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은 보통 여름, 겨울 시즌에 업데이트 소식을 전하는 쇼케이스를 개최한다.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재미를 얻는, 누군가는 지독한 밸런스 악재에서 벗어나는, 누군가는 오프라인 현장에서 추억을 쌓는 등 그 어떤 날보다 중요하고 소중한 날이다.
지난 12월 7일 넥슨은 일산 킨텍스에서 메이플스토리 'NEXT 쇼케이스'를 진행하며 겨울 시즌 업데이트 예고했다. 통합 경매장, '1+4 레벨업' 혜택 하이퍼 버닝 MAX, 6차 전직 HEXA 스킬, 신규 마스터리 코어 추가 등 그토록 기다렸던 내용이 가득 발표되면서 현장 속 2500여 명 유저가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행사 당일 쇼케이스 시작 전 업데이트 내용이 유출돼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업데이트 내용이 미리 공개되는 것도 치명적이지만 온, 오프라인 유저들이 즉석에서 함께 맞추며 경쟁하는 퀴즈 이벤트는 사실상 삭제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넥슨은 해당 유출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가 메이플스토리 유저인 만큼 선처 없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19일 공지에 따르면 쇼케이스 내용 유출자는 행사 진행 관련 하청 업체 중 한 곳의 직원으로 밝혀졌다.
넥슨은 즉시 해당 인원 및 관련자들 대상으로 형사 고소를 진행했다. 이후 넥슨은 " 메이플스토리는 유출과 관련된 모든 행위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어떤 경로로든 외부에 누설하거나 이를 시도하는 행위는 메이플스토리 서비스 제공을 방해하는 중대한 위법 행위임을 다시 한 번 안내드린다"며 손해배상 청구도 예고했다.
넥슨은 지금껏 유출 사건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왔다. 2021년 바람의나라: 연 업데이트 정보가 사전에 공개되며 관련 직원을 해고 조치했고 2022년 5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미공개 업데이트 정보 유출 사건 당시에도 관련 직원을 해고하고 민∙형사 조치까지 취했다.
넥슨뿐만이 아니다. 한국 RPG 3대장 중 하나인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에서도 과거 로아온 시작 전 로드맵 일부와 이벤트가 공개되어 골머리를 앓은 적이 있다. 최근에는 빈도가 감소했지만 커뮤니티에 특정 게임 쇼케이스 내용이 미리 언급되는 사례도 빈번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여름, 겨울, 주년 쇼케이스는 해당 게임 유저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행사다. 유출자 입장에선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미리 내용을 알게 된 자신의 특권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일 수 있겠지만 그 행사를 온전하게 즐기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한 유저들에게는 크나큰 상처를 주는 행위다.
지속적으로 게임 행사를 방해하는 폭발물 허위 신고 게시물도 마찬가지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페스티벌 폭발물 허위 신고 게시물 작성자와 메이플스토리 쇼케이스 사전 유출자를 향해 철퇴를 들었다.
넥슨이 무관용으로 대응하겠다고 유저들에게 약속한 만큼 당사자는 상당한 대가를 감당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행사를 진행하는 게임사를 위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위해, 무엇보다 자신의 인생 안위를 위해 게임업계 관련 모두가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