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다무쌍 닌텐도’의 ‘젤다’ 시리즈와 코에이테크모의 ‘무쌍’시리즈가 콜라보한 작품으로 닌텐도는 보통 ‘슈퍼마리오’로 잘 알려져 있지만 ‘슈퍼마리오’ 못지 않게 닌텐도를 대표하는 게임과 마스코트 중에는 ‘젤다(Zelda)’도 있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1986년 ‘젤다의 전설’을 시작으로 무려 35년이 넘은 고전 명작으로 최근까지도 다양한 플랫폼으로 시리즈가 출시되고 있는 인기 게임이다.
젤다 시리즈는 닌텐도의 큰 기둥과 같았던 ‘미야모토 시게루’의 역작으로 닌텐도를 대표하는 ‘슈퍼 마리오’ 시리즈와 더불어 닌텐도의 양대 기둥과 같은 게임이다.
‘젤다’ 시리즈는 ‘슈퍼 마리오’ 시리즈와 함께 최근 ‘동물의 숲’ 시리즈까지 닌텐도 3대장으로 불린다.
전통적으로 젤다 시리즈는 슈퍼 마리오보다 더 팬심이 두터운 게임 중에 하나로 닌텐도 역시 젤다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이것을 가장 잘 활용하는 업체이기도 하다.
그런 닌텐도에서 무쌍이 난무하는 무쌍 시리즈에게 젤다와 손잡게 했다는 것은 그만큼 코에이테크모의 무쌍 시리즈의 입지도 예전과 다른 위상이 생겼다는 의미이다.
‘젤다무쌍’은 코에이테크모의 무쌍 시리즈 중에서는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무쌍시리즈로 현재 ‘젤다무쌍 - 하이랄의 전설들(ハイラルオールスターズ)’과 ‘젤다무쌍 - 대재앙의 시대(厄災の黙示録)’ 두 편이 출시되어 있다.
닌텐도의 ‘젤다의 전설’과 코에이테크모의 ‘무쌍’시리즈가 콜라보 한 ‘젤다무쌍’은 코에이테크모의 무쌍 전문 개발팀인 오메가포스 팀과 팀 닌자(Team Ninja)가 협력해 개발했다. 특이한 점은 게임개발 총괄을 오메가 포스가 아니라 팀 닌자의 ‘하야시 요스케(早矢仕洋介)’가 맡았다는 점이다.
기존의 무쌍 시리즈가 오메가 포스의 전문 영역이었다면 ‘젤다무쌍’은 오메가포스와 팀 닌자가 함께 했는데 팀 닌자의 총괄을 맡고 있는 하야시 요스케는 전임 총괄이었던 ‘이타가키 토모노부(板垣伴信)’의 뒤를 이어 총괄을 맡았다. 전임 총괄이었던 이타가키 토모노부는 ‘DOA(Dead or Alive)’와 ‘닌자 가이덴’으로 유명한 게임 개발자이다.
하야시 요스케는 현재 코에이테크모의 상무 집행 임원(常務 執行任員)으로 코에이테크모의 주요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코에이테크모의 주요 임원진 프로필 페이지에는 창업자이자 회장인 ‘에리카와 케이코’와 ‘에리카와 요이치’와 함께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코에이테크모의 주요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는 부분이 많은데 특히 문제되는 부분은 전반적인 게임의 완성도 부분이다. 하야시 요스케는 ‘닌자 가이덴 시그마’, ‘시그마2’, ‘닌자 가이덴 3’의 디렉터를 맡은 적이 있다.
그때 출시한 ‘닌자 가이덴’ 시리즈는 게임 리뷰-평가 매체에서 상당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때 받은 충격 때문인지 ‘DOA(Dead Or Alive)’ 시리즈에 참여했을 때는 괜찮은 평가를 받으며 ‘DOA 5’와 ‘DOAX3’까지 개발에 참여했다.
‘DOA’에서는 코스튬 DLC로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이전 작품의 흥행실패를 딛고 성공한 게임 개발자로 입지를 다졌다. 그 이후 ‘인왕’ 시리즈와 ‘젤다무쌍 하이랄의 전설들’ 프로듀서를 맡으며 시부사와 코우(에리카와 요이치), 코이누마 히사시와 함께 코에이테크모의 제네럴 프로듀서로 승진하며 상무 집행이사가 되었다.
