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트라’, 4월 2~3일 세종문화회관서 열려

4월 2일과 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린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클래식 공연계에서 오랜만에 선을 보이는 게임음악 공연이다. 코로나로 인해 공연히 한 차례 연기 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으나, 최고 인기 게임의 공연에 걸맞게 이미 티켓은 매진을 기록했다.

공연에서는 ‘리그오브레전드’ 세계관을 대표하는 시즌 시네마틱 영상 음악 ‘Warriors’와 ‘Awaken’을 비롯해 ‘Pentakill Medley’, ‘Summoner’s Call’, ‘Worlds 2020 Orchestral Theme’ 등 팬들에게 유명한 곡들이 대거 연주된다. 이번 공연을 맡은 지휘자 진솔은 KBS교향악단과 함께 ‘리그오브레전드’의 다양한 음악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공연을 앞두고 진솔 지휘자와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코로나로 인해 클래식 공연계가 매우 힘든 시기를 겪었고, 오랜만에 열리는 게임음악 콘서트이기도 합니다. 공연을 앞둔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 네 맞습니다. 코로나가 저희 삶에 영향을 준 지가 벌써 1년이 넘었는데 여전히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요. 그럼에도 음악가들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해 왔고, 특히 최근 들어 연주자 분들과 기획자 분들이 힘을 모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보려는 시도가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최고의 공연장 중 하나인 세종문화회관이 이렇게 획기적이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사를 기획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거기에 제가 지휘자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에 정말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고 뿌듯하기도 하네요. 잘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한국에서의 ‘리그 오브 레전드’ 오케스트라 공연은 이번이 처음인데, 기존 게임 음악 공연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또 관객들이 기대할 만한 요소가 있다면?

> 먼저 음악적인 부분을 보면, ‘리그 오브 레전드’의 음악은 게임의 방대한 세계관을 반영하듯 다른 게임들에 비해 굉장히 풍성하면서도 대중성을 갖추고 있어서 모두를 매혹시키는 마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공연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가 기대되는 바입니다. 그리고 악기 편성에 있어서도 국악부터 밴드, 합창단, 오케스트라까지 무대에서 들을 수 있는 모든 음악적, 사운드적 요소들을 모두 모아 놓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얼후를 사용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해금으로 연주하는 등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사운드와 연출이 준비되어 있고요, 연주자들의 굉장한 화합 역시 정말 기대되는 부분이니 주의 깊게 들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공연 중에 관객들께서 보내 주시는 리액션을 스크린에 띄우는 인터랙션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인데, 어떻게 구현될지 저도 정말 기대하고 있고요, 로비에도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될 것이라고 하니 공연 외적으로도 볼거리가 많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공연과 관련해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와 협업을 해보신 소감은?

> 사실 예전에 제가 이끌고 있는 플래직에서 작은 규모로 협업을 진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2018 롤드컵의 사전 행사로 진행됐던 LoL Run에서 연주를 했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제가 지휘자로 직접 참여하게 된 것은 처음입니다. 이런 커다란 공연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또한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분들께서 음악뿐만 아니라 공연의 전반적인 부분들에 대해 정말 세심하게 신경 쓰고 계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높은 수준의 공연을 관객들께 보여드릴 수 있도록 서로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돈독한 협업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 평소 게임 매니아로 유명하신데, 좋아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이 있으신지요. 그리고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경기를 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 챔피언이 정말 많습니다(웃음). 저는 티모를 좋아하는데요, 무엇보다도 귀여워서 좋아합니다. 목소리도 귀엽고요. 다른 게임에서도 우선 귀여운 캐릭터를 먼저 고르는 편인데, 능력치가 낮거나 약하더라도 일단 귀여워야 애정이 가고 플레이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티모는 약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에요. 그리고 자신만의 신념이 확고한, 믿을 수 있는 동료라는 티모의 캐릭터에도 참 호감과 애정이 갑니다. 요 몇 년 사이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을 플레이할 시간이 정말 없어서 모바일 게임만 잠깐씩 하는 정도인데요, ‘와일드 리프트’도 조만간 꼭 해보고 싶어서 벼르고 있는 중입니다. e스포츠의 경우 게임 회사와의 협업이 예정되면 주요 경기 영상을 찾아보고 있고요, TV 채널을 돌리다가 e스포츠 경기가 나오면 홀린 듯이 빠져들기도 합니다. 가장 최근에는 작년 LCK 하이라이트 영상을 찾아본 기억이 있네요.

▲ 게임음악 오케스트라 공연의 경우, 클래식 악기 연주자 분들은 굉장히 진지하게 연주를 하시는데 밴드 연주자 분들은 공연을 즐긴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실제 온도차를 느끼시는지요.

