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롤스타즈 잦은 수정으로 유저 불만 폭발…최후의 카드로 반전 성공

김우현 슈퍼셀 게임 아티스트가 25일 경기도 판교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에서 ‘브롤스타즈’가 소프트론칭 기간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글로벌론칭하게 된 과정을 소개했다.

김 아티스트에 따르면 ‘브롤스타즈’는 소프트론칭 당시 출시 여부가 불투명한 게임이었다. 슈퍼셀의 전작인 ‘클래시로얄’에 비해 지표가 절반에도 못미쳤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진들이 게임 시스템을 계속 바꾸면서 유저들의 불만은 가중됐다.

조작법은 처음에는 탭 방식이었으나 중간에 가상 조이스틱으로 변경됐다. 이는 데이터 분석 결과 유저들이 조이스틱을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세로방식이었던 화면도 가로방식으로 바뀌게 됐다. 양손의 엄지손가락으로 조이스틱을 조작하다보니 세로방식에서는 화면을 너무 많이 가렸기 때문이다. 9개월간 익숙해졌던 조작법을 강제로 교체하자 유저 커뮤니티에는 불만이 쏟아졌다. 이 외에도 캐릭터 성장 방식 등 많은 부분이 계속 수정되면서 부정적인 반응은 가중됐다.

다양한 시도를 해도 지표가 나아지지 않자 ‘브롤스타즈’ 개발팀은 자포자기하기에 이르렀다. 일부는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러나 개발팀은 안드로이드 출시, 아시아 마켓 추가 소프트론칭, 대규모 업데이트라는 최후의 카드로 반전을 꾀했다.

김 아티스트는 “기존에 소프트론칭했던 시장에서는 수많은 수정을 거친 탓에 객관적 피드백을 얻기 힘들었다”며 “유저들은 뭘 해도 다 싫다고 했다. 그냥 냅두라고만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래서 수정 과정을 마친 최신 빌드를 들고 말레이시아, 홍콩, 싱가폴 등 아시아 지역에 진출했다”고 덧붙였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각종 지표가 개선됐고 유저 커뮤니티의 불만이 대폭 줄어들었다. 결국 확신을 얻은 슈퍼셀은 2018년 8월에 ‘브롤스타즈’를 출시했고 대성공을 거뒀다. 사전등록 하루만에 500만명을 모았으며, 30일만에 1400만명을 달성했다. 이 중 60%가 실제 플레이로 연결됐다.

김 디자이너는 거듭된 실패 끝에도 ‘브롤스타즈’가 출시될 수 있었던 이유는 슈퍼셀의 안전망 덕분이라고 말했다. 슈퍼셀에서는 실패하더라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으며, 그 과정에서 배움을 얻는다면 조직에 큰 도움이 된다고 여긴다. 또 개발 부서와 비개발 부서 할 것 없이 모두가 똑같은 비율의 성과급을 받는다. 돈을 많이 버는 다른 팀을 질투할 필요가 없고, 팀들 간에 적극적인 협동과 지식 공유가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김 디자이너는 “그렇다고 한국 게임업계가 슈퍼셀의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며 “슈퍼셀의 자유롭고 평등한 조직 문화는 북유럽의 사회적, 역사적 바탕에서 나온다. 한국에서는 오히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조직간 유대감을 강조하는 우리나라에 맞게 현지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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