사와 공주가 중심이니까 몰입감을 위한 조치였다. 시즌3에는 유저들이 직접 육성한 영웅들을 스토리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변경할 계획이다. 다만 기사로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하는 유저들을 위해 기사의 사용감도 크게 개선했다. 취향에 따라 선택하길 바란다.

 

Q. 지난해 신규 소환 시스템을 언급한 바 있다. 상세하게 설명한다면?

3성 영웅이 상당히 많아졌다. 기존 4~5개씩 픽업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는 로테이션이 너무 길어졌다. 이로 인해 신규 유저들은 마음에 드는 영웅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픽뚫을 좋아하지 않고 기존 픽업이 현재 가디언 테일즈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각 영웅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선택 픽업 시스템을 제공할 계획이다. 해당 픽업 시스템에서는 유저들이 5개의 영웅을 선택하면 해당 영웅들이 나오는 방식이다. 

해당 시스템을 도입하면 원하는 영웅을 쉽게 모을 수 있다. 중복 뽑기를 강요하는 게임도 아니니까 각 영웅들의 가치가 낮아지게 된다. 신규 영웅 가치가 보존되도록 출시 기간을 조정할 방침이다. 

시즌3에서는 신규 유저들이 기존 등장했던 영웅 중 원하는 것들을 쉽게 뽑을 수 있고 영웅을 다 수집한 기존 유저는 신규 영웅 픽업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까 전반적으로 만족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Q. 파티 프리셋이 부족하다.

시즌3에서 UI와 함께 프리셋 시스템을 개선할 예정이다. 30개의 프리셋으로 모든 콘텐츠를 즐겨야 한다. 업데이트가 적용되면 콘텐츠마다 프리셋을 지정할 수 있도록 설정하는 방식이다. 

Q. 13챕터 이후 다시 보기 기능은 언제쯤 추가되는가?

다시 보기가 개발진의 리소스를 많이 소모한다. 중간마다 선택지가 나누어지니까 이러한 개발 과정을 단순화, 규격화할 수 있는 개선 작업부터 진행 중이다. 올 상반기까지는 시즌3 작업으로 여력이 없었지만 하반기에는 간략한 방법으로 개발해서 월드 18 다시 보기까지 선보일 것이다.

 

Q. 친구 대화랑 다른 길드 로비 방문 추가 기능 가능한가?

귓속말 기능을 시즌3 스펙에 넣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결과적으로 다른 작업이 많아서 현재 계획에선 빠졌다. 다른 길드 로비 방문 추가 기능은 길드룸을 새로 만들어야 할 수준이라 어렵다.

다만 커뮤니티 기능 강화를 위해 협동 플레이나 친선전을 진행할 때 초대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이다. 협동 원정대에서도 모이기 어려웠던 이슈가 있었다. 다른 유저들에게 자신의 업적을 자랑할 수 있도록 프로필 페이지 업데이트도 고려하고 있다.

 

Q. 유료젬 패키지 구성을 상향할 계획은?

나름 패키지 효율을 상향시키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유저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분위기다. 시즌3에서는 유저들의 성장을 가속시킬 예정이라 패키지 효율 상향도 그 계획 안에  포함돼 있다. 

시즌3 전에 패키지를 파격적으로 상향할 것이다. 다만 가디언 테일즈가 오래됐고 성장 한계치가 풀 초월, 풀 각성에서 멈춘 지 오래됐다. 신규 기사들은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지만 기존 유저 입장에선 반대 상황이다.

성장 재화들이 너무 쌓여 있는 상황이라 기존 유저들이 만족할 만한 패키지를 만들기가 쉽진 않다. 재화적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패키지 상향은 기존 유저보다 신규 유저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구성을 먼저 선보이겠다.

 

Q. 밸런스 논란은 늘 빼놓을 수 없다.

시즌3 전에 급격한 밸런스 변화는 주진 않을 것이다. PvE는 속성별로 근접, 원거리 덱의 파워 밸런스를 맞추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완성된 덱을 기준으로 다른 속성의 덱이 완성되면 해당 덱의 파워 밸런스가 맞는 방향으로 영웅을 추가 중이다.

기존 영웅을 하향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긴 시간을 두고 바라볼 필요가 있는데 그 결과가 비교적 빠르게 체감될 수 있도록 비주류 영웅의 상향도 주기적으로 해볼 계획이다.

아레나 밸런스가 특히나 맞추기 어렵다. 개발진은 유저들의 경험적 체감보다 지표를 우선 본다. 상위권, 하위권 차이도 존재하고 승률 관련해서도 특정 영웅만 조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어 모리안의 경우 유저 불만을 샀다. 이를 견제하기 위한 나름의 조치를 기습적으로 했지만 카운터 영웅의 상향만으로는 해소가 안 되고 있다. PvP 밸런스의 경우 PvE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 중이다.

