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피툭, 한국게임 열혈강호-테라-오디션-클로저스 성공 런칭 시선집중

[인터뷰] 양민영 해피툭 대표, 한국 온라인게임 열혈강호-테라-오디션-클로저스 대만 공략 성공

“모바일 게임으로 쏠리는 시장에서 되레 온라인게임으로 승부하고 싶었다.”

대만의 게임사 해피툭 양민영 대표는 격변기 대만 시장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거세게 몰아치는 모바일게임 공세에서 온라인게임으로 승부해 ‘역주행’에 성공했다.

첫발은 한국 게임으로 대만에서 IP 인지도가 높은 온라인게임 ‘열혈강호’, ‘테라’, ‘오디션’ ‘클로저스’ 등을 퍼블리싱했다. 그 덕분에 비교적 수월하게 대만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양 대표는 엔씨소프트 재직시 ‘아이온(AION)’과 ‘리니지2’ 등을 대만, 일본, 태국, 러시아 등의 다양한 국가에 서비스하는데 한몫했다. 그가 대만에 온 것은 2010년으로, 엔씨소프트 대만 지사로 발령을 받아 7년 이상 있었다. 중간에 상하이, 베이징에서 근무했지만 대만에 가장 오래 있었다.

그리고 2013년 해피툭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2013년에는 거의 직원이 없었다. 2014년에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늘어났다. 현재는 100명이 넘는다. 이제 대만 최고 온라인게임 퍼블리싱사라고 자부한다”고 소개했다. 해피툭 사무실에서 양 대표가 털어놓은 대만 게임시장 개척기를 들어보았다.

■ “모바일게임으로 급속히 넘어갈 시절, 제가 잘 하는 온라인게임 선택”

양 대표는 해피툭 초기에는 투자자였다. 경영 상태가 어려워서 덜컥 대표를 맡게 됐다. 당시 대만 게임 시장은 모바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었다.

그는 “큰 회사들도 모바일 게임사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한때 중국 자본이 대만에 대거 유입돼, 한 해 200개의 모바일게임사가 생기기도 했다. 유저의 성향 파악보다 기존 중국식 게임만 마구잡이 들여와 끝도 없는 스타 마케팅 전략으로만 밀어붙였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실패한 중국 게임사들은 썰물처럼 대만을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피툭은 달랐다. 양 대표는 자신이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온라인게임을 선택했다. 이 ‘틈새전략’은 적중했다. 해피툭은 2013년 ‘십이지천2’를 론칭했다. 2014년 블루홀 ‘테라’, 2015년 엠게임 ‘열혈강호’ 등 해피툭의 오늘이 있게 만든 게임으로 공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한국에서 금방 소문이 났다. 이제 시선집중 대상이 되었다. 

“2014년 ‘테라’, 2015년 ‘열혈강호’를 서비스했다. ‘테라’ 서비스 때 대만 순위가 꽤 많이 올라갔다. 그해 최고의 게임 중의 하나였다. ‘열혈강호’도 중요한 라인업이었다. 이미 대만에서 꽤 인지도가 있어서 예상보다 3배 이상 찍었다. 블루홀과 엠게임도 해피툭 회사 분위기를 보고 선택을 했다. 좋은 기회를 주었다.”

‘테라’를 서비스 시작하기 전에는 해피툭 직원은 20~30명 수준이었다. 이제는 100명 수준이다. 이후 웹젠의 ‘R2’, T3의 ‘오디션’, 액토즈소프트의 ‘라테일’, 팀버게임즈의 ‘아제라’ 등 다수의 한국산 온라인게임을 선보였다. 올해에는 나딕게임즈의 ‘클로저스’를 상반기 정식 출시해 한때 1위에 올랐다. 하반기에는 엔진스튜디오의 ‘아르피엘’을 현지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대만의 게임시장은 지난해 4조원 규모로, 한국의 40% 수준이다. 이는 순수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뿐만 아니라 콘솔, 아케이드 시장을 모두 합친 것이다.

회사 시작할 때 해피툭이 온라인게임만을 고집한 이유는 뭘까.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다. 이것저것 다 할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익을 내려면 ‘잘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고 생각했다.

“모바일게임은 많은 마케팅이 필요했다. 하지만 게임이 많지 않을뿐더러 계약 자체를 성사시키기도 어려웠다. 해피툭은 모바일보다 온라인에 자신이 있었다. PC 온라인 게임쪽에 적성이 많이 맞았다. 시장도 PC온라인 쪽에 대한 소외감이 생겼다.”