> 그것이 어떻게 보면 클래식 음악에 대한 선입견이기도 하고, 또 클래식 음악가들이 변화해 가야 할 방향이기도 합니다. 클래식 연주자 분들이 공연을 즐기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공연이 끝난 뒤 정말 너무나도 즐겁고 재미있는 연주였다며 기분 좋게 저와 인사를 나누고 가시는 연주자 분들도 많이 계시고요, 특히 이번 공연과 같은 게임 음악의 경우 헤비 유저이신 연주자 분들도 간혹 계십니다. 그런 분들은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즐겁게 연주를 하시지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객석에서 보기에는 밴드 연주자 분들에 비해 공연 자체를 즐긴다는 느낌을 별로 받지 못하셨을 겁니다. 클래식 음악은 전통을 지키는 진지한 음악이라고 교육받아 왔기 때문에 소위 이야기하는 ‘경음악’과 구분하려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밴드 연주자 분들이 공연에 진지하게 임하시지 않는다는 뜻은 절대 아니고, 밴드 분들은 또 각자의 사운드가 굉장히 생동감 있게 전달되기 때문에 완벽한 사운드를 만들어내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러니까 클래식 연주자들은 무대에서 ‘즐기는’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도록 배워 왔고, 그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일 뿐입니다. 각 음악 장르의 발전과 유래를 생각해보면 그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악으로 예를 들면, 제례악은 정말 진지하고 엄숙한 느낌이지만 대중들이 즐기던 풍물놀이나 판소리는 다양한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진행되는것처럼요. 하지만 요즘은 클래식도 관객과 무대의 분위기에 따라 그에 어울리는 표정과 몸짓을 만들어 가려는 시도가 보이고 있기는 합니다.

▲ 직접 각 게임사들을 돌아다니며 굉장히 열정적으로 일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게임음악 활동들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으시다면?

> 저는 원래 어떤 일을 시작하고 나면 목표를 이룰 때까지 모든 것을 쏟아 열정적으로 일하는 성향인 것 같습니다. 특히 게임 음악에 있어서는 제가 게임을 사랑하고 즐기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이 활동을 통한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음악인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것입니다. 클래식 음악계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굉장히 맞지 않습니다. 연주자를 필요로 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많기 때문입니다. 민감한 주제이긴 한데요, 이러한 현실에는 다양한 원인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자세히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아울러 게임 음악을 비롯해서 클래식 외적인 음악 장르에 대해 클래식 음악계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해소하고자 노력하고 있고요, 음악가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게임 음악 오케스트라 공연만이 주는 매력, 재미도 있겠지만 준비 과정에서 힘든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악보가 없는 경우도 많을 테고요. 게임 음악 공연이라서 즐거운 점과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 이번 공연은 완벽한 악보를 준비해 주셨지만, 말씀하신 대로 악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저희 쪽 편곡자들께서 음원을 듣고 악보를 따서 채보를 하고, 해당 공연의 악기 편성에 맞도록 편곡을 진행해서 최종적으로 제가 볼 총보와 연주자들이 볼 파트보까지 완성하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게임 회사와의 긴밀한 소통도 필수적이고, 생각보다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한편 연주 자체에서는 클래식 오케스트라에 비해 협업하는 분야가 많다 보니 새로운 경험이 즐겁기도 하지만 신경 쓸 부분이 늘어납니다. 관현악에 더해 국악, 밴드, 합창까지 다양한 사운드를 조율해야 하고 거기에 영상, 조명과의 싱크까지 생각해야 한다면 더욱 복잡하겠죠. 특히 여러 사운드가 섞인 음악의 경우 늘 확성 없이 악기 자체의 소리와 홀의 울림만으로 연주해 왔던 클래식 음악가들에게는 낯선 환경입니다. 저에게는 그럴 때일수록 모두의 의견과 소리를 듣고 조화를 잘 만들어 가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겠죠. 그리고 관객 분들 역시 클래식 오케스트라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도 많고, 게임 음악 공연을 통해 대규모 클래식 공연장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도 간혹 있습니다. 클래식 공연과는 조금 다른 취향의 관객층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그에 대한 이해도 꼭 필요합니다.

▲ 이번 공연 포스터에서 지휘자로 그려진 챔피언이 ‘티모’인데 마음에 드시는지요. 지휘할 때의 카리스마 때문에 평소 성격도 철두철미하고 엄격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음악을 떠나 있을 때 지휘자 진솔은 어떤 모습인가요?

>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원래 좋아하는 챔피언이다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 음악을 떠나 있을 때 저의 모습은 지휘할 때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물론 평소에도 조금 예민한 성격이긴 합니다만, 매사에 철두철미하고 엄격하면 저 스스로도 힘들기 때문에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것처럼 일할 때는 집중력을 확 높여서 음악을 예민하게 느끼고 만들어 가고요, 평소 생활할 때는 예민도 스위치를 어느 정도 끈 상태로 지냅니다. 일상 생활에서는 허당 같은 모습을 보여줄 때도 있어요(웃음).

▲ 마지막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 오실 관객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 클래식 음악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지휘자로서 게임 음악과 같은 새로운 분야를 통해 여러분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의미 있고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예술 분야 간 벽을 허물고 편견을 깰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많이 선보여 드릴 예정이니 꾸준한 관심 부탁드리고요, 이번 공연 역시 굉장히 큰 규모로 많은 분들께서 완벽하게 준비하고 계신 만큼 저의 역할을 책임감 있게 맡아서 여러분과 반가운 만남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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