Q. 새로운 경쟁 콘텐츠를 원하는 상위권 유저 의견도 있다.

콘텐츠 개수를 늘리는 것은 당장의 방향성과 맞지 않는다. 언급한 경쟁 콘텐츠가 PvP이라면 시즌3가 어느 정도 안정권에 도달해야 작업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시즌3는 콘텐츠 개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업 중이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알차게 즐기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콘텐츠가 추가된다면 로테이션 형태다. 투기장은 운석 대신 들어간 콘텐츠다. 결론적으로 시즌3는 절대 콘텐츠 개수를 늘리기보다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이니 머릿속에 구상안은 있지만 당장 실행 계획은 없다. 아레나와 데스 매치 정비가 더 시급하다. 

 

Q. PvP 관련 서버 불만이 많이 보인다. 아레나, 삼레나, 마레나 서버 관련 계획을 공유한다면?

지속적으로 개선 가능한 점을 찾아서 고치고 있다. 담당자들을 별도로 배치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네트워크 문제는 개발 측의 힘만으로 개선하기가 사실상 무리다. 핑이나 속도는 더 이상 끌어올리긴 어렵다. 그 현상이 발생했을 때 손해나 불합리한 결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시스템적 보완이 필요하다.

 

Q. 서브컬처 게임들이 애니메이션 제작을 발표하는 추세다. 가디언 테일즈도 계획이 있는가?

당장 계획은 없다. 개인적으로도 선호하지 않는다.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긴 하지만 게임으로 스토리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가디언 테일즈의 주인공은 결국 플레이어다. 그 기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서브컬처 콘텐츠는 만들고 싶지 않다. 외전격 애니메이션은 고려해 볼만하지만 게임 플레이로 느끼는 감동을 지키고 싶다.

 

Q. 전생슬 컬래버레이션에서는 무엇에 집중했는지 궁금하다.

가디언 테일즈의 컬래버레이션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하긴 어려웠다. 그래서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유저들의 피드백을 최대한 반영했다.

컬래버레이션 영웅이 없으면 플레이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은 배제했다. 다른 영웅으로 대체할 수 있는 밸런스 요소에 신경을 많이 썼다. 단편집의 경우 해당 IP를 모르는 유저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향을 중요시 여겼다.

예를 들어 시즌2 마계 캐릭터들이 평소 어떻게 지내는지 담아서 IP에 관심이 없는 유저도 새로운 재미 요소를 찾을 수 있는 방식이다. 방향성 자체는 유저들도 많이 알아주는 것 같아 이를 부각시키며 퀄리티를 올려볼 계획이다.

 

Q. 다음 컬래버레이션 계획은? 

계획이 있다. 이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에 선보일 수 있다. 본래 전생슬 컬래버레이션이 작년 계획이었다. 올해 선보이려고 준비했던 게 있다. 그 IP가 저의 첫 번째 픽이다.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IP다. 

 

Q. 이번 오케스트라가 곡 리스트 외 지난해와 다른 점은?

기사님들이 많이 알고 있는 제제(ZEZE)가 사운드 파트와 프로듀스를 리딩 한 첫 오케스트라다. 정말 가디언 테일즈를 아껴준다. 시즌2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곡들로 잘 구성했다. 

Q. 오케스트라 현장에서도 굿즈를 판매할 계획인가?

현장에서 굿즈를 판매하진 않는다. 온라인 판매가 시작됐기 때문에 해당 창구에서 만나볼 수 있다.

 

Q. 미래공주 행방이 궁금하다.

시즌1 당시 많은 인상을 남겨 재등장 니즈가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시나리오상으로 미래공주와 기록되지 않은 세계의 이야기는 시즌1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됐다고 생각한다. 이제 다른 시간선의 이야기는 유저들의 상상에 따라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형태다. 미래공주를 기다리기보다는 새로운 인물들과 만나는 시나리오를 기대해 주면 감사하겠다. 만족할 수 있는 스토리를 보여주겠다.

 

Q. 해외 서비스 근황은?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다만 중국, 일본, 글로벌의 경우 콘텐츠들이 한국 진도에 맞춰 소진하는 식이다. 진도가 어느 정도 맞춰지니까 초기의 폭발력은 사그라들었다. 그래도 신규 기사들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시즌3에서는 다른 유저들과 빠르게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생각이다. 한국 시즌3에 발맞춰서 해외도 빠르게 넘어갈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Q. 가디언 테일즈 디렉터로 가장 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최종 골인 지점이 있진 않다. 스토리 RPG를 좋아하기 때문에 최상급 감동을 줄 수 있는 가디언 테일즈를 만들어 가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가디언 테일즈가 계속 스토리를 잘 만들어가길 바랄 뿐이다.

시즌3는 그 중간 지점이다. 동력원이 상실된 만큼 스토리를 지속하기 위한 동력원을 채울 것이다. 이를 토대로 보다 많은 유저가 가디언 테일즈를 즐길 수 있도록 유입시키는 게 지속적인 목표다. 

 

Q. 끝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먼저 2023년은 사과드려야 할 일이 참 많은 해였다. 욕심을 너무 많이 부려 개발진에게도 부담감을 많이 줬다. 일정을 맞추는 것도 역량인데 부족했다. 일정이 밀리지 않도록 더 고민을 많이 해보겠다. 그렇다고 일정에 쫓겨 퀄리티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실패를 발판 삼아 현실적인 개발 계획으로 만족감을 심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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