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IP와 협업해 만든 ‘마블 배틀라인’의 개발 과정 소개

글로벌 인기 IP 마블로 만든 모바일 TCG ‘마블 배틀라인’을 개발한 이희영 데브캣스튜디오 디렉터가 25일 경기도 판교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에서 “마블측에서 영화 내용을 미리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에 우리도 영화를 보고 나서야 개발에 착수한다”고 말했다.

이 디렉터는 “우리도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개봉한 날 영화관으로 달려가 영화를 봤다”며 “영화를 본 날 저녁부터 콘텐츠 개발에 들어갔다. 영화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미리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개발자들이 예상하고 준비한 것과는 달리, 막상 영화에서는 캐릭터들의 비중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영화를 보면 대표 이미지에서 캐릭터 위치와 크기를 부랴부랴 바꾼다”고 덧붙였다.

‘마블 배틀라인’은 데브캣스튜디오의 TCG ‘마비노기 듀얼’을 바탕으로 만든 게임이다. 글로벌에서 통할만한 IP를 찾던 데브캣스튜디오는 2015년 12월 미국 LA에서 마블 IP를 처음 접할 수 있었다. 마블 IP로 만든 게임은 영화 개봉 시기에 맞춰 론칭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 일정이 촉박하다. 이 디렉터는 “마비노기 듀얼의 베이스를 최대한 활용하고, 대신 그래픽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마블과의 협업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일반적으로 한국 게임사들은 코어 플레이를 먼저 만들고 나중에 스토리를 얹는데, 마블에서는 스토리를 먼저 달라고 했다. 이 디렉터는 “첫 회의부터 많이 당황했었다”며 “인피니티 스톤의 조각이 부서져서 그 조각들을 자원으로 사용한다는 설정으로 출발하려고 했으나, 마블측에서는 인피니티 스톤은 부서질 수 없다며 반대했다. 결국 인피니티 스톤 대신 코스믹 큐브를 부수는 걸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개발 인원을 구하는 것도 난항이었다. 계약으로 인해 “마블 IP로 게임을 만든다”고 발언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글로벌 유명 IP’를 활용한 TCG라는 표현을 써서 구인 공고를 냈다. 이 디렉터는 “마블이라는 말을 너무너무 하고 싶었다”며 “2018년 6월 소프트론칭을 하면서 비로소 이름을 공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개발팀의 또다른 고민은 아트워크였다. 처음에는 마블코믹스처럼 미국 코믹북 스타일을 만들어야 할지 판단이 어려웠다. 미국 코믹북 스타일은 마블코믹스 팬들에게는 환영받겠지만, 마블 영화로 유입된 일반 팬들에게까지 어필할지는 미지수였다. 그래서 코믹북 스타일의 역동성은 살리되 반실사풍 일러스트의 정적이고 깊이 있는 느낌을 더해 마블코믹스 팬과 일반 소비자 양쪽을 모두 겨냥하기로 결정했다.

이 디렉터는 “마블 IP 게임은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덩달아 잘된다”며 “마블 배틀라인을 개발한 이후 마블 영화 중 실패한 사례가 하나도 없다. 지금의 마블은 누구에게 물어봐도 글로벌에서 가장 핫한 IP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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