■ ‘리니지’ ‘라그나로크’ 등 한국 사랑한 대만유저...이제 모바일도 진출

한국 온라인게임은 대만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쌓았다. ‘리니지’, ‘라그나로크’ 등 1세대 온라인게임이 대만 게임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2세대 온라인게임에 이어 3세대 온라인게임까지 한국산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대만 게이머들의 성향은 아직까지 한국적인 색채가 많이 남아있다. 2010년 전후로 중국의 PC 웹게임이 대량으로 들어왔다. 그래서 중국색 BM(수익모델)도 수용됐다. 한국보다 오히려 BM은 클래식하다. 또 문화적으로는 일본과도 가까워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색깔이 혼합된 시장이 대만이다.

양 대표는 “대만 게이머들에게 형성된 PC 온라인게임 소외감도 해피툭에게 기회가 되었다. 대만 시장에 특화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많은 성공적인 온라인게임 퍼블리싱을 이뤄냈다. 감마니아가 대형게임사라면 해피툭은 중급게임사다”고 스스로 칭찬했다. 

[해피툭 사내 활동을 담은 사진들]

대만은 한국과 거의 비슷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춰 있다. 온라인게임 서비스가 쉽게 발달했다. 한국보다 저렴한 비용에 초당 10메가바이트급 회선을 이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다.

실제 대만의 대표 게임사로 불리는 상장사들은 대부분 한국 온라인게임을 퍼블리싱하면서 급성장했다. 이제는 달라졌다. 중국 자본이 할퀴고 지나간 시장에서 살아남은 대만의 게임사들은 이제 모바일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이 해피툭을 대만에서 가장 큰 온라인게임 퍼블리셔로 우뚝 서게 했다. 하지만 적자생존, 변화에 민감한 게임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바일게임도 놓칠 수는 없다. 패피톡도 올해부터 모바일게임에 진출했다. 올해 모바일 게임 ‘밋치리네코 팝’, ‘Guns Of heroes’, ‘아쿠아팝’을 출시한다.

양 대표는 “원론적으로 해피툭을 온라인, 모바일 모두 아우르는 게임회사로 만들고 싶다”며 “모바일게임도 올해 초부터 서비스하고 있다. 올해는 온라인게임뿐만 아니라 모바일게임에서도 수익을 창출하는 게 목표다”고 포부를 전했다.

■ “해피툭, 대만 대학생이 가고 싶어하는 1등 회사 만들어보고 싶다”

스타트업과 다를 바 없었던 해피툭은 불과 4년 만에 대만 게임산업의 중견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해피툭은 우수한 인력이 풍부한 대만에서 직접 채용을 거쳐 양적, 질적 모두 키워왔다.

해피툭의 목표는 크다. “대만에서 대학생이 가고 싶어하는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다”. 회사명에는 이 뜻이 담겼다. 해피툭 회사명은 행복(happy)과 꾸러미(Tuk)이라는 말을 합성해 만들었다. 툭은 의성어다. ‘행복을 떨어뜨려준다’는 ‘행복꾸러미’이라는 뜻이다. 

양 대표는 “해피툭은 해외 비즈니스를 하려니 경영진이 대부분 한국인이다. 대만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중심 사회다. 대만에서 우수한 인재를 채용해 점차 키우다보니 100여명 전체 직원 중 한국인이 16명이다. 해피툭은 현지 인력 중심으로 운영되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해피툭의 임직원 중 여성 비율은 50% 수준이다. 해피툭은 사내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직원들에게 별도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에서 한류도 통하는 곳이기에 여성 직원들이 한국어 교육 참여가 뜨겁다. 실제로 만난 해피툭의 직원은 사내에서 배운 한국어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자랑했다.

해피툭이 필요한 인재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변화에 익숙한 사람’이다. 양 대표는 “게임업계의 특성상 옛것을 고수하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한 곳에 머물러 있어선 안된다”며 “보다 멀리 본다면 대만에서 신선한 아이디어가 넘치는 대학생들이 가장 다니고 싶은 회사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피툭은 자체 개발한 MangoT5 플랫폼을 가진 대만을 중심으로 일본에 현지 지사를 갖고 있다. 일본과 한국, 홍콩, 중국은 합자회사로 돼 있다. 별도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양 대표는 “게임 산업도 장인정신이 점점 줄어들고, 마케팅의 전쟁시대가 왔다. 개발사들도 퍼블리셔와 협업을 통해 윈윈했으면 좋겠다. 현지를 잘 아는 퍼블리셔와 함께 위기를 돌파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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