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빈 해리스 5년 연속 연수입 1위 연 490억원...올해 뜰 유망주와 트렌드

[‘방탄소년단’과의 콜라보로 한국에도 친숙한 ‘스티브 아오키(Steve Aoki, 77년생, 미국)’ 출처: 인스타그램]

[류기덕 필소굿 8] 글로벌 EDM 황금돼지띠 뜰 유망주와 트렌드 총정리

‘EDM(Electronic Dance Music)’계의 진정한 각축전이자 전쟁터라 할 수 있는 ‘페스티벌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에도 열렸던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울트라 코리아 페스티벌’, ‘파이브타디엄 (5Tadium)’ 외에도 ‘EDC 코리아 (Electric Daisy Carnival Korea)’라는 해외 거대 페스티벌이 추가되어 열릴 예정이다(지난해 하반기에 열렸던 ‘스펙트럼 뮤직 페스티벌’과 ‘월드 클럽돔 코리아’는 아직 티켓 오픈을 안 한 상황).

EDM 관계자들 일부는 매년 ‘올해가 (페스티벌의 인기가) 마지막이겠지’라는 우려 섞인 걱정을 하지만, 매년 상승하는 관람객 수로 몇몇 페스티벌은 잠실 주경기장을 떠나, 더 넓은 장소인 ‘서울랜드’와 협약하는 등 작년과는 또 다른 경험을 선사해줄 예정이다.

2019년 황금돼지해에도 ‘EDM'의 인기는 계속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떤 새로운 스타가 나타나서 팬층을 넓힐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 먼저 ‘포브스(Forbes)’에서 지난해 발표한 2018년 EDM DJ들의 ‘연수입 TOP.10’을 살펴보기로 하자.

[ 2018 DJ 연수입 순위]
1. 캘빈 해리스 (Calvin Harris) - 약 490억원
2. 체인스모커스 (The Chainsmokers) - 약 460억원
3. 티에스토 (Tiesto) - 약 340억원
4. 스티브 아오키 (Steve Aoki) - 약 290억원
5. 마쉬멜로 (Marshmello) - 약 240억원
6. 제드 (Zedd) - 230억원
7. 디플로 (Diplo) - 약 205억원
8. 데이비드 게타 (David Guetta) - 약 155억원
9. 케스케이드 (Kaskade) - 약 140억원
10. 마틴 개릭스 (Martin Garrix) - 약 135억원

웬만한 기업을 능가하는 연매출을 내고 있으니 그야말로 움직이는 1인 기업이자 수퍼스타라 할 수 있다.

그 매출의 구성원은 음원 저작권 수입과 페스티벌 출연료, 각종 ‘Goods 상품’ 판매 수익 등으로, 사실상 그 대부분은 페스티벌 출연료라 할 수 있다. 

[5년 연속 EDM 제왕 ‘캘빈 해리스 (Calvin Harris)’ 출처: 인스타그램]

1위를 차지한 ‘캘빈 해리스(Calvin Harris, 1984년생, 영국)’는 2014년부터 ‘5년 연속 연수입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명실공히 최고의 DJ이자 프로듀서로, 내놓는 싱글곡들마다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포함, 대부분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작곡에도 능한 프로듀서다.

그의 초기 앨범들은 실험적인 전자음악 성향의 곡들이 많았다. 허나 최근 발표하는 곡들을 들어보면 페스티벌 EDM은 거의 없고, ‘두아 리파 (Dua Lipa)’, ‘리한나 (Rihanna), ‘샘 스미스 (Sam Smith)’, ‘프랭크 오션 (Frank Ocean)’, ‘퓨처 (Future)’ 등 유명한 팝스타들이 피처링(Featuring)한, 이른바 ‘팝디엠 (팝적인 EDM을 일컫는 신조어)’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캘빈 해리스’라는 이름은 몰라도 그의 곡들을 들려주면 ‘어디서 들어본 노래’라는 반응이 나온다. 사실 '페스티벌 EDM’은 말 그대로 클럽이나 파티에서 춤추기 위한 곡이지, 대중적인 감상용 음악이 아니기 때문에, 이처럼 대중적인 ‘팝’을 히트시켜야 DJ-프로듀서의 인지도가 올라가고, 또 그가 출연하는 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해 관객들이 몰려들게 되는 것이다(당연히 돈도 따라온다).

