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구, 인간 vs 인공지능 ‘스타크래프트’ 대결서 4:0 완승

“솔직히 일반 컴퓨터가 더 잘하는 것 같다.”

프로게이머 송병구가 31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학생회관에서 열린 ‘인간 VS 인공지능(AI) 스타크래프트 대결’에서 인공지능(AI)을 상대로 4:0이라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날 송병구는 MJ봇(한국), ZZZK(호주), TSCMO(노르웨이), 체리파이(페이스북) 등 총 4개의 인공지능과 ‘스타크래프트’ 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대결은 싱겁게 끝났다. 인공지능들은 빌드오더와 콘트롤에서 송병구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4경기를 진행하는데 걸린 시간은 총합 30분을 넘기지 못했다.

첫 경기에서 MJ봇(테란)은 입구를 틀어막고 더블 커맨드를 짓는 빌드를 선택했다. 초반 정찰에 실패한 송병구(프로토스)는 리버를 선택했고, 2질럿과 리버를 태운 셔틀로 MJ봇의 초반 병력을 다 잡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송병구가 생산한 리버는 무려 39킬을 기록했다.

2경기부터 4경기까지 ZZZK(저그), TSCMO(저그), 체리파이(저그)는 모두 4드론 전략을 선보였다. 그러나 송병구는 초반 저글링 공격들을 모두 완벽하게 막아내며 손쉽게 승리를 가져갔다.

송병구는 경기가 끝나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MJ봇에 대해 비교적 후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MJ봇이 꼼꼼하게 콘트롤을 해서 사람과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섬세한 부분에서 미흡함이 보였고, 그걸 파고들어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입구를 막고, 셔틀을 방어하고, 바카닉을 준비하는 등 저를 당황스럽게 할 정도로 깜짝 놀라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나머지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솔직히 기존 일반 컴퓨터가 더 잘하는 것 같다”는 혹평을 내렸다. ‘스타크래프트’는 상대방을 컴퓨터로 설정해 놓고 대결을 펼칠 수 있다. 그는 “빌드가 부족한 게 느껴져서 여유있게 게임을 했다”고 말했다. 송병구는 체리파이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스카웃을 생산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송병구와의 경기에 앞서 진행된 세종대 학생과 인공지능의 대결에서도 인공지능들이 기대에 못미치는 실력을 보였다. 인공지능들은 병력들을 좁은 길목에 방치해 병목 현상을 일으키거나, 확장을 제때 가져가지 못해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캐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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