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기 기자의 e스팟] 팔 걷어붙인 게임업계의 사회 공헌

올들어 한국 게임업계는 그다지 큰 이슈나 성과가 없었다.

월드컵 열기로 인한 축구 게임 <피파온라인>이 유일한 히트작으로 인기를 모았지만 그마저도 한풀 꺾였다. 개발비 100억원 대의 소위 ‘빅3’ 온라인 대작 게임 <제라> <그라나도 에스파다> <썬>은 유저들의 외면을 받았다.

2분기에 들어서는 예당온라인·한빛소프트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회사들이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대적인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는 위기론의 확산 와중에도. 게임업계의 사회공헌을 향한 반가운 소식은 이어졌다. 지난 겨울 네오위즈가 <스페셜포스> 게이머들과 함께 빈민층이 사는 중계동 달동네에 ‘사랑의 연탄’ 20만장을 기부한 온정이 이어진 것일까.

e스포츠인 스카이 프로리그의 전기 우승팀 SK가 수해복구 활동에 나섰다. 지난 11일 주훈 감독과 임요환·최연성 등 선수단이 팬들과 함께 장마로 가장 피해가 심했던 강원도 봉평을 찾아 직접 삽을 들고 봉사활동을 펼쳤다. 전기리그 우승 상금 6000만원 가운데 1000만원도 수재 의연금으로 내놨다.

지난 5일에는 넥슨 모바일 직원 30여명도 여름 휴가 대신 강원도 평창 진부면에서 자발적인 수해복구 활동을 벌였다. 흙 퍼나르기·집기 닦기·청소 등을 도왔고. 라면 50박스 등의 생필품도 전달했다.

국내 게임업체 선두 기업 엔씨소프트는 올 2분기 들어 5년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회사가 뚝심있게 밀고온 사회 봉사형 행사들은 그대로 진행시켰다.

대학생과 함께하는 ‘대한민국 문화원정대’는 3년째 국토 순례를 이어갔다. 올해는 서해안을 완주한 124명의 대원들이 680만원을 희귀질환 환아 성금으로 기부했다. 문화원정대는 지난 13~15일 인제군에서 수해 피해복구 작업도 도왔다. 엔씨소프트 직원들이 모은 성금으로 총 1671만원 가량의 생필품도 전달했다.

또한 엔씨소프트는 지난 12일 홍천의 비발디 파크에서 게임사로선 유일하게 청소년 대상 여름 캠프인 ‘리니지 게임캠프’를 열었다. 매년 100명의 중·고생들을 초대해 2박 3일간 치러지는 행사로 벌써 7회째다.

이 자리에선 게임 개발자나 그래픽 전문가들이 게임이 만들어지는 과정 등을 설명했다. 청소년들은 캐릭터 제작 과정. 그래픽의 세세한 부분까지 많은 질문을 던졌다. 또한 게임사 취업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도 물었다. 미래의 개발자들과 게임사가 머리를 맞댄 보기좋은 풍경이었다.

게임업계가 벌이는 사회 공헌 노력이 계층과 지역을 넓히며 다변화하고 있다. 정기적인 행사로 자리잡든. 1회성 이벤트로 끝나든 간에 업계가 조금씩 사회를 향해 마음을 열고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일간스포츠 박명기 기자 [mkpark@ilgan.co.kr] 2006.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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