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화원
환상의 화원

가을이 깊어지는 듯하더니 성큼 첫눈 소식이 들려오는 겨울 문턱 앞이다. 북유럽 ‘눈의 여왕’이 떠오르는 판타지 소설이 그리운 계절이다.

최근에는 종이책뿐만 아니라 웹소설, 웹툰, 전자책까지 독서의 범주가 확 커졌다. 한마디로 책읽기 방식이 다양해졌다는 것. 특히 웹소설 시장은 어느덧 최근 빠르게 성장을 기반으로 주류문화의 반열에 우뚝 올라섰다. 

엄선웅 문피아 전략기획팀 팀장은 “최근에는 콘텐츠 플랫폼의 다양화로 기존과는 다른 이야기가 더욱 주목받고 이를 반영한 작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령 판타지 장르 안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끌던 회귀, 빙의, 환생 외에도 천재, 범죄 키워드의 작품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게임톡이 빠른 전개와 흡입력으로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웹소설, 문피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기 판타지 웹소설 5편을 소개해본다.

■ 천재 화가, 어린 소년으로 빙의하다. ‘환상의 화원

고광 작가의 ‘환상의 화원’은 주인공의 천재성과 성장 과정을 매력 있게 풀어냈다. 

작중에 등장하는 미술 작품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필력과 상류 사회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20대부터 50대까지 넓은 독자층에게 인기를 끌었다. 조회수는 360만을 기록중이다. 

줄거리의 출발은 어린시절의 불행이다. 불화한 가정 환경으로 엄청난 재능을 가졌으나 물욕에만 집착해 ‘거짓된 거장’이라 불렸던 화가 피에르 울리엘은 시력을 잃고 쓸쓸한 말년을 보내다 진정한 예술의 길을 깨닫고 대작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난다. 

백 년 후 한국의 한 소년 손화원에게 빙의된 채 깨어난 그는 한국에서 최고로 통하는 백송그룹 회장의 눈에 띄게 된다. 화원의 재능을 확신한 회장의 이례적인 지원으로 화원과 그의 부모 역시 상류 사회의 주목을 받게 된다. 작가는 새로운 삶을 통해 진정한 예술의 길을 걸어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려나간다. 

이 작품에 대한 댓글도 독자의 필력과 예술가의 길에 대한 관심으로 긍정적이다. 

“문장이 어쩜 이렇게 깔끔하고 이쁜가요~ 재미있게 보고 가요!”, “명작이네요. 사람마다 취향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저에겐 더없이 좋은 작품입니다. 묵히는 김에 하염없이 정주행 하고 있겠습니다.”, “이번작은 거기에서 글이 세련미를 더욱 더 머금었다고 생각함. 작법이나 언어, 사용하는 소도구들 측면도 그렇고 연출적인 면에서 더 좋아졌다고 해야하나?” 등 작가의 필력과 내용에 대한 긍정적인 댓글 반응을 얻고 있다.

■ 판타지 세계 속 군인으로 빙의한 주인공과 미스터리한 창고, ‘제국의 창고지기’

로빈(Rovin) 작가의 ‘제국의 창고지기’는 저주받은 창고에 등장하는 독특한 설정으로 주목을  받는다. 아이템과 각각의 등장인물이 가진 개성 있는 가호 등의 설정 속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상상력이 독자들에게 새로운 자극과 흥미를 안겨주며 320만의 조회수를 달성 중이다. 

주인공 체이서는 교통사고를 당한 후 바하무트 제국의 청년에게 빙의된다. 이 세계에서 모든 정신 공격과 영혼 공격에 저항할 수 있는 특별한 가호를 얻게 된 그는 특수부대에 배정받아 저주받은 부대 창고를 정리하는 일을 맡게 된다. 

몬스터들과 저주받은 물건들이 폭주하는 창고를 겨우 안정시켰지만 한편에선 그런 그의 활약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그를 쫓아낼 미궁을 만들기 위한 음모를 세운다. 창고 내 물건을 찾으러 오는 사람들, 창고를 이용하려는 의문의 세력들 사이에서 그들을 상대하고 창고를 끝까지 안정하게 지켜낼 수 있을지가 이 작품의 관전 포인트다. 

이 작품에 대해 독자들은 “신선하고 정보도 차근차근 잘 풀어가네요 재미지다”, “판타지버전 scp같은 설정이네요”, “드디어 들어왔다! 오컬트, 미스터리, 크툴루, SPC 재단 느낌류를 좋아하신다면 환영! 온갖 사연 혹은 이야기로 만들어진 미궁을 파괴하거나 미궁을 이용해서 승승장구하는 연약한 우리 체이서가 맛있고 마법서가 귀엽습니다.”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악마의 재능을 가진 천재 소년, 흑마법을 통해 성장하다. ‘천재 흑마법사’

380만 조회수를 돌파한 노란커피 작가의 ‘천재 흑마법사’는 악마의 재능, 순수하고 무지한 소년, 다크 판타지 속 흑마법사라는 세 요소가 조화롭게 합쳐져 성장하며 자신의 결핍을 채워나가는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강력하게 독자를 끌어들인다. 

