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VR산업협회 토론회 “VR 콘텐츠 스토어 구축 등 생태계 조성 필요"

[가상현실 토론회] 한국VR산업협회 민관협동 토론회,  “텐센트, 샤오미, 화웨이처럼 삼성-LG 앞장서야”

“가상현실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부만큼 자본력 가진 삼성-LG가 앞장 서줘야 한다."

한국 VR산업 종사자들이 VR(가상현실) 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생태계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에 뜻을 모았다. CPND(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 관련 업계 모두가 힘을 합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VR산업협회가 주관하는 가상현실 민관 협력전략 토론회가 2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렸다. 한국VR산업협회 현대원 회장이 좌장을 맡고 미래창조과학부, 삼성전자, LG전자, KT, 볼레크리에이티브, 조이시티 등 민관 VR 담당자들이 다수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현대원 회장, “숭어들 제대로 뛸 수 있게 건강한 판을 짜자”

축사를 맡은 한국VR산업협회 현대원 회장은 “VR산업은 이제 막 중요한 걸음을 뗀 상태”라며 “현재 VR 테마주라는 미명 하에 망둥이들이 날뛰며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데, 미래창조과학부와 VR기업들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제대로 된 숭어들이 힘차게 뛸 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VR이야말로 어려운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줄 수 있는 대표적인 창조경제”라며 “차분하게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창조과학부 김정삼 과장은 미래를 내다보고 장기적으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VR이 ICT, 영상, 콘텐츠 등 모든 관련 분야의 궁극적 방향이라는 의견에는 다들 동의할 것”이라며 “당장 무언가를 결정한다기보다는 3년, 5년 후를 보고 핵심 원천기술이나 소프트웨어를 준비하는 등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콘텐츠, 플랫폼, 소프트웨어 등 관련 업계가 모두 모여서 크게 판을 만들고, 민관이 협력하는 그림을 만들어서 다가오는 새 패러다임을 맞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VR서비스플랫폼, VR게임체험, VR테마파크를 3대 선도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VR 콘텐츠가 뿔뿔이 흩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주도해 한 곳에 모으는 ‘VR 콘텐츠 스토어’를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 지원만큼 대기업 역할도 중요, 삼성-LG 앞장서야

삼성전자, LG전자 등 자본력 강한 한국 대기업들이 VR산업 활성화에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서경대학교 최용석 교수는 “대한민국에서도 글로벌 오픈 플랫폼이 나오면 좋겠지만, 삼성전자나 LG전자 이외에 다른 곳은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질과 양을 만족시키며 마케팅 비용까지 감당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최 교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사의 VR기기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VR협회에 가입한 기업들에게 몇백대씩 뿌리는 건 어떠냐”고 바람을 드러냈다. 현 회장도 “(그렇게 된다면) 정부 지원만큼이나 VR산업에 붐업을 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꼭 협회를 통하지 않아도 좋으니 한 번 검토해달라”고 힘을 보탰다.

볼레크리에이티브 서동일 대표도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 대표는 “디스플레이 기술은 삼성과 LG가 세계 최고인데, VR기기 개발이 지지부진했던 지난 2년간은 논 것과 다름 없다”면서도 “HTC와 오큘러스가 한국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을 때가 기회인데 그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 “중국의 경우 텐센트, 샤오미, 화웨이 등이 모두 자체 VR기기를 개발하겠다고 앞다투어 나서는 상황인데, 한국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비판했다.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