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미래융합포럼, 14일 국회서 넥슨 매각 사태 관련 정책 토론회 진행

[김정수 명지대학교 교수, 한동숭 전주대학교 교수,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 류명 스노우파이프 실장(왼쪽부터)]

최근 불거진 넥슨의 매각설과 관련, 텐센트가 컨소시엄을 통해 간접적으로 넥슨을 인수하거나 혹은 매각이 무산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넥슨 지주사인 NXC의 김정주 대표가 1대 주주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디즈니, 넷마블 등 국내 및 해외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시나리오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다.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중앙대학교 교수)은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넥슨 매각 사태: 그 원인과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4종류의 넥슨 매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시나리오는 ▲텐센트에 매각 ▲컨소시엄에 매각 ▲일부기업에 부분 매각 ▲매각 실패와 현상 유지다.

위 의장은 텐센트 매각 시나리오에 대해 “텐센트는 넥슨의 개발팀을 크게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텐센트는 해외 시장에 필요한 넥슨의 IP만 흡수하고, 자사와 중복되는 넥슨의 모바일게임 개발 사업은 정리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또한 위 의장은 엔씨소프트, 넷마블, 디즈니 등 다른 기업들에게 부분 매각되는 시나리오가 한국 게임산업의 입장에서는 가장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3N사가 3자 동맹을 맺으면 넥슨의 개발력과 퍼블리싱 능력이 보존 및 강화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성사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홍콩이나 미국의 사모펀드를 전면에 내세운 컨소시엄이 인수하는 방법이라고 위 의장은 설명했다. 이 방법은 텐센트가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나중에 필요할 때 넥슨을 인수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둘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위 의장은 넥슨이 결국 매각에 실패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그는 “이 경우 김정주 대표의 심리적 지배력이 약화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며 “전문 경영인 체제와 계열사간 경쟁 구조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 의장은 넥슨이 선택하는 시나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여론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주 대표가 한국의 게임산업을 중국에 팔아 넘겼다는 오명을 쓰는 상황은 피하고 싶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 게임사가 아니라면 한국 여론이 극단적으로 악화되는 일은 방지할 수 있다”며 “또 매각 대금으로 새로운 스타트업을 육성하거나 해외 벤처회사 M&A로 오히려 여론을 호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위정현 의장은 평소에 게임산업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사람들이 넥슨 매각설을 호재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불편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우리들이 머리를 싸매고 게임산업의 위기를 논할 때 그들은 어디서 무얼 했는가”라며 “만일 삼성전자가 중국 화웨이에 지분을 매각한다거나 BTS를 만든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중국 완다그룹에 매각된다고 할 때도 호재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 한동숭 전주대학교 교수, 김정수 명지대학교 교수, 류명 스노우파이프 실장 등이 참석해 자신의 의견을 내놓았다.

김정수 명지대학교 교수는 “디즈니가 넥슨을 인수할 가능성은 낮다”며 “디즈니의 입장은 10년 전과 달라졌다. 지금은 게임보다는 마블과 같은 원천 콘텐츠에 관심이 높다. 서구권 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EA나 액티비전 블리자드 또한 아시아 시장 중심의 퍼블리싱에 관심을 갖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소니와 닌텐도 등 일본기업들도 넥슨의 비즈니스모델을 탐낼 것 같지는 않다”며 “남은 곳은 중국인데, 한국보다 훨씬 강력한 규제 때문에 중국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텐센트와 넷이즈가 이렇게 거대한 딜에 투자할 상황은 아니다”고 내다봤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일부 언론들이 넥슨이 가장 회사의 가치가 높을 때 매각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이는 김정주 대표에 대한 모독”이라며 “김 대표는 넥슨박물관이나 스타트업 센터 운영 등 게임산업에 여러가지 공헌을 하신 분이다. 또 넥슨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이나 고용시장에 기여한 부분을 감안한다면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과몰입 질병코드 지정이나 정부의 규제가 김 대표의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제2, 제3의 넥슨 매각 사태가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게임산업을 살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게임산업 규제 때문에 넥슨이 매각된다는 접근 방식은 옳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접근 방식이 자꾸 언급되는 이유는 그만큼 게임산업을 옭아매는 규제가 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최근 정부가 모바일게임 셧다운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데, 만일 도입되면 한국 게임산업은 반드시 망한다”고 경고하며 “최소한 현 정부에서는 이런 규제가 만들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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