그렇다면 ‘캘빈 해리스’같은 DJ들은 이런 팝으로 이루어진 레퍼토리로 페스티벌 공연을 할까? 답은 ‘No’이다.

자신의 히트곡들과 다른 디제이-프로듀서들의 곡들을 적절히 섞어 수십곡의 ‘셋 리스트(Set List)’를 구성하게 되는데, 너무 팝적인 곡들은 관객들의 놀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기에 페스티벌용으로 ‘드랍(Drop: 연주로 이루어진 EDM의 후렴구)’을 새로 만들어 ‘리믹스(Remix)’한 버전을 틀게 된다.

이는 2위를 차지한 '체인스모커스(The Chainsmokers, 미국의 일렉트로닉 듀오)’도 마찬가지다. 

[ ‘체인스모커스 (Chainsmokers)’ 출처: 인스타그램]

이들이 뛰어난 프로듀서이자 작곡가라는 사실을 전세계에 알리게 된 계기는, ‘Closer(feat. Halsey)’로 ‘빌보드 차트 16주 연속 1위’라는 기록적인 히트를 기록하고 나서부터였다.

‘퓨처 베이스 (Future Bass)’에서 자주 쓰이는 고음역의 ‘Sawtooth(톱니파)’ 신디사이저 연주와 중독성있는 후렴구가 인상적인 이 곡은, 특유의 따뜻하고 로맨틱한 감성으로 국내에서도 남녀노소에게 사랑받았던 메가 히트곡이다. 하지만 이런 팝적인 곡도 페스티벌에서는 강렬한 ‘하드 댄스 (Hard Dance) 트랙’으로 변신한다.

지난해 관람했던 ‘울트라 코리아’에서 이들의 무대를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다. 마치 예전 ‘해비 매탈’이 유행하던 시절, ‘팝적인 발라드로 대중적 인지도를 올리고, 돈은 공연으로 버는’ 비즈니스 모델이 지금도 통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내심 ‘체인스모커스’가 무대에서 어떤 ‘셋’을 틀지 우려를 많이 했다. 최근 발표한 곡들은 대부분 달콤한 ‘팝디엠’들이라 이런 페스티벌에서는 어울리지 않을 텐데. 하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첫 곡부터 강렬한 ‘하드 트랩 (Hard Trap)'으로 무대를 달구기 시작, ‘덥스텝 (Dubstep)’, ‘하드스타일 (Hardstyle)’등 무대를 다 때려 부술 기세의 쎈 트랙들을 연달아 틀기 시작하는데, 그 의외의 기세에 깜짝 놀랐다. 그러다 팝적인 트랙들도 중간 중간 적절히 안배하는 센스.

그리고 후반부 자신들의 최대 히트곡인 ‘Closer’가 울려퍼질 시간이 되자 관객들은 떼창을 하며 열광한다. 그러다 2절 ‘드랍’이 나올 때쯤에서는 ‘Bpm(곡의 빠르기)’을 올려 ‘드럼 앤 베이스 (Drum & Bass)’ 장르로 ‘리믹스’한 ‘드랍’이 나오는데, 심장이 멎는 듯한 쾌감을 선사했다.

그룹 ‘퀸’의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도 EDM으로 편곡한 버전이 나왔는데 관객들이 굉장히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이 곡도 ‘드랍’은 ‘하드 댄스’였다).

사실 프로듀서와 DJ는 비슷할 것 같지만 굉장히 다른 영역이라 둘 다 잘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역시 ‘S급 DJ들은 격이 다르구나. 곡도 잘쓰고 무대에서도 관객들을 가지고 노는 구나’ 라는 넘사벽을 느꼈다.  

