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자들이 남기는 국내 벤처캐피털(VC·Venture Capital) 익명 리뷰 사이트가 등장, 투자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등장과 동시에 화제를 모은 ‘누구머니(Nugu Money)’라는 VC 평가 사이트다. 해당 사이트는 “스타트업 업계 내 창업자와 VC간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고자 창업자들이 투자자들의 리뷰를 남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누구머니’는 블라인드처럼 같은 업계 사람들끼리 익명으로 ‘뒷담화’를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이트다. 이 사이트에서는 스타트업 창업자의 입장에서 VC에 대한 솔직한 리뷰를 볼 수 있게 했다. 모든 리뷰는 익명으로 올라온다. 사이트 우측에는 ‘The wall of Shame’과 ‘The Wall of Fame’이라는 박스가 등장, 각 투자사들의 별점도 볼 수 있다.
‘누구머니’는 인증 절차를 통과한 창업자만이 리뷰를 남길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인증 절차를 완료한 창업자들은 누구머니 창업자 리스트에 등록되며, 리뷰를 남길 수 있는 링크와 비밀번호를 부여받는 방식이다. 아직 리뷰의 양이 많지 않지만, 투자가 절실한 초기 창업자들 입장에서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창업자뿐만 아니라 벤처 업계 종사자들, VC를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핫 이슈로 등극했다.
창업자들의 부정적인 리뷰를 보면 “IR 할 때 주무시는 분이 있었다” “투자의 전문성이 떨어진다” “사람이 거만하다” “창업자를 무시한다”라는 등 매우 직설적이다. VC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해당 VC를 창업자들이 그렇게 싫어하는 줄 몰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 특성상, 굳이 실명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대충 그 회사의 누구를 말하는지 다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카카오벤처스, 네이버 D2SF 등 일부 VC 업체들은 창업자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창업자들은 ‘누구머니’의 등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투자자가 창업자의 레퍼런스를 체크하는 것처럼, 창업자도 투자자/심사역의 백그라운드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마인드다.
다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한 VC 관계자는 “벤처 투자라는 특성상, 100개의 업체를 만나면 1개 업체에만 투자를 진행하게 된다”며 “투자를 받지 못한 창업자 입장에서는 솔직히 좋은 이야기보다는 나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지 않겠나. 반대로 투자를 받았다면 좋게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