주인공 올리버는 감정이 결핍되어 있지만 타인의 감정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조셉은 그에게 흑마법사가 될 기회를 주고, 사람의 감정을 조정할 수 있는 악마의 재능을 가지게 된 주인공은 개화된 능력으로 단숨에 성장한다. 

하지만 올리버의 능력에 위기감을 느낀 조셉은 그를 배신하게 되고, 그는 스승인 조셉을 살해한다. 스승이 없는 조직을 안정화시킨 후 다음 여정을 떠나면서 더 넓은 세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올리버의 성장 과정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독자들은 “요즘 글들이 뒷맛이 좀 찝찝 까끌거렸는데, 이 소설은 깔끔하니 좋네요. 근래 들어서 상당한 수작으로 느껴지네요”, “영화 ‘향수’가 떠오르는 주인공이네... 이런 거 좋아함”, “19세기, 산업혁명, 마법, 멋들어지는 중년 신사 벌써부터 웅장해진다” 등의 댓글을 달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마약 조직과 맞서 싸우는 범죄 액션 느와르, ‘러스트’

글라딘 작가의 ‘러스트’는 긴장감 넘치는 전투 묘사와 매력적인 캐릭터,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조회수 350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30~40대 남성 독자들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 현실감 넘치는 대사와 상황은 독자들이 주인공의 상황에 공감하며 작품과 함께 호흡하게 만들어 준다. 

주인공 마루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파산으로 월드 축산을 통해 일본에서 도축업을 하던 도중 월드 축산이 마약 유통처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모든 증거를 지운 후 한국으로 급히 귀국한다. 

하지만 월드 축산은 이미 모든 사실을 알고 그의 가족을 인질로 잡아 놓았다. 월드 축산의 계략에서 가족들을 구해내고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주인공 마루의 고군분투기를 그렸다. 

이 작품은 “웹소설보다는 소설, 영화 느낌이라서 하루에 다 80화 정도 다 읽을 정도로 술술 읽힘”, “극초반 몇 편만 지나면 글을 맛깔지게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할리우드 하드보일드의 액션과 한국드라마의 맛이 섞여있는, 조회수가 이해되는 대작이 됩니다. 다들 즐거운 독서시간이 될듯 싶네요”, “정말로 재미있는 편이고 액션 영화같은 맛이 아주아주 쌤. 근데 읽어도 내가 방금 이걸 읽은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한 화 한 화의 분량이 상당히 적은편이므로, 읽다가 중간에 아쉬울수 있음. 그 부분은 알고 볼 것”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

■ 킬러의 몸에 빙의한 천재 드라마 작가, ‘킬러 아니고 작간데요?’

글꾸니 작가의 ‘킬러 아니고 작간데요?’는 기존의 작가물과는 차별성 있는 설정을 통해 신선함과 재미를 선사한다. 주인공의 빙의 후 빠르게 이어지는 전개, 킬러의 몸에 빙의한다는 설정과 저승 상점에서 재능을 구매한다는 요소, 매력적인 조연 캐릭터 등이 포인트로 작용해 최근 23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주인공 독고진은 드라마 작가로 빛을 봄과 동시에 저승사자의 실수로 인해 사망하고 만다. 그는 저승사자와 거래를 통해 저승 상점을 이용할 수 있는 코인을 얻고 새로운 몸에 빙의해 삶을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그는 코드 제로라 불리는 전설의 킬러의 몸에 빙의하게 되고 코드 제로의 존재를 어렴풋이 눈치챈 국정원과 다른 암살 단체는 그를 처리하기 위해 조여오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이전 생에 이루지 못한 스타 작가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주인공의 앞날은 예측할 수 없이 흘러간다.  

독자들은 “초반 몰입감이 좋네요”, “저승사자 나오면 잘 안보는데 티키타카 좋네요ㅋㅋㅋ 잼잼”, “한국형 휴머니즘 코미디 영화 느낌”, “작가물 중에 간만에 재미있는게 나왔네..” 등의 긍정적인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피아는 웹소설 연재 플랫폼이다. 2002년 한국 최초 장르소설 커뮤니티로 문을 열며 한국 장르문학 시장의 조성과 발전을 선도했다. 2013년 정식 사이트를 오픈했다. 

현재 4만여명의 작가, 6만 5000여종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아카데미, 공모전과 같은 신인 작가 육성 사업을 비롯해 최근 웹소설IP 기반의 2차 저작물(웹툰, 드라마, 영화, 게임 등) 사업 확장에도 주력 중이다.

지금은 웹소설 원작으로 웹화하여 원작소설과 웹툰이 함께 좋은 매출을 내는 ‘노블코믹스’(대표작 ‘달빛조각사’,‘나 혼자만 레벨업’ 등) 시스템까지 등장하는 시대다. 

더욱 재밌고 좋은 IP(지적재산권)를 제작하고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시대다. 그 맨 앞줄에 서 있는 것이 웹소설이다. 문피아에서 주목받은 웹소설들을 보면서 MZ세대의 독서습관과 디지털시대 문학에 대한 통찰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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