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업 최주홍 팀장이 밝힌 ‘라그나 브레이크’ 개발 과정과 사후 관리

모바일게임 ‘데스티니차일드’가 레이드 시즌2로 접어들었다. 유저의 잔존율은 높아지면서 ‘숟가락’, ‘주차장’ 등 편법적인 이용이 사라졌다.

최주홍 시프트업 기획팀장은 26일 경기도 판교 넥슨 사옥 부근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7(NDC 2017)’에서 데스티니차일드에 추가한 레이드 콘텐츠 ‘라그나 브레이크’에 관한 강연을 진행했다.

데스티니차일드에서 라그나 브레이크는 잔존율 방어를 위한 오픈 후 추가된 첫 콘텐츠다. 많은 모바일게임에서도 레이드를 채용하고 있지만, 데스티니차일드는 시즌 변화로 조금씩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냈다.

최주홍 팀장은 라그나 브레이크 개발에 관한 에피소드를 현장에서 솔직하게 털어놨다. 사실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진행하려고 김형태 대표가 일러스트를 살펴보는 도중 문득 낯익은 일러스트가 눈에 들어왔다. 그 일러스트는 2015년 제작한 레이드에 사용할 일러스트로 출시일이 미뤄지면서 잊고 있었던 것이다.

디렉터까지 담당하고 있는 김형태 대표는 부랴부랴 레이드 콘텐츠 개발을 제시했고, 출시 2개월 시점에 라이브 대응까지 버거운 상황에서 기획팀에서 초안을 짜고 라그나 브레이크의 골격을 만들어갔다.

라그나 브레이크의 디렉션은 ▲ 다 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 ▲ 초보도 할 수 있어야 한다 ▲ 차일드를 골고루 쓰게 해야 한다 등을 핵심 가치로 삼았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 부분이 결코 쉽지 않았다는 게 최주홍 팀장의 설명이다.

다 같이 할 수 있는 콘텐츠는 강하거나 오랜 시간 버틸 수 있는 상대가 등장한다는 것인데, 초보가 견디기 힘들다. 또한 데스티니차일드의 핵심인 차일드(캐릭터)를 골고루 쓰게 한다는 것은 유저의 성향과 메타 부분에 있어서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어쨋든 디렉터의 결정으로 레이드 개발이 확정되자, 최주홍 팀장은 기획단계에서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했다. 브레인스토밍이 진행돼 얻은 결론은 ▲ 10레벨 마다 보스가 변경돼 다양한 차일드가 필요 ▲ 레이드에서 얻은 재화로 전용 상점 이용 ▲ 초보라도 참여하면 보상을 받음 ▲ 스토리 모드까지 지원 등이다.

라그나 브레이크의 기본 골격과 세부적인 규칙이 정해지자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다. 본래의 기획팀이라면 다시 차기 콘텐츠에 대한 기획을 시작해야 하지만, 최 팀장은 라그나 브레이크가 최대한 빨리 나올 수 있도록 프로그래머를 도왔다.

그렇게 만들어진 라그나 브레이크. 최 팀장은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에 유저들의 반응을 살폈다. 내심 유저들에게 호평이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를 했지만, 커뮤니티에서는 ‘숟가락’과 ‘주차장’이 이슈로 떠올랐다.

숟가락은 라그나 브레이크를 참여만 해도 리워드가 주어지는 부분을 이용해, 일부 유저들이 편법적으로 숟가락만 얹고 보상만 바란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주차장은 가장 효율이 좋은 10레벨과 21레벨에서 올라가지 않고 버티면서 반복적으로 보상을 받는 행위다.

이런 문제점이 시즌0에서 발견되자 최 팀장은 다음 시즌부터 보상을 대미지 2% 이상 넣은 유저들을 대상으로 주어지게 변경했고, 난이도와 보상을 조정, 2주차 플레이 유도를 위해 슬레이어즈 시스템 추가등 숟가락과 주차장이 극성부리는 것을 방지했다.

결과적으로 데스티니차일드는 라그나 브레이크 오픈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잔존율이 시즌 동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레이드 기획의 최초 목표였던 다 같이 플레이를 하게 만들었고, 초보도 같이 할 수 있었다. 또한 리자, 티아마트 등 다양한 차일드가 골고루 사용하게 됐다.

최 팀장은 “라그나 브레이크가 성공적으로 완료되자, 김형태 대표가 ‘다음에는 좀 더 큰 스케일로 가자’고 말해 더욱 놀라웠다”며 “20개의 차일드가 동시에 공략하는 월드보스를 추가했으며 아직 남은 속성의 라그나 브레이크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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