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팩 19일 공개 “빨대 꽂았다” 초토화 ‘공포’

<와우> 공습에 한국 게임 “나 떨고 있니?”
신년벽두 국내 게임시장에 미국 블리자드사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 ‘1월 대공습’이 시작됐다. 확장팩 ‘불타는 성전’이 19일부터 공개시범서비스에 나서기 때문.

[와우]는 지난해 7월 조사에 따르면 이용자수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52.9%)을 확보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넘버원 글로벌 게임이다. [와우]의 ‘1월 대공세’에 두려움을 넘어 ‘공포’를 느끼고 있는 한국 게임시장을 진단해봤다.


△ 2년 3개월 만에 누적매출 1조원

[와우]는 최근 전세계 유료 회원수 8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스위스·뉴질랜드 인구수보다 많은 숫자로 전세계 237개 독립국가 중 [와우] 유료 회원수보다 인구수 적은 국가만도 무려 98개국에 달했다.

지난해 9월 뉴욕타임스 커버스토리에 실린 ‘[와우]가 어떻게 세계 게임시장을 변화시켰나’를 들 필요도 없이 [와우]는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고. 또 유일한 월드와이드 MMORPG에 속한다. 2004년 11월 북미에서 첫 출시 이후 첫해 매출 3000억원에 이어 2년 3개월 만에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최고의 게임사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인 [리니지] [리니지2]를 합한 2005년 매출액이 2339억원. 이 수치를 근거로 2006년까지 추산하면 약 5000억원쯤 될 것으로 보인다. [와우] 게임 하나가 엔씨 총 매출의 두 배를 넘어서고 있는 셈이다.

물론 [와우]는 글로벌 넘버원 게임이면서 한국에서만큼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MMORPG 분야 1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10주년을 한 해 남기고 있는 [리니지]가 철옹성인데다가 유저들의 취향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 한국게임사들 “빨대 꽂았다” 초긴장

[와우]는 19일부터 첫 번째 확장팩 ‘불타는 성전’의 공개 시범서비스를 전개한다. 게임의 대목인 겨울 방학철인데다가 2주간 무료 서비스라는 회심의 카드를 선보여. 작심하고 한국 시작 공략을 위한 ‘1월 대공습’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총을 받고 있다.

한국의 게임사들은 이 같은 대공세에 “[와우]가 한국 게임시장에 빨대를 꽂았다”는 말을 토해낼 정도다. 두려움을 넘어 공포에 휩싸이는 분위기다. 특히 정액 게임인 [R2] [로한] [뮤] 등은 적지 않은 유저 이탈을 감수해야 할 판이다. 유저들이 “2주동안 한 번 해볼까”하다가 [와우] 쪽으로 돌아서게 되는 상황도 예상된다.

가장 먼저 불똥이 튄 것은 한국 MMORPG의 지존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다. [리니지]는 1월 중 테스트 서버 업데이트를 전개하는데 선수를 빼앗긴 셈이 됐다. 홍보 효과가 묻힐 것이 불 보 듯 뻔하기 때문.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이번 기회를 [리니지]의 더욱 업데이트를 충실히 할 기회로 삼고. 차기작으로 준비 중인 MMORPG [아이온]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는 등 ‘집토끼’를 지키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반면 같은 외국 게임인 한빛소프트의 [헬게이트 런던]에 대한 전망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한빛소프트는 지난해 말 [그라나도 에스파다]라는 자사의 대표작을 무료화로 돌렸다. [와우]의 대공세로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상승 곡선이 꺾여 치명타를 맞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헬게이트 런던]는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와우]의 제작사인 블리자드 출신 빌 로퍼가 만든 게임이어서 “역시 블리자드”라는 평가와 함께 동반상승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와우]의 첫 번째 확장팩인 [와우: 불타는 성전]은 16일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출시되는 것을 시작으로 한국과 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에서는 같은 주에 출시된다.

박명기 기자 2007년 1월 18일자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