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도 막지 못한 위대한 게임 탄생 비화 ‘테트리스 이펙트’ 출간

게임 ‘테트리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사랑을 받았던 게임 중 하나다. 

첫 화면은 모스크바 크렘린궁 앞 유명한 성 바실리 성당의 모습이다. 그 안의 음악에 맞춰 춤추는 병사의 모습은 게임팬들을 설레게하는 상징의 하나였다.

이 게임이 개발된 것은 1984년. 미국과 소련이 지구촌 패권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던 ‘냉전시대’였다. 개발자는 소련 과학 아카데미 소속 스물아홉 살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다.

한빛미디어(대표 김태헌)가 게임 ‘테트리스’의 탄생 비화와 그 저작권을 둘러싼 국제 기업 간의 숨가쁜 대결을 다룬 ‘테트리스 이펙트’를 출간했다.

이 책의 원작인 ‘The Tetris Effect’는 출간 직후 뉴욕타임즈, 와이어드, 포춘 등 여러 매체에서 리뷰를 다룰 만큼 화제가 된 바 있다. 

‘테트리스’는 모르는 이가 없지만 그 탄생 비화나 저작권을 둘러싼 국제 기업 간 대결, 이후 게임업계에 미친 영향은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 이 책은 그러한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줄 비즈니스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이 책의 첫 독자인 이서영 작가는 서평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상 여기저기에는 수많은 여백과 빈틈이 존재한다. 여백과 빈틈이 전혀 없다면 인간은 살아가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여백과 빈틈만으로 가득하다면 마찬가지로 살아갈 수 없다. 테트리스는 우리의 삶이 그 빈틈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 빈틈을 메워나가는 것이 삶의 첫 번째 원칙이라는 것을 간단한 방법으로 알려준다. 마치 테트리스 그 자신의 삶이 그렇게 태어난 것처럼.”

책 중간중간 등장하는 번외편에서는 테트리스를 할 때 뇌의 변화 양상을 설명하거나, 무한의 영역에 들어선 테트리스를 과연 ‘이길’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를 다루는 등 흥미로운 보너스 챕터도 함께 제공한다.

세계 게임사로 보면 '테트리스'는 'PC게임의 조상'에 해당한다. 이 게임은 개발 3년 후 플로피디스크로 복사돼 북미에 급속히 번졌다. 1989년에야 닌텐도 게임기 ‘게임보이’가 정식으로 독점 계약을 맺었다. 이후 30종의 게임 약 7억장이 팔렸다.  2005년 시작된 휴대폰 서비스는 다운로드 횟수가 10억 회(2010년)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에서 ‘테트리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소련 KGB 음모설’이라는 황당한 소문이 퍼졌다. “소련 정보기관 KGB가 미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미국의 전산망을 마비시키기 위해 ‘테트리스’를 배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소문과는 정반대였다.

아이러니하게도 ‘테트리스’가 서방으로 넘어가 전산망을 마비시킨 것이 아니라, ‘테트리스’가 전세계로 퍼져나갈 무렵인 1989년부터 ‘붉은 제국’ 소련의 붕괴가 시작된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일본에서 나온 '게임대학'(아카오 고우이치·히라바야시 히사가즈 지음)이라는 유명 게임 입문서에는 테트리스에 담긴 숫자 7의 비밀과 사람들이 게임에 빠져드는 이유가 나온다.

테트리스의 비밀은 블록이 모두 7개라는 것이다. 50년대 하버드대 조지 밀러는 '마법의 숫자 7'이라는 논문에서 "인간은 동시에 7종류를 기억할 수 있다"라는 획기적 주장을 펼쳤다. 처음 미국 전화번호가 7자리였던 것도 이 설을 따랐다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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