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의 인기 캐릭터 ‘맥크리(McCree)’가 북미 유저들 사이에서 퇴출 위기에 몰렸다.
‘맥크리’는 블리자드의 베테랑 개발자였던 제시 맥크리(Jesse McCree)의 이름을 따서 만든 캐릭터로, ‘오버워치’ 초창기부터 많은 인기를 끈 원년 영웅이다. 그러나 제시 맥크리가 블리자드 직장 내 성희롱 및 성차별 이슈를 불러일으킨 ‘코스비 스위트(Cosby Suite)’의 일원으로 알려지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맥크리’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결국 제시 맥크리는 지난 11일 블리자드에서 해고됐고, 이에 힘입어 게임 내 ‘맥크리’에 변화를 요구하는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일부 과격한 팬들은 ‘맥크리’의 삭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오버워치 리그’에서도 ‘맥크리’에 대한 언급이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오버워치 리그’의 글로벌 중계를 담당하고 있는 브레넌 훅(Brennon Hook)과 조쉬 윌킨슨(Josh Wilkinson)은 8월 첫 주말에 열린 리그 방송에서 ‘맥크리’의 이름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대신 ‘카우보이’라고 부르거나, 캐릭터가 사용하는 무기를 언급했다.
경기가 끝나고 트위터에서 팬들이 “카우보이 영웅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피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하자 이들은 별다른 답변 없이 ‘좋아요’를 눌렀다.
브레넌 훅은 북미웹진 코타쿠를 통해 “(맥크리의 이름을 부르지 않은 것은) 조쉬와 나의 개인적인 결정”이라고 밝혔다. 블리자드 역시 “오버워치 리그와 블리자드가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오버워치’에서 ‘맥크리’의 이름을 교체하는 일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맥크리’의 음성 대사에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브스 등 외신들은 이름 교체가 옳은 일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블리자드의 또 다른 인기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서는 ‘코스비 스위트’의 멤버인 알렉스 아프라샤비(Alex Afrasiabi)의 이름을 게임 내에서 지웠다. 그의 이름과 별명을 딴 게임 속 NPC와 아이템들은 7월 말 모두 다른 것들로 교체됐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개발팀은 “즉각적 조치를 통해 우리의 세계에 적합하지 않은 요소들을 제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개발팀은 이번 성희롱 및 성차별 이슈가 제일 크게 불거진 곳이다.
그러나 ‘월드오브워크래프트’도 아직 제시 맥크리의 이름을 지우지는 않았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는 그의 이름을 딴 ‘마크아리(Mac’Aree)’라는 지역이 등장하며, 이 지역에는 ‘제세라(Jessera)’라는 NPC도 있다. 8월 중순 기준으로 해당 지명과 NPC는 여전히 존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