[티에스토 (Tiesto) 출처: 인스타그램]

3위를 차지한 ‘티에스토(Tieso, 1969년생, 네덜란드)’는 20년 활동경력을 자랑하는 관록의 DJ-프로듀서로 ,앞서 소개한 이들과는 다르게 팝적인 곡들보다는 페스티벌 EDM더 정확히는 프로그레시브 하우스)들을 주로 작곡하며, 무대에서도 그쪽 계열의 곡들을 위주로 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적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위 둘에 비해 낮지만, ‘클러버(Clubber)’들에게는 절대적인 인기를 구사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 활동하며 전자음악계에 끼친 공로도 많다. 현재는 EDM 레이블 ‘Music Freedom Recodings’의 수장으로, 유능한 후배들을 키우는 일도 겸하고 있다.

[마시멜로 (Marshmello) 출처: 인스타그램]

5위를 차지한 ‘마시멜로(Marshmello, 92년생, 미국)’의 약진이 두드러진다(2017년에는 8위). 마시멜로를 세상에 알린 대표곡인 ‘Alone(2016년 작)’을 포함, 다소 마이너한 성향의 퓨처 베이스를 추구하던 그가, (물론 이때의 마시멜로가 더 좋다는 이들도 있다) 2017년 ‘Silence (feat. Khalid), ‘Wolves (feat. Selena Gomez)’를 시작으로 빌보드를 노린 대중적인 ‘팝디엠’을 발표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지난해 발표한 곡 ‘Friends (feat. Anne-Marie)’로 빌보드 차트 11위, 영국차트 4위에 오르는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 곡이 탄생하게 된 스토리도 재미있다. 일명 ‘음색 깡패’인 ‘앤 마리(Ann-Marie)’의 곡을 2016년에 리믹스한 경험이 있는 ‘마시멜로’. 그는 '앤 마리’를 만나기 위해 영국으로 향했다. ‘앤 마리’는 그저 자신의 곡을 리믹스해줘서 고맙다는 인사 정도만 할 생각으로 그를 만났으나, 그녀를 만난 ‘마시멜로’는 노트북을 꺼내 자신이 만든 트랙들을 자꾸 들려주었다.

그중에 한 ‘기타 루프(Loop)’를 들려주며 ‘마시멜로’가 말했다. “앤 마리, 당신과 함께 작업하고 싶은 곡이에요”

기타루프를 듣고 영감이 떠오른 ‘앤 마리’는 당장 마이크를 잡고 곡을 쓰기 시작해 3시간 만에 녹음을 끝냈고, 그렇게 탄생한 곡이 ‘Friends (feat. Ann-Marie)’이다. 친구라는 소재에 대한 재미있는 곡이니 안 들어보신 분은 꼭 들어보기 바란다.    

[앤 마리(Ann-Marie)와 마시멜로 출처: 인스타그램]

그 후 ‘바스티유(Bastile)’와 콜라보한 싱글 ‘Happier’가 빌보드 3위를 차지하며,’ 마시멜로’도 이제 엄연한 팝스타가 되었다. 아마도 올해 수입은 훨씬 증가될 것임이 분명하다.

글을 쓰다 보니 성공한 DJ-프로듀서들의 공통점이 보인다.

1. 스튜디오에서는 멋진 곡 (트랙)을 써야 하고
2. 밖에서는 다양한 뮤지션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교류
3. (전용기를 타고 전세계를 돌며) 부지런히 투어 공연

스타 DJ-프로듀서들의 하루 일과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쁠 것이다. 그러나 저 3박자를 모두 갖추어야 세계적인 DJ가 될 수 있으니 하나라도 게을리 할 수가 없다.

이렇게 지난해에 가장 인기 있었던 DJ들을 살펴보니 아마도 이변이 없는 한, 2019년 황금돼지해에도 이들의 인기는 변함없이 뜨거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흐름에 기반하여 필자가 생각하는 올해의 ‘EDM’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1. 점차 모호해지는 팝과 ‘EDM’의 경계

팝은 물론이고 국내 가요도 숀의 ‘Way Back Home’, 제니의 ‘Solo’, 청하의 ‘벌써 12시’ 등 해외에서 ‘퓨처 팝 (Future Pop)’이라 불리는 ‘EDM’ 기반의 곡구성과 사운드를 가진 곡들이 자연스레 인기를 끌고 있다.

