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 오토배틀러 모드 내놓은 하스스톤 개발진 인터뷰
블리자드의 디지털 카드게임 ‘하스스톤’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24명의 독특한 영웅이 등장한 8인 자동 전투 게임 모드인 ‘하스스톤: 전장(이하 전장)’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이 게임 모드는 하수인을 모으고 전략적으로 배치하여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싸움을 벌이는 오토배틀러 장르의 게임이다. ‘오토체스’와 같은 장르인 탓에 팬들 사이에서는 ‘돌토체스’라고 불린다.
블리자드는 2일(현지시각)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하스스톤’ 개발진과의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 현장에는 벤 톰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이크 도네이스 수석 게임 디자이너, 리브 브리든 게임 디자이너가 참석했다.
‘하스스톤’ 개발진이 오토배틀러 장르에 뛰어든 시점은 ‘오토체스’가 한참 인기를 끌던 시기다. 마이크 도네이스 수석 게임 디자이너에 따르면 ‘하스스톤’ 개발진들도 ‘오토체스’에 푹 빠져 있었다. 그는 “개발진 절반은 점심시간에 하스스톤을 했고 나머지 절반은 오토체스를 했다”며 “어느 날 두 게임의 재미있는 부분을 합치면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게임 개발에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스스톤에는 전투의 함성이나 죽음의 메아리와 같은 고유한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해서 하수인을 강력하게 만드는 콤보를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전장’의 개발 기조는 쉽게 배우면서도 깊게 즐길 수 있게 만들자는 것이다. 게임 개발자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접근은 쉽게, 마스터는 어렵게”에 충실했다. 리브 브리든 게임 디자이너는 “전장 전투는 자동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접근성이 높다”며 “강해 보이는 카드를 선택해서 기존 카드와 대체하면 된다. 초보자들도 쉽게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상위 단계로 올라가게 되면 언제 영웅 능력을 사용해야 하는지, 언제 카드를 바꿔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다른 블리자드의 게임들처럼 마스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스스톤’을 잘 하지 못한다는 벤 톰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도 ‘전장’은 즐겁게 즐기고 있다. 그는 “하스스톤 카드들의 전투의 함성 메커니즘이 전장에서는 좀 다르게 작동하는데, 이를 지켜보는 게 매우 재미있다”고 밝혔다. 또한 “8명이 참여하는 게임이다보니까 UI(유저 인터페이스)나 디자인 측면에서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야 했다”며 “어떻게 보면 심플한 게임이지만 어떻게 보면 약간 헤비한 게임”이라고 말했다.
‘하스스톤’ 개발진들은 ‘전장’을 통해 유입된 초보 유저들이 본 게임에도 접근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초보자들이 어려워하는 덱 구성이나 개별 카드의 작동 방법들을 ‘전장’을 통해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게임을 배우고 나서는 직접 덱을 만드는 것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벤 톰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그러나 전장은 본 게임의 튜토리얼 목적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다”며 “신규 유저를 유입시키기 위해 만든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스스톤’과 독립해서 별개의 게임으로 내놓을 계획도 없다. ‘오버워치’ 개발팀이 PvE 콘텐츠를 추가해 ‘오버워치2’라는 별도의 넘버링 타이틀을 발표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벤 톰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전장 콘텐츠는 하스스톤2라고 부를만큼 크지는 않다”며 “하스스톤의 핵심은 1대1 대전이고, 전장을 비롯해 선술집 난투나 투기장은 이를 보완하는 콘텐츠다. 전장만 따로 빼서 게임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장’ 콘텐츠는 향후 ‘하스스톤’ e스포츠에도 도입된다. 다만 언제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는 미정이다. 마이크 도네이스 수석 게임 디자이너는 “전장 e스포츠는 가볍게 접근할 것”이라며 “나중에 하스스톤 인비테이셔널을 통해 e스포츠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장’은 11월 13일 오픈베타테스트에 돌입한다. ‘전장’을 즐기기 위해 별도로 카드를 수집해 덱을 구축하거나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블리자드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