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게임 장애 질병으로 분류한 ICD 최신판 기습 공개

세계보건기구(WHO)가 18일 게임 장애를 질병으로 등재한 국제질병분류(ICD) 최신판인 ICD-11을 기습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ICD-11의 정식 버전은 2019년 5월 개최되는 세계 보건 총회에서 소개될 예정이며, 2022년 1월부터 그 효력이 발생한다.

ICD-11 정식 버전에는 초안에서 논란이 됐던 게임 장애(Gaming disorder) 항목이 그대로 존재한다. 앞서 WHO는 올해 총회에서 게임 장애에 질병 코드를 부여하려 했으나,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1월 상정을 내년으로 유예했다. 하지만 최신판을 내놓으면서 게임 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ICD-11에 따르면 게임 장애는 도박 중독과 함께 ‘중독성 행동에 따른 장애’ 범주에 포함돼 있다. WHO는 게임 장애에 대해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하고 ▲게임으로 인해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게임을 지속하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또 환자는 최소 1년 이상의 지속적인 관찰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WHO의 게임 장애 분류는 게임 업계뿐만 아니라 의학계에서도 반대 의견이 많아 세계적인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동시에 게임 업계는 이번 ICD 개정안이 게임산업에 대한  대대적 규제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지금 WHO와 그 배후에 숨어 있을 국내 특정 세력은 마치 임진왜란 때 부산 앞바다에 새까맣게 떠 있던 왜군 함대를 연상케 한다”며 “ICD-11이 나왔으니 본격적으로 WHO와 국내 일부 정신과 의사들은 게임을 좋아하는 지극히 건전한 청소년들을 ‘장애’ 자로 낙인찍기 위한 본격적인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수업 시간에 잠깐이나마 게임을 생각하는 소년은 게임 장애자가 될 것이고, 게임에 몰두해 엄마와 약속한 시간을 조금 넘긴 소녀도 장애자가 될 것”이라며 “공부하는 ‘기계’이기를 강요받는 우리 아이들은 탈출구 없이 더더욱 ‘학습머신’으로 작동하기를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표준질병분류(KCD)를 담당하는 통계청 측은 ICD-11 게임 장애 논란이 일었던 올해 초 오는 2025년까지는 KCD에 게임 장애를 등재하지 않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KCD는 ICD를 기초로 5년 단위로 개정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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