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스프레 ‘스파이럴캣츠’ 미유코와 타샤

사이퍼즈 유저간담회에 참석한 프로 코스프레팀 '스파이럴캣츠'의 미유코와 타샤(오른쪽).
[게임톡] 게임 ‘사이퍼즈’ 유저 모임에 ‘아리’의 파란 눈동자가 빛났다. 아리는 ‘리그오브레전드’(LOL)의 모델로 널리 알려진 전문 코스프레 모델팀 스파이럴캣츠팀의 멤버다.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는 네오플의 인기 AOS게임 ‘사이퍼즈’의 ‘제2차 사이퍼 연합회담’이란 유저간담회가 열렸다. 80여명의 유저가 모인 실내가 갑자기 떠들썩해졌다. 박수소리와 환호성이 뒤섞였다. 바로 ‘사이퍼즈’ 새 캐릭터 ‘호타루’와 ‘트릭시’ 복장의 두 여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게임톡이 게임 속에서 환생한 이들을 만나봤다.  

트릭시 분장의 미유코.
■ ‘호타루-트릭시’ 캐릭터의 환생에 유저 열렬 환영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들의 눈동자. 한쪽은 바다색처럼 푸르렀고, 다른 한쪽은 홍시처럼 붉었다. 그들이 준비한 복장은 게임 속 캐릭터와 싱크로율 100%다.  

마치 동영상으로 먼저 소개된 ‘사이퍼즈’ 게임 속 새 캐릭터 트릭시와 호타루의 환생 같다. 스파이럴캣츠팀의 두 멤버 미유코와 타샤가 분장했다.  

닌자로 활동하는 여고생 모습의 ‘호타루’는  검은 머리에 커다란 빨간 리본을 뒷머리에 달고 검은 복면을 했다. 칼의 색깔도 머리색과 같이 검다. 트릭시는  하얀색 머리칼에 위쪽의 머리를 양쪽으로 묶었고, 반바지 위에 신발을 덮는 치마가 다리 하나만을 덮었다. 칼도 하얗다.

이 옷은 누가 만들었을까. 코스프레란 본디 스스로 컴퓨터 게임이나 만화의 등장인물을 분장하며 즐기는 놀이의 다른 이름이다. 코스튬플레이(costume play)의 일본식 표현이다. 미유코와 타샤는 이구동성으로 “당연히 저희가 만들었지요”라고 답했다.  

타샤가 먼저 “저희들이 직접 만든다. 저희들끼리 옷에 대해 자주 토론하고 전문가 조언도 듣는다”고 말했다. 이어 미유코가 “가장 어려운 것이 가발이다. 퀄리티 높은 가발을 국내에서 구할 수 없어 서양에서 미용 가발을 어렵게 수입한다”고 설명을 곁들였다.  

호타루 분장의 타샤.
물론 모든 것을 다 만들지 못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타샤는 “거의 대부분 저희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연구해 만들지만 ‘사이퍼즈’같은 게임 속 디테일한 것들은 저희 실력으로 다 못만들어 샵과 공동제작하기도 한다”고 했다.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코스프레 국제대회 ‘2006 WCS’에서 ‘세일러문’ 복장으로 4위를 했을 정도면 거의 프로다. 이 행사는 19개국이 참가했고, 관객만도 무려 20만명이었다.  

매니저인 ‘단아한 스튜디오’ 김태식 대표가 “한국에서는 우습게 보지만 해외에서는 일종의 연예인이다. 두 사람 모두 일본 랭킹 사이트에서 상위권이다. 코스프레 세계에서 숫자도 적고 수준도 뒤져 한국인을 되게 안쳐주는데 해외서는 유명스타”라며 보충설명을 했다.  

■ “반대 극심했던 아빠, 이제는 밀어줘”

이들은 모두 대학생이거나 대학을 졸업했다. 모두 스스로 벌어서 다녔다. 미유코의 경우 5년을 했고, 팀장인 타샤는 10년째다. 같이 행사에 동행한 토미아는 5년째.

미유코의 경우 중학교때부터 시작해 집안에서 반대가 심했지만 지금은 좋아한다. 그는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거의 유일한 ‘여성형’ 캐릭터 ‘아리’로 코스튬플레이해 각 언론의 조명을 받은 이후 아버지가 많이 기뻐하셨다”고 했다. 

팬들과 사진촬영 중인 미유코와 타야.
2009년 결성된 스파이럴캣츠가 세간에 주목을 받은 건 역시 요즘 폭발적인 인기를 과시하고 있는 LOL의 ‘아리’가 주목 받으면서다. 스파이럴캣츠의 게임 실력은 어떨까. 토미아의 경우 ‘던파’ 만렙 캐릭터 4개, 아이온도 만렙이다.  

LOL의 여성캐릭터 '아리'로 분장한 미유코.
10년된 티샤는 “한국에는 아직 프로팀이 없다. 저희가 처음이다. 서양화를 전공하고 판타지 게임 캐릭터 디자이너로 게임개발 경력을 가진 김태식 대표가 힘을 보태 프로팀 1호로 탄생했다”며 “이제 취미가 아닌 일로, 직업으로 하니 진지하게 봐달라”고 어른스럽게 답했다. 

■ 프로코스프레 1호, 나진 나진e-mFIRE 공식모델  

지난해말 “마음먹고 해보자”며 프로선언 후 가끔씩 무대에 섰지만 올해는 그야말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프로선언 2개월도 안돼 3월 10일 열리는 나진e-mFIRE 팀 창단식에 1년간 정식모델이 됐기 때문이다.  

미유코와 타샤, 토미아는 ‘마스코트 모델’로 방송대회 선수 등장시 같이 입장하게 된다. LOL의 경우 4계절 4개 대회가 열리니 옷도 3사람이 4벌씩 12벌을 준비해야 한다.  

티샤는 “‘철권’의 경우 액션대전게임이라 액세서리가 없어 만들기 좀 편하다”며 “스파이럴캣츠의 명성을 위해 높은 의상 퀄리티와 사진으로 보여주는 화려함 등에 중점을 두겠다. 그리고 더 많이 만화와 게임을 보면서 갑옷 같은 옷, 소품, 가발 등의 세팅을 위해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정식 스폰서를 갖게된 사연도 재밌다. 이석진 나진산업 대표가 ‘철권’ ‘LOL’ 게임을 좋아해 e스포츠팀을 창단하고 싶었다. 색다른 마케팅을 구상하고 있을 때 ‘아리’ 코스프레를 보고 참신하다는 생각에 무조건 이메일로 제안을 했고, 모델이 됐다.  

나진 e-mFIRE 전속 모델로 활동할 토미아-타샤-미유코(왼쪽부터)
이들은 이날 팬들에게 캐릭터의 동작을 소개하고, 유저들의 자리까지 찾아가 선물도 전달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무대 뒤에는 스파이럴캣츠를 따라다니는 팬들이 아이패드에 응원글을 적어 아이패드 피켓 응원을 했다.  

사이퍼즈 유저들이 모두 떠날 때 직접 선물을 주며 배웅하는 미유코와 타샤, 그들은 “게임 유저 특성을 파악해 노출보다는 퀄리티 높은 것을 추구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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