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 과정과 관련해 잡음이 이는 가운데, 김정균 국가대표 감독이 21일 마포구 e스포츠 명예의 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합숙 훈련을 통해 단기간에 선수를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하루 빨리 최종 국가대표 6명을 확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은 김 감독이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협회)에 직접 요청해 성사됐다. 김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직을 처음 맡게 되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다”며 “협회에 문제점을 보고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절차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할 수는 없다. SNS로 입장을 밝혔어야 하는지 아니면 개인방송을 켰어야 하는지 알려주신다면 다음부터는 그렇게 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번 합숙 훈련 논란에서 문제가 된 것 중 하나는 무리한 일정 운영이다.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린 T1 선수들은 5월 10일 부산에서 열리는 MSI(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해야 하는데, 협회측은 4월 22일과 23일 광주e스포츠경기장에서 해외 팀들과 평가전을 계획했다. 이에 중요한 국제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을 혹사시킨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게다가 선수들이 광주로 출발한 후 평가전이 급작스레 무산 및 연기되면서 광주 합숙 훈련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협회측은 “국가대표 명단 제출 일정상 MSI 이후로 미룰 수 없었다”며 “T1 선수들이 부담감을 느끼게 된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 감독은 무리한 합숙 일정에 대해 협회측에 수차례 반대 의사를 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독 입장에서는 이번 일정이 무리한 강행군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협회에 전달했다”며 “일정이 확정된 이후에는 합숙 기간을 줄여야 된다고 말씀드렸다. 평가전이 취소된 것도 합숙 첫날 알았는데, 하루 빨리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수들의 휴식 시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가 취소된 당일인 월요일에는 선수들이 휴식을 취했다”며 “하지만 다음 날인 화요일에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스크림을 진행했다. 선수들도 국가대표가 되길 원했기 때문에 스크림에 참여했다. 이 상황에서 제가 택한 최선은 합숙 일정을 취소하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최종 국가대표를 선발할 때 합숙 훈련 결과보다는 지난 스프링 시즌 결과를 더 중요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제 역량이 부족한 것일 수도 있지만, 단기간에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며 “선수 컨디션이나 밴픽, 패치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또 실전과 스크림의 차이도 있다. 제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합숙 지표보다 스프링 시즌 지표가 훨씬 더 중요하다. 단기간에 평가해야 하는 게 불만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빨리 국가대표 6인을 확정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만일 국가대표가 확정된 다음에 훈련 일정이 짜여졌다면 지금처럼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6인이 뽑힌 이후 훈련 일정은 잘 조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코치진 선발은 국가대표 선수가 확정되는 대로 즉시 선발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코치를 늦게 뽑는 이유는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현역 코치를 원하기 때문”이라며 “코치는 선수가 선발되는 즉시 뽑을 계획이다. 코치 숫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코치 외에도 도와줄 스탭들이 필요해서 더 이야기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제 별명이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는) 녹음기다. 녹음기를 켜는 이유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선수들이 피해받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드리겠다”며 “선수들 모두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선수들을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저 또한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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