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우회 결제하면 게임 내 5만원 카드팩이 2만4000원…유저들 우루루

통화 가치가 반토막 난 이집트의 외환 위기가 지구 반대편 한국의 ‘하스스톤’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절반 가량 싸게 카드팩을 살 수 있다는 소식에 수많은 유저들이 이집트 우회결제로 몰리고 있다.

11일 ‘하스스톤’ 커뮤니티에는 안드로이드에서 카드팩을 구매할 때 지역설정을 한국에서 이집트로 바꿔서 결제하면 50% 이상 싸게 살 수 있다는 정보가 공개됐다. 한국에서 카드팩을 사면 5만원을 지불해야 하지만(40개 기준), 지역설정을 이집트 주소로 바꾸면 약 2만4000원만 내면 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유저들은 서로 이집트 우회 결제 방법을 공유하는 등 큰 관심을 나타내는 중이다.

이는 이집트에 불어닥친 극심한 외화 위기 때문이다. 5년째 이어진 정국 혼란과 경제 악화로 외화보유액이 바닥난 이집트 정부는 3일 자국의 통화가치를 종전보다 무려 48% 깎았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120억달러(약 13조 4000억원)를 받기 위한 지원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이집트 통화가치가 반토막이 나자 유저들의 관심은 환율 차익을 볼 수 있는 글로벌 모바일게임들에 관심이 쏠렸다. 특히 블리자드의 ‘하스스톤’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블리자드가 ‘하스스톤’의 우회결제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스스톤’ 유저들 사이에서는 지난해부터 브라질, 우크라이나 등 환율이 낮은 국가를 통해 카드팩을 싸게 사는 방법이 여러 번 퍼졌다. 당시 블리자드코리아는 “시스템적인 개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를 제재할 방법은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후 하스스톤’ 유저들 사이에서는 우회결제로 상시할인(?)해서 카드팩을 구매하는 꼼수가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는 “이집트 결제 사태에 대해 내부에서도 인지하고 있다”며 “지난해 이후 (우회결제와 관련된) 시스템적인 개선은 없었으며, 이와 관련해서는 특별히 할 말은 없다”고 답했다. 우회결제가 매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매출 관련해서는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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