이타가키 토모노부는 1992년 테크모(Tecmo)에 입사하여 16비트 게임기인 슈퍼 패미콤 시절부터 게임 개발에 참여하여 출시한 게임들이 연속적으로 성공하면서 빠르게 승진할 수 있었다. 그 결과로 1995년 1월 1일 테크모의 엘리트 개발 팀인 ‘팀 닌자(Team Ninja)’의 총괄을 맡게 되었고 2004년부터 ‘DOA’ 시리즈 개발에 참여하면서 ‘닌자 가이덴’ 시리즈를 부활시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야시 요스케가 테크모에서 ‘DOA’와 ‘닌자 가이덴’ 시리즈 개발에 참여했을 때 함께한 ‘이타가키 토모노부(板垣伴信)’는 하야시 요스케의 전임 상사로 ‘DOA’ 시리즈의 개발을 이끌었던 핵심 인물이다.
이타가키 토모노부는 2008년 여러 가지 이유로 테크모를 퇴사하면서 테크모의 주가가 폭락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을 만큼 테크모의 게임들을 대표하는 중요한 인물이었다. 이타가키 토모노부의 퇴사를 계기로 경영악화와 다른 이유들이 더해져 기존 테크모의 사장도 사임하게 되고 예전과 같지 않았던 테크모는 결국 코에이와 합병하여 지금의 코에이테크모가 되었다.
이타가키 토모노부가 퇴사한 2008년에 테크모는 여러 회사에서 합병 의사를 밝힌 적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파이널판타지’, ‘드래곤퀘스트’ 시리즈로 유명한 스퀘어 에닉스였다. 하지만, 테크모의 경영진은 스퀘어 에닉스의 합병을 거절하고 평소에도 창업자끼리 교류관계가 있었던 코에이의 제안을 받아들여 양사는 2009년 4월 1일 만우절에 마치 만우절 장난처럼 합병을 하였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이타가키 토모노부 한 사람에 의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만큼 그의 존재는 테크모 내에서도 강력한 것이었고 그가 빠진 테크모는 많은 부분을 함께 잃게 되었다.
테크모를 퇴사한 이타가키 토모노부는 현재 자신의 이름을 딴 ‘이타가키 게임즈(Itagaki Games)’라는 회사를 설립해서 차기 게임을 준비 중이다. 테크모 재직 시절 마이크로소프트(MS)의 Xbox 독점 발매였던 ‘DOA’ 시리즈를 총괄했었기 때문에 ‘DOA’ 시리즈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MS와는 오랜 동맹 관계이고 현재도 MS쪽 하고는 관계가 좋은 편이다.
테크모에서 퇴사한 이후 바로 설립한 회사들이 여러 번 망했는데 그 중에는 ‘발할라 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설립한 회사에서 개발한 ‘데빌즈 서드’가 흥행 참패를 했다. 데빌즈 서드 는 신개념 액션 장르로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시작했지만 ‘THQ’에서 투자를 받아 발매 전부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THQ의 경영난으로 2012년 12월 20일 THQ의 도산으로 게임 발매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후 2014년에 가서야 닌텐도의 위(Wii) 기종으로 독점 발매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미 수 년이 지나 최신 트렌드에 뒤처지고 그래픽과 애니메이션 등이 부자연스러운 TPS 게임이 되어 떨어지는 퀄리티로 흥행에 성공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운 게임이었다.
일련의 사건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합병된 코에이 테크모의 주요 게임 사업부는 기존의 ‘삼국지’, ‘신장의 야망’과 같은 역사 시뮬레이션을 개발하던 시부사와 코우의 제1사업부와 무쌍 시리즈를 담당하는 오메가 포스 팀과 ‘DOA’, ‘닌자 가이덴’을 담당하는 팀 닌자와 아틀리에 시리즈를 담당하는 거스트 팀과 ‘안젤리크나 금색의 코르다’ 등을 담당하는 루비 파티로 구분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무쌍 시리즈는 코에이의 개발팀이었던 오메가포스가 전담하고 있었고 ‘닌자 가이덴’과 ‘DOA’ 시리즈는 테크모의 개발팀이었던 팀 닌자가 전담하는 영역이었다는 점이다.
두 회사가 합쳐져 코에이테크모가 되었지만 각자의 프랜차이즈 게임들은 예전부터 개발을 진행해왔던 각 회사의 개발팀이 전담하는 것이 암묵적인 룰이었다. 그런데 ‘젤다무쌍’에서 그 룰이 깨졌다.
팀 닌자는 ‘젤다 무쌍’ 외에도 ‘파이어 엠블렘 무쌍’ 개발에도 참여한 적도 있다. 얼핏 생각하면 아무리 합병한 회사라 하더라도 이전에 모 기업이 달랐던 두 개발팀 간의 보이지 않는 위화감이 있을 것도 같지만 실제 테크모 시절의 팀 닌자는 팀 닌자의 수장이었던 이타가키 토모노부가 퇴사하면서 개발팀의 대부분이 함께 따라 나갔기 때문에 지금의 팀 닌자는 하야시 요스케를 필두로 새롭게 채워진 인원들로 구성되어 이전의 팀 닌자와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
즉, 테크모의 팀 닌자가 그 정신을 계승하고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코에이테크모에서 이름만 가져와 새롭게 만들어진 코에이테크모의 팀 닌자가 된 것이다. 그래서 예전만큼 독특하고 개성 있는 느낌은 많이 바랬지만 합병된 회사에서 이전에 있었던 모 기업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안정감으로 코에이-오메가 포스의 전매특허와도 같았던 무쌍 시리즈 개발에도 참여하고 ‘인왕’ 시리즈와 같은 인상 깊은 게임도 개발했다.