힙합의 인기도 여전하기 때문에, 힙합과 ‘팝디엠’이 배합된 아이돌 Kpop 곡들이 여전히 차트에서 사랑받을 것이다.

또한 해외에서도 클럽에서 인기있던 DJ들이 팝스타들과의 콜라보를 통해, 히트곡을 탄생시켜 수퍼스타가 되는 사례가 점점 많아질 것이다.

2. 페스티벌 EDM은 더 강력하고 빨라질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관객들은 스트레스를 풀고 즐기기 위해 페스티벌과 클럽을 찾는 것이기에,  멜랑꼴리한 곡보다는 몸을 방방 뛰게 해줄 강한 음악을 원한다. 그리고 그것에 익숙해진 사람은 당연히 지금보다 좀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된다.

지난해와 재작년의 페스티벌을 비교해보아도 일반적으로 ‘EDM'하면 떠오르는 장르인 ‘하우스 (House)’보다 비트가 훨씬 강한 장르인 ‘덥스텝 (Dubstep)’이나 ‘하드스타일 (Hardstyle)’류의 ‘하드 댄스 (Hard Dance)'의 비중이 월등히 높아진 것을 느꼈다. 그리고 관객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너무 좋아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아마도 올해 페스티벌은 지난해보다 더 하드하고 쎈 리듬들이 울려퍼지지 않을까하고 예상해본다.  

[‘하드코어’와 ‘덥스텝’을 접목한 ‘The Drop’으로 페스티벌을 접수한 ‘Gammer’ (1985년생, 영국) 출처: 인스타그램]

3. ‘베이스 뮤직 (Bass Music)’의 확산

몇년 전까지는 고음역대의 ‘신디사이저’가 선사하는 화려한 음색이 EDM 팬들을 매료시켰지만 얼마전부터는 그것에 경도되기 시작해, ‘미니멀'한 사운드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베이스의 음색이 굉장히 중요해졌다.

‘베이스 뮤직’은 장르라기 보다는 이처럼 베이스를 중요시하는 음악들을 뭉뚱그려 일컫는 신조어로, 베이스 하우스(Bass House), 덥스텝(Dubstep), 퓨처 베이스(Future Bass), 드럼 앤 베이스(Drum & Bass), 트랩(Trap), 퓨처 하우스(Future House) 등의 장르가 이에 속한다.

예전엔 뒤에 빠져 있던 악기인 베이스가 아예 주인공이 되어, 메인 멜로디로 튀어나오게 되는 음악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것이다. 한국에도 ‘베이스 뮤직’을 전문적으로 트는 ‘래빗홀 (Rabbit Hole)’ 같은 클럽이 이태원 핫플레이스로 떠오를 정도이니 점차 그 인기가 확산될 것을 예상해본다.

필자도 한단계 높은 성과를 낼수 있는 2019년 황금 돼지해를 만들기 위해 강렬한 페스티벌 트랙은 물론,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팝적인 곡들을 만들기 위해 더 진지하게 노력할 계획이다.

‘류기덕의 필소굿’ 독자분들도 황금돼지해에 뜻하는 모든 바를 이루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글쓴이=류기덕 PD jadekeymusic@gmail.com    

류기덕 PD는?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1990년대 데뷔하자마자 돌풍을 일으킨 인디밴드 ‘언니네이발관’ 1집에 참여했다.

이후 게임사 소프트맥스, 이오리스게임즈를 거쳐 위메이드에 입사해, 중국에서 20년 이상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2’ 그래픽 총괄을 맡았다.

이후 게임 PD로 17년 위메이드에서 맹활약하다 2017년 돌연 음악 PD이자 작곡가로 데뷔해 음악계로 돌아왔다. 현재 제이드 키 뮤직(Jade Key Music) 대표/음악 프로듀서, CJ E&M 음악 퍼블리싱 소속 작곡가다.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