이렇게 ‘무쌍’ 시리즈로 유명한 오메가포스와 ‘DOA’로 유명한 팀 닌자 이렇게 두 팀이 새롭게 닌텐도의 젤다를 무쌍 시리즈로 만든다는 소식은 각각의 게임들을 나란히 놓고 떠올려 보면 전혀 매칭이 안 될 정도로 완전히 다른 성격의 게임들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반응도 기대 반 우려 반의 모호한 반응이었다.
‘건담무쌍’이나 ‘북두무쌍’과 같은 경우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젤다와 무쌍은 어떻게 해도 엮기 힘든 게임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던 것이다.
전통적으로 닌텐도 하면 떠오르는 게임들은 온 가족이 모여서 할 수 있는 캐주얼 게임들이 대부분이었고 여기에는 ‘슈퍼 마리오’ 시리즈나 ‘젤다’ 시리즈와 함께 ‘동물의 숲’ 시리즈와 같은 다소 무게감이 없는 가벼운 느낌의 게임을 많이 만들었다.
무쌍 시리즈는 어떻게 보면 과할 정도의 격투 액션으로 기존의 닌텐도의 게임들과는 그 성격이 매우 달랐는데 닌텐도에서도 까다롭게 관리하는 콘텐츠 중에 하나인 젤다를 무쌍으로 만든다는 것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았다.
‘슈퍼 마리오’, ‘젤다’ 시리즈로 유명한 닌텐도와 닌텐도에서 만든 게임기 스위치, 코에이와 테크모가 합병하여 만들어진 코에이테크모(KT)와 합병하기 이전 코에이(KOEI)의 무쌍 시리즈 개발팀인 오메가포스, 그리고 테크모의 DOA개발팀인 팀 닌자. 어떻게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고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이들이 한 번에 모이기도 쉽지 않았겠지만 그렇게 하나가 되어 게임을 만들어냈다.
‘젤다무쌍’은 많은 의미가 있는 게임이었다. 단순히 상업적인 성공에만 목표를 두지 않고 닌텐도의 경우 자칫 고정화된 식상한 기존의 딱딱한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닌텐도에게 있어 ‘젤다무쌍’은 기존의 닌텐도의 게임들과 달리 계속해서 새롭게 달라지는 유저들의 게임 취향에 맞춰 변화하는 모습으로 게임의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모토를 실현할 좋은 기회였다.
코에이테크모 역시 이전 코에이 시절의 개발팀과 테크모 시절의 개발팀 둘을 엮어 코에이테크모라(KT)는 하나의 회사 이름 아래 하나와 같은 조직으로 최대한의 개발 능력을 끌어올리는 협업의 장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던 프로젝트였다.
다행히 유저들의 평가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젤다무쌍’은 닌텐도, 코에이, 테크모, 오메가포스, 팀 닌자, 유저 그렇게 모두가 행복한 흔치 않은 성과를 보인 게임으로 남았다.
2021년 7월 16일 Wii로 발매됐었던 ‘젤다의 전설 – 스카이워드 소드’가 ‘스카이워드 소드 HD’라는 이름으로 출시 준비 중이다. 출시 플랫폼은 닌텐도 스위치로 양쪽의 조이콘으로 각각 방패와 칼을 조작 가능하다. 현실처럼 휘두르면 게임상에서 연동되어 움직이는 것으로 무쌍 시리즈를 재미있게 즐긴 팬들이라면 이 게임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스카이워드 소드 HD’는 조이콘이라는 도구를 현실에서 휘두르는 것으로 더욱 현실감 있는 전투가 가능하기 때문에 조이패드로 하던 액션과는 한결 다른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스카이워드 소드’는 무쌍 시리즈의 계보에 속하는 것이 아닌 정식 ‘젤다의 전설’ 시리즈 계보에 속하는 게임이지만 액션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는 무쌍스러운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기존의 젤다 팬들과 무쌍 시리즈의 팬들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게임이다.
어쩌면 ‘젤다무쌍’은 새롭게 출시할 젤다 시리즈에 액션성을 더욱 강조하여 실제 움직임과 게임이 연동되는 플레이 방식의 ‘스카이워드 소드 HD’를 위한 큰 그림이 